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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유학생활 이야기 vol.3 (since,1995)

쥰세이 |2004.02.19 21:56
조회 3,217 |추천 0

※ 역주: 9년 전 이야기이니, 지금과 다른 부분이 있는 점 양해 바랍니다.

 

막연하게 시내로 향했다.
예전 배낭여행 때 시간에 쫓겨 잘 돌아보지도 못했던, 도시 한바퀴 도는데
불과 1시간도 체 걸리는 않았던 조그마한 도시 Bonn. 바로 이곳에 덩그러니 홀로
서 있다. 이제 배낭여행이 아닌, 홀로 서기를 위한 제2의 삶이 시작되는 곳이다.
시청 앞 광장까지 걸어갔다.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람들 틈 속에서 혼자 소외된 체
이곳 저곳을 배회하다 우체국을 발견하자 우울해진다.
- 그녀에게 편지를 쓸까? 내가 이렇게 외국으로 나와 있는 걸 알 리가 없겠지.

 

혹시 학교 게시판에 방을 내 놓는다는 메모가 있을까 하는 마음에 Bonn대학으로
향했다. 학기초라 방이 없는지 쉽게 발견할 수 없었다. 동거할 사람을 구한다는 메
모가 있었지만 여자들뿐이었다.
- 그래, 이곳에도 한국처럼 복덕방 같은 곳이 있을 거야.
한참을 헤맸지만 복덕방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어느새 땅거미가 그려지기 시작한다. 시간차 때문인지 피곤이 엄습해 온다.
다리가 아파 주저앉아 지도를 꺼내 나의 위치를 점검해 본다.
- 여기가 어디지? 이런! 너무 멀리 와 버렸군. 독일은 복덕방이 없나? 젠장!
하는 수 없이 걷던 길을 돌아가야 했다.

 

다음날 다른 방법을 모색해야 했다.
교포를 찾던가 아니면 지나가는 이들에게 물어야 했다.
지난 수개월간 공부한 독일어를 시험하고 싶었다.
- 실례합니다. 방을 구하려고 하는데 어디로 가면 될까요?
= **%%&^$^#@
- 네? 천천히 말씀해 주실래요?
= Also, &^*^%E$^%#$%^$#
- Bitte, Sprechen langsam.(ㅠ.ㅠ;;) ............ 제발, 천천히 말해 주세요.
= @%^&***^%(*%&
- Danke, schoen.(ㅠ.ㅠ)
역시 안되나 보다. 귀가 안 들리니 남들은 잘 듣는 소리도 잘 못 듣겠다. 젠장~
한국에서 배운 독일어는 말짱 황이었다. 방법을 달리 해야 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노트를 꺼내 적어 보여주는 방법을 택했다.
- Entschuldigung, hier. (실례합니다, 여기.)
= Achso, &^*^%E$^%#$%^$#*!!!
- 방을 구해야 하거든요. 도와 주세요. 여기에 주소를 적어 주세요.(노트를 보여 줌)
= OK!! Kommt schon.
- Danke Schoen! ^-^
그는 한결같은 미소를 지으며 친절하게 내가 원하는 곳까지 손수 안내해 줬다.
(독일사람들은 길 안내를 아주 잘 해준답니다.)

길 안내를 해 주던 사람이 주인장에게 뭐라고 한참을 이야기 하다가 나갔다.

 

이곳이 복덕방인가? 또 노트를 꺼내 적었다.
(아래는 서로 글로 나눈 대화입니다. 사전 꺼내 일일이 번역했답니다 ^-^;)
- 방을 구하려고 합니다. 가능한 싼 곳을 소개해 주세요.(노트에 쓴 글)
= 혼자입니까? (역시 노트에 쓴 글)
- 네, 한국에서 왔거든요. 싼 방을 구했으면 합니다.
= 불법체류는 아니죠?
- 불법체류라뇨. 아닙니다.(여권을 보여주며 ...,)
= 알겠습니다. 달 600DM짜리가 있는데 가장 싼 곳입니다.
환율을 따져야 했다.(1DM=530원, 530X600=318,000원)
- 네? 너무 비싸군요!!
= 미안합니다. 그 이하는 안됩니다.
풀이 죽어 나와야 했다. 한 달에 32만원을 내라고? 미쳤냐? 젠장~
안타깝지만 돈이 없는 마당에 어쩔 수 없었다. 당분간은 유스호스텔에서 신세를
져야한다.


========================================= 다음 편에 계속 쓰겠습니다.(3)

 

[추신] 유럽짱님을 따라하지 말라고 쪽지 보내신 분, 그런 말하지 마세요. 민망합니다. ^^;;

           이번 글을 쓰게 된 건, 어디까지나 나 스스로 정리해야 할 게 있어서였습니다.

           괜한 곡해 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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