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어릴때 너무 맞아서 친정이 싫어요

다다 |2020.10.19 12:47
조회 16,502 |추천 101

저희 부모님은 정말 엄하셨어요
그렇다고 나쁜 분들이 아니고
정말 성실하고 정직하신 분들이고
남한테 폐끼치는거 예의없는걸 싫어하셔서
저를 진짜 많이 때려키웠습니다
남들보기엔 부모님이 너무 선하셔서 화 안번 안내고
키웠을거 같다고 말하는데 저는 그저 웃어요

저도 체벌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근데 저는 여자애가 상상할수도 없는
뺨과 뒷통수를 정신없이 얻어터지는 방식으로 맞았고
산에 끌려가서 맞고
마지막엔 허리띠를 찾아서
그 어린 애가 무릎을 꿇고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
싹싹빌고 엎드려서 끝납니다
제 동생은 보면서 무서워서 오줌을 쌀 정도로
겁에 질렸었습니다
그 나이에도 이렇게 맞다가 가구 모서리에
머리가 찍혀서 죽었으면 좋겠다
생각을 계속 했었어요

쓰면서도 눈물나네요ㅠㅠ

동생은 한번도 그렇게 맞진 않았고
제가 본이 되야 된다고 동생 잘못까지
다 맞았어요


제가 뭘 잘못했을거라고 생각하실수도 있는데
사실 저는 이십대후반까지
엇나가는 일은 커녕
남들 다있는 남자친구 한번 사귄적없었어요
철없을때도 남들 잠자리 날개 뜯고 놀때
그거에 너무 마음아파할 정도로 착한 아이었습니다

하지만 부모님은 사소한 오해에도
자초지종도 듣지 않고 때리기부터 시작했고
그러면 저는 너무 무서워서 해명도 못하고
잘못했다고 무릎꿇고 싹싹 비는것이
오해의 연속이었습니다

예를 하나만 들면 반에서 왕따당하는 친구가 있어서
방과후에 남아서 그 애 얘길 들어줬는데

부모님은 그 친구랑 내가
동네 오빠들을 만나러 간건 아닌가
19세 비디오를 빌려본건 아닌가 온갖 추측으로
동네 비디오방을 다 뒤지시고
제가 집에 들어오자마자 현관문앞에서
귀싸대기를 연거푸 날리셨습니다
제 얘기는 아예 한마디도 듣지도 않구요
이때가 중학생때네요
저는 잘못이 뭔지도 모르고 빌면서
오줌을 질질 쌌는데
그 기억이 너무 치욕스럽고 비참합니다

그런 억울한 일이 너무. 너무 많이 있었고
그런 세월이 30년이 흘렀네요

부모님은 아직도 제가 19세 비디오
빌려본게 맞다고 생각할수도 있어요
항상 해명은 커녕 끽소리조차 못낼 정도로 무서웠으니까
말한적도 없고 지금도 해명하고싶지도 않아요



저는 자존감이 너무 낮아요
어느 정도냐면 월차쓰겠단 말도 잘 못해요

초등학교때 저를 성추행한 이웃이 있었는데
그 가족들 모두 나한테 와서 사과할때도
제가 오히려 죄송하고
저 가족이 나땜에 싸우면 어쩌지
미안해 어쩔줄을 몰라했었어요

그렇게 항상 저보다는 남이 우선이고
뭐가 그렇게 항상 죄송하고 눈치보이는지...
뭐 사소한거 말하는데도 덜덜 떨리기부터하고

저를 착하게 키워주신건 맞지만
이게 다 부모님탓 같아서 너무 화가나요

부모님도 부모가 처음이고
애키우기 쉽지 않다는거 알아요

그래서 그냥 더 미워하지 않고
하지만 그렇다고 이제와서 설움을 풀거나
그러고 싶지도 않아요


결혼해서 부모님을 벗어나 너무 행복합니다


나이들고 외로운 부모님을 생각하면
또 마음이 짠하고 안쓰러워요
부모님도 잘키우고 싶어 그런거겠죠
또 지금이랑은 달리 때려키웠던 세대라
그게 옳은 방법인줄 아셨겠죠

참고로 어떤 가정폭력들처럼
부모님이 저를 방치하거나 싫어해서 때린건 아니었어요
오히려 동생보다 첫딸인 저를 아끼셨고
제가 힘든일 있으면
저보다 더 스트레스받아서 앓아누울정도였어요
해줄수있는거 다 해서 키워주셨고
잘되라고 선택한 방식이 지나쳤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마음속에서는 치유되지 않은 분노가 있어서
연락도 방문도 하고 싶지 않아요
시간이 지나도 도저히 용서가 안돼요

엄마는 서운해하면서
아버지께 가끔 연락도 드리고 하라는데
모르겠어요ㅜ

아마 부모님은 꿈에도 모르실거예요
제가 아직도 이런 상처가 있는지
어떤 오해들이 있었는지
너무 오래 많이 쌓인거라
지금와서 대화로 풀고 싶지도 않고
이제는 해방되고 싶어요
해방돼서 너무 편하고 행복하구요

웃긴게 보고 배운건 똑같아서
밖에서는 순둥이면서 가끔 남편한테 소리 지르는 저보면
한심하고 우습네요


저는 그냥 이제는 사랑받고 칭찬받으며 살고싶어요
저도 칭찬받고 싶어요

힘든 사람 도와주고
불의한 일 있으면 나서서 해명해주고
폐끼치지 않으려 내 권리 다 손해보고 포기하고
누구보다 착하게 열심히 눈치보며 살아왔어요

이제는 더이상 누구한테도 혼나고 싶지 않아요ㅠㅠ


그냥 최대한 안보고 살고싶은
이런 제 상황이 문제 있는걸까요

그래도 가족인데...
부모님과 솔직히 다 대화하려고 노력해야 할까요
그냥 이대로 다 묻은채 떨어져서 사는게 맞는걸까요


너무 마음이 답답해서 적어봤어요
긴 얘기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수101
반대수3
베플아메리카노|2020.10.20 05:30
폭력..사랑 아니예요..알고보면 그당시 미숙했던 부모의 분풀이 대상이였던 케이스가 많더라구요. 부모님께 꼭 그상처 말씀드리고 본인상처 보다듬길 바랍니다ㅜㅜ
베플ㅁㅁ|2020.10.19 14:30
쓰니님 ㅠ 제친구와 너무 비슷해서.. 글남겨요 친구도 집벗어나서 안정을 찾더라구요 대학생때까지도 쌍욕들어가며 맞았으니까요.. 다행이 남편도 너무 잘만나고 결혼하고나서 안정을 찾았는데 보기너무 좋다고 하니 친구가 그러더라구요 가끔 꿈에서 또 맞고 욕듣는다고 울면서 깬다고.. 진짜 상처는 잊혀지지 않는거같아요 친구는 오히려 엄마랑 거리두고나니 훨씬 낫다고하네요.. 힘내세요 쓰니님
베플ㅇㅇ|2020.10.19 13:09
쓰니 마음 너무 잘 알아요.. 저 또한 그렇게 자랐고 장소불문 특히 초등4학년때 교회에서 머리 끄댕이 잡혀 귀싸대기 맞다가 그걸로 모자라 밸트 풀러 맞은 거억에 아직도 힘들어요.. 부모님 생선장사 하셨는데 맨날 생선 목이나 따고 해서 였는지 저보고 항상 목을 밸년 이라 욕하고.. 저도 자존감 엄청 낮아요.. 저는 제가 예쁜지도 몰랐어요. 어찌어찌 대학을 갔는데 친구. 선배. 교수님께서 넌 소녀같다. 순수해보인다 그런말 해주셔서 그때부터 거울보기 시작했고 조금씩 나를 찾기 시작 했어요. 또 사랑하는 사람 만나 결혼하고 다자녀 맘인데 전 아이들에게 절대 물려주고 싶지 않아 이를 갈고 노력해요.. 좋은 모습과 방법으로 훈육하고 교육하는거요. 저도 인터넷이나 책 찾아 보면서 공부하고요.. 친정은 연끊은지 십여년 되었어요.. 저 우울증을 동반한 공황장애로 10여년간 약 먹으며 버티는데 남편만 알아요..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