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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이별은 없더라

시간이 약이라는 말.
믿기 싫었고, 믿기지도 않았는데
그 말을 부정했던 시간이 무색할 만큼
시간이 지나니까 거짓말처럼 잊혀지더라.

3년을 서로 좋아하다,
참지 못한 내가 먼저 고백을 하게 되고,
그렇게 사귀기 시작한지 3개월 쯤이었나.

우리 사이에 그 말만은 하게 되는 일이 없길 바랐는데,
결국 네 입에서 나온 시간을 갖자는 말.

시간을 가지고 다시 만나기로 한 날까지
울다 그치다를 반복하고 밥은 무슨,
물 한 모금도 쉽게 넘어가질 않더라.

내가 이러고 있는 걸 넌 아는지 모르는지
날 만나기 전에 친구들이랑 밥을 먹고 오겠다고 말하는 네가
그렇게 미울 수가 없더라.

서운한 티를 충분히 낼 수 있었지만,
너에게 더 중요한 게 뭐나며 화낼 수 있었지만,
더 싸우기만 할 게 뻔해서.
헤어지고 싶지 않아서 꾹 참았던 내 모습이 얼마나 비참하던지.

결국 다시 만난 우리는
짧았던 20분의 대화 끝에,
3년동안의 친구 사이를,
3개월 동안의 연인 사이를 내려놓기로 했다.

헤어지기 전 그렇게 나오던 눈물도
헤어지고 나니 신기하게도 나오지 않았다.

미련이 남지만, 우리는 거기까지였다.

우리 사이를 더 유지하고 싶지 않았던 네가
먼저 내 손을 놓았다.
너무 밉지만 그동안 만나준 시간이 있기에
좋은 기억만 가져가고 싶었다.

그래도 이별은 이별인 건지.
말은 괜찮다고 하지만,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네 생각이 많이 났다.
지금 뭐 하는지, 힘들진 않은지, 벌써 날 잊은 건지.
밥도 넘기지 못해 끼니를 거르기 일수였다.

마냥 죽을 것같이 힘들었다.

네가 다시 돌아오기만 바랐고, 알바가 끝나면 꼭 문 앞에서 네가 기다릴 것 같았다.
학교가 끝나면 당연히 문 앞에 네가 있을 것만 같았고,
눈을 뜨고 핸드폰을 확인하면 너에게 잘 잤냐는 톡이 와있을 것만 같았다.

너와 같이 걷던 길, 같이 먹었던 식당, 너와 같이 봤던 영화, 같이 갔던 카페, 네가 나에게 불러준 노래, 네가 좋아하는 음식, 너와 찍은 사진, 갤러리에 미처 정리하지 못한 사진들을 볼 때면 가슴 한 켠이 아려왔다.

내 주변 많은 곳에 여전히 네가 있었다.

이런데 내가 어떻게 너를 잊어.

-
그렇게 힘들어하기 3주 정도가 지났을까.
밥도 먼저 찾게 되고, 먹고 싶은 음식이 생각나고.
친구들이랑 얘기하는 것도 재밌고,
예전처럼 네 생각도 그렇게 많이 나진 않더라.

연애할 때 너에게 모든 걸 다 쏟아서
보이지 않던 내 일상이
헤어지고 나서야 보이는 거 있지.

시간이 약이라는 말.
믿기도 싫었고, 믿기지도 않았는데
소름 돋게도 이 말이 정답이더라.

나와 같은 학교인 네가
나를 많이 힘들게 했던 그 여자애랑
같이 웃으며 장난을 치는 걸 볼 때도,
나와 헤어지고 몇 주 후 생일을 맞은 다른 여자애와
멀리 놀러가서 올린 네 인스타 다이렉트를 볼 때도,
이젠 그냥 그러려니 하더라.

가끔 네 생각이 나긴 해도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보다
그냥 네 안부만 궁금할 뿐이다.

-
그런데 있잖아,
오늘 학교에서 널 보고 든 생각인데.
아무래도 나는 널 깨끗이 잊을 수는 없을 것 같아.

시간이 지나고 무뎌지기만 할 뿐
네 생각이 아예 안 나진 않더라.

넌 너무 좋은 사람이어서,
헤어질 때 나에게 너무 큰 상처를 줬지만,
헤어질 준비를 철저하게 해온 너지만,
넌 나에게 너무 좋은 사람이었어서
아무래도 난 너를 깨끗하게 잊지 못할 것 같다.

잘 지내주라.
원하는 대학도 꼭 붙어서 좋은 학교에 다녀주라.
나보다 널 더 사랑할 사람은 없을 걸 알지만
꼭 더 좋은 사람 만나서 행복해주라.

나랑은 잘 안 맞아서 헤어졌다고 했으니
꼭 잘 맞는 사람 만나서 행복해.

우리,
졸업하면 다시는 보지 말자.
각자의 삶을 살자.
마치 없었던 사람처럼 기억 속에서 지워 버리자.
졸업하기까지 3개월 정도 남았으니까,
나도 그때까지 최대한 널 잊어볼게.

고마웠어,
조금만 널 더 그리워할게.

꽤나 많이 좋아했던 너를 한 달이라는 짧은 시간에
흘려보내고 싶지 않아.

나름 완벽하게 널 잊고 잊는 중이라고 생각했는데,
한 개도 아닌 것 같네.

솔직히 말할게.
난 아직 널 그리워하는 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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