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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이겨내신 분 계세요?

ㅇㅇ |2020.10.21 13:26
조회 14,420 |추천 39
최근에 우울증이 생겼는데 이겨내지 못하는 제 자신이 너무 한심하고 비참해요.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서 장학금 놓치면 안되는데... 이럴 때가 아닌 거 아는데 학점도 거의 반토막 나고 멀쩡하게 하던 과외나 대외활동마저 잘 못하겠어요. 사람 만나기가 힘들어요. 장학금 잘리면서 스트레스를 더 심하게 받아서 공황장애까지 생겼고요. 정말 가지가지 하죠... 스스로가 참 한심하게 느껴져요. 공황장애 생긴 뒤로는 사람 많은 곳에 가면 숨을 못 쉬어서 친구들이랑도 잘 못 만나요. 없는 형편에 돈 쪼개서 약도 먹고 있는데 왜 괜찮아지지 않는지 모르겠어요.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닌데... 혹시 우울증 이겨내신 분 계신다면 조언 좀 구해도 될까요?
추천수39
반대수2
베플ㅇㅇ|2020.10.22 15:22
20대때 우울증으로 자살할 뻔 한적 있어요. 죽어야겠다가 아니라 창문 보면서 저리 나가면 편하겠다는 생각.. 실제로 창문으로 다가갔는데 이거 자살시도구나 싶어서 바로 정신차렸지요. 우울증이 심해서 6개월동안 하루에 잠 2시간 정도만 자고 밥도 거의 못 먹고 살았어요. 잠을 못 자면 피곤해서 힘든게 아니라 그 밤 시간동안 오만가지 생각이 떠올라서 그게 너무 힘들어요 밤마다.. 그냥 시체처럼 살았어요. 먹고는 살아야 하니까 회사는 나가는데 업무가 매끄럽겠어요. 어금니 꽉 깨물 정신도 없이 그냥 시체처럼 사는 거지요. 자살시도를 할 뻔한 그 다음 날(금요일) 아침에 바로 정동진 가는 마지막 표를 끊었어요. 15년 전이라 그때는 혼여의 개념도 별로 없을 때였고 저도 혼여는 처음이었어요. 퇴근하고 씻고 바로 준비해서 막차 타고 정동진으로 갔어요. 가는 사이 잠은 당연히 한숨도 안잤구요. 도착해보니 그냥 시커먼 거예요. 갈데도 없고 너무 어두워서 어디로 가야할지도 모르겠구요. 그래서 역앞에 있는 정동진 패키지를 사서 일출보는 배를 탔어요. 몇개월 잠도 못 자고 밥도 못 먹었는데 배가 정말 힘들더군요. 출발한지 5분만에 멀미가 시작하는데 30분 코스였나 20분 코스였는데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냈는지 모르겠더라구요. 누워도 힘들고 앉아도 힘들고 토도 안나오고 아무튼 사색이 되서 내렸어요 ㅋㅋㅋ 그리고 조각공원가서 바닷가를 향해 놓인 벤츠에 앉아서 30분 정도 책을 읽는데 바닷소리, 새소리, 서울과 다른 공기와 사람소리가 나지 않는 모든 환경이 힐링되더라구요. 배가 고파졌어요. 근처에서 간단히 순두부를 먹고 서울가는 버스를 타고 올라오는 사이 꿀같은 잠을 잤어요. 그러고 나니 거짓말처럼 우울감이 해소 되었어요. 좋은 공기가 저를 바꾼건지, 고생 뒤 먹은 순두부였는지, 몇개월만에 단잠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친구들한테 나 이제 좋아졌어 얘기를 하고는 이제 막 생겨나기 시작한 어떤 의욕에 힘을 실어주려고 노력했어요. 제가 정상이 되기 위해서 노력한 게 아니라 정동진 다녀와서의 그 기분을 계속 살려두려고 노력했어요. 글쓴이 님.. 세상에 필요없는 사람은 없어요. 한번 인생이 꼬이면서 연달아 다른 일이 생기면 누구나 힘들어 해요. 글쓴이 님의 탓이 아니라는 거예요. 계속 해야할일들 때문에 조바심 갖지 마시고 지금은 좀 쉴때인가보다 생각하시는 건 어떠실까요?
베플ㅇㅇ|2020.10.22 14:14
우울증은 이겨내는게 아닌거 같아 괜찮아 졌다가 다시 튀어나오고 그런거 같음 남들은 뭐해서 우울증 극복했다 이런거 봐도 아무 도움도 안됨 본인이 하나씩 해보면서 찾아야 함 남이 아무리 이야기 해봤자 귀에도 안들어옴 일상에 작은것부터 하나씩 해보고 평소에 생각만 하던거 실천 해보고 완벽하지 않아도 되니 일단 시작하는게 중요한듯 그러다 보면 본인에 맞는 방법이 생기고 우울하다 느낄때 방법을 이용하면 좀 나아지고 그렇게 살아지는거 같음 그리고 너무 많은 생각 고민이 더 무서운거임 그냥 오늘 지금 해야하는거에 집중하고 내일은 내일의 내가 알아서 하겠지 하고 아무생각없이 살면 맘편해짐
베플ㅇㅇ|2020.10.22 14:25
안녕하세요 저는 우울증으로 거의 5년째 치료받고있어요. 약물치료와 상담을 병행중이고 현재는 치료가 막바지에 접어들었네요. 저도 치료가 몇년째 지속되다보니 왜 이렇게 안 나을까.. 약이 효과가 있나..같은 생각 매번했었어요 그래도 안먹는 것보단 낫겠지하고 먹었구요. 결론적으로는 많이 나아졌어요. 며칠 전, 몇주 전과 비교할 게 아니라 연초, 연말을 비교해보면 변화가 눈에 띄더라고요. 생각날 때마다 자신의 상태를 일지에 적어보시는 건 어떠신가요? 10월: 이유를 알 수 없는 불안이 자꾸 치밀어오른다. 말하려던 것을 자꾸 잊어서 대화를 잘 이어나가지 못한다 같이 사소한 것도 전부... 구체적으로요. 이렇게 기록해두고 나중에 돌아보면 생각보다 고쳐진 점이 많더라고요. 전 이게 많이 도움이 됐습니다. 뭣보다 식사2끼 이상, 일찍 잠들기같은 기본적인 게 중요했구요! 운동도 도움이 되지만 운동할 의지가 나지 않는 상태에서는 그것도 고역일테니 작은 것부터 해봅시다. 집에서 할 수 있는 스트레칭이라든가... 꾸준히 하면 좋지만 너무 많은 양을 지속적으로 하려다보면 금방 그만두기 쉬우니 주의하시구요. 우울한생각이 들 때는 생각을 끊어버리는 게 중요해요! 노래를 부르거나 숫자를 거꾸로 센다거나, 다른 일을 한다거나해서 당장 이어지던 생각의 꼬리를 잘라버리세요. 마지막으로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은 자신이 그냥 게으른 게 아닐까라거나 우울증을 방패로 삼는 건 아닐까같은 생각을 하게 된다고 해요. 글쓴님은 약도 처방받으려고 하고 충분히 열심히 하고있어요. 이글을 쓴 것만 해도 의지가 있다는 소리니까요. 남의 일 같지 않아 자꾸 주절주절 쓰게 되네요. 대부분 의사분께 들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같은 우울증을 겪은 사람의 오지랖이라고 생각해주세요. 우리 좀만 덜 아플때까지만 버텨봅시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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