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반달곰 내사랑 4

독백 |2004.02.20 07:04
조회 612 |추천 0

어느새 아침이 되었는지 따사로운 햇살이 내 눈을 간지럽혔다. 이 얼마나 시적인 표현인가...
후훗... 난 역시... 근데 달이가 보이지 않았다. 달이의 옆 침대에 기대어 잠이 든 나...
얼른 일어나 거실로 뛰어나왔다. 벌써 일어 난건가??

 

달이는 거실소파에 앉아 무언가에 열중하고 있었다.

 

"일어났어?"
"......."
"뭐하는 거야...?"

 

달이에게서 뭔가 오물오물 대는 소리가 들렸다. 난 얼른 소파쪽으로 다가 왔고, 달이는 말없이
푸아그라 한접시를 다 비우고 있었다.

 

"이거 지금 다 먹은거야?"
"응. 이거 너무 맛있다. 쫌 식어서 그렇지. 이거 아침이야?"

"어제 저녁으로 먹으려고 주문한건데 니가 안일어나서 그냥 뒀지. 아침 룸서비스 올때 치워달
랠려고..."
"저녁이었어? 나 한번 잠들면 잘 안일어나. 깨워도 소용없어. 헤헤... 해우가 말 안해?"
"그래..."
"근데 이게 뭐야? 이건 징그럽게 생겨서 안먹었는데 이건 무슨 스테이크도 아니고 맛이 특이
해. 첨 먹어봤어 이런거..."
"푸아그라야..."
"응?"

 

달이는 마지막 소스까지 다 비워내고 있었다.

 

"푸아그라. 프랑스 대표요리잖아..."
"푸, 푸아...그라?? 혹시... 그... 거위 간 막 뿔려가지고 만든다는 그거?"
"응..."
"웩- 우웩-"

 

달이는 욕실로 달려갔다. 무슨일이야 괜찮아? 달이는 비데에 뭔가를 억지로 게워내려 하고 있
었다.

 

"왜그래?? 왜그런건데??"
"우억- 나 이거 우웩-"
"상한거 먹은거지?? 먹지말지 그랬어. 아침에 다시 시키면 되는건데... 속이 많이 안 좋아?? 많
이 아픈거야??"
"우웩- 그...그게 아니구... 거위간... 그거... 거위...윽..."
"거위간이 왜?"
"나 그거 봤단 말이야. 티비에서 봤단 말이야. 막 이상한 쇠봉을 막 입으로 해서 간에까지 넣고
사료 막 쑤셔? 넣는거. 그거... 우억... 내가 그걸 먹었단 말이야... 어떻게..."
"원래 그렇게 다들 해. 그게 뭐가 어쨌는데?"
"그게 뭐가 어쨌는데? 야. 그건 엄연히 동물학대야."

"무슨 그게 동물학대야? 그럼 넌 돼지고기 같은거 안먹는거 아니잖아. 우리나라사람들도 다들
개고기도 먹고 그러는데 돼지고기 소고기 닭고기는 그럼 나무에서 나는건가? 다 동물인데..."
"그래도 너랑 말 안해. 미워."
"야. 반달곰!"
"싫어."

 

달이는 아침부터 내게 또 토라져 있었다. 그냥 먹는 음식일 뿐인데...

 

"알았어."
"뭘 알아?"
"내가 잘못했어. 니말대로 동물학대야. 나도 앞으로 안먹어. 그럼 되는거야?"
"정말 안먹을거지?"
"노...력하께."
"......."
"안...먹어. 정말."
"좋아..."

 

정말 맛있는건데... 안 먹기로 약속해버렸다. 난 약속은 꼭 지키는데... 큰일이다...

 

"우엉- 배아퍼"
"배 아파?"
"응. 먹고나서 막 생각하니까 배아파."
"약. 약 달랠까?"
"아니- 집에 갈래"
"그래도 약을 먹고 가야지."
"우엉- 엄마아-"
"알았어. 집에 가자."

 

달이는 차안에서도 계속 배를 웅켜잡고 엄마를 찾다가 결국 집에 와서 장모님을 보고서야 울음
을 그쳤다.

 

"일롸. 따게"
"이제 괜찮아. 안 아파. 다 났어. 진짜 나 멀쩡해."
"따야 된다니까. 손 이리내."
"아니라니까. 정말 괜찮아."
"확- 맞고 내밀래 그냥 내밀래!"
"우어엉-"

 

달이가 왜 장모님을 보고서야 다 나았다고 했는지 알게 되었다. 달이의 멀쩡한 손가락에서 새
까만 피를 뽑아내시는 장모님. 금새 나을만도 하지... 그러게 약먹잘데 약 먹지.

 

"그나저나 이렇게 일찍 오게 될줄 몰라서 아직 아무것도 음식을  준비 못했는데 어떡하나?오...
오서방?"
"아니예요. 괜찮습니다."
"어머. 어찌나 이해심도 많은지... 그럼 잠시만 기다리...게... 말이 입에 잘 안붙어서...호호...실
은 독백이가 아직 어린나이라 대사 치는게 좀 미흡해..."
"알고 있어요. 괜찮으니까 편하게 말씀하세요."
"그럼...그럴까? 우리 사위가 왔는데 뭘 해주나- 랄라-"

 

콧노래를 부르시며 부엌으로 들어가시는 장모님. 달이랑 많이 닮으신 우리 엄마와는 전혀 다른
느낌의 한국형(?) 어머니. 달이는 금새 어디로 간건지 보이지 않았다. 방에 올라간건가??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밟는 느낌이 왠지 사뭇 다르게 느껴졌다. 자주 올라와 보진 못했지만
그때의 느낌과는 많이 다른... 편안하고 기분 좋은 느낌... 계단위로 올라가 달이의 방앞에 서자
방문이 조금 열려있는게 보였다. 책장 앞에 서서 무언갈 하고 있는 달이...

 

"뭐...해?"
"아. 깜짝이야."
"응? 왜 이렇게 놀래?"
"어. 아...아니야. 들어와"
"응..."

 

달이는 재빨리 뒤로 무언갈 감추고 있었다. 뭐...지?

 

"게...게임 할래?"
"후훗...아니."
"그, 그럼... 음... 심심할텐데..."
"그냥 앉아 있지 뭐..."
"어... 그...게..."

 

그리고 그때 아래층에서 달이를 부르는 장모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달아- 우리 큰딸 모하니? 잠깐 내려와서 엄마 좀 도와주련?"

 

달이도 들었는지 뒤에 감추고 있던 물건을 급히 소파 밑으로 집어 넣곤 어설프레 웃으며 아래
층으로 내려갔다. 도대체 뭔데 그러는 거야?

 

달이가 나간 문으로 살짝 눈치를 살피며 소파밑에 있는 그 무언갈 꺼내었다. 동화책... 해와달
이었다. 해와달... 동화책을 손에 들자 마자 나는 내 습관대로 가장 뒷부분을 펼쳤고, 예전에 보
았던 것과 다른 결말이 나 있는 걸 알 수 있었다.

 

                                     우
'오누이는 각자 오빠는 해∨가 여동생은반달이 되었어요.'

라고 고쳐져 있던 동화책에는

                                  태■양이
'오누이는 각자 오빠는  ■∨ 가 여동생은반달이 되었어요.'

라고...


달이의 행동에 웃음이 나왔다. 처음 동화책을 펼쳤을 때 씌여 있던 아니 고쳐져 있던 결말 부분
을 보고 달이의 오랜 짝사랑의 상대가 해우란 걸 알게 됐다. 단지 친구로서 친했기에 느껴지는
정을 사랑이라고 느낀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바뀌게 되었던 건 이 동화책 때문이었다. 다행히
지금 고쳐진대로 우린 가까운 사이가 되었지만...

 

=============================================================================

쓰다보면 짧아지고 짧아지고... 여툰 오늘 열심히 써서 낼은 많이 올려보도록 노력할께요..

헤헤 답글 달아주시는 님들~ 다 기억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아 그리고 잘려고 누웠는데 불연듯 생각나는게 있어서 수정했습니다. 발리에서 생긴일은

토요일에 하는 거고, 결혼식은 금요일인데...그날밤 발리가 할리가 없죠.ㅡ_ㅡ; 결혼식을

20일로 할까 21일로 할까 한참을 고민하다가 광고차 20일로 바꿨더니 그렇게 되버렸네요..

그래서 재방송이 하는 걸로 내용 수정 했습니다^^;;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