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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지하철, 진짜 커피가 먹고싶었던 여자

뭐야? |2008.11.20 05:38
조회 1,276 |추천 0

 

거의 3년전 일이로군요

2006년 1월 1일 이른 아침,

밤을 꼴딱 새고 피곤했던 나는 지하철을 타자마자 곯아떨어졌고,

아무데서나 잘 자는 내 친구는 그날따라 뭐가 불안했는지

말똥말똥 눈을 뜨고 내 짐을 지켜주고 있었죠.

 

이른 아침, 게다가 새해 첫날이라 정말이지 너무 한산한 지하철,

우리가 탄 칸에는 우리를 합쳐 총 세명이 앉아 있었습니다.

우리 맞은 편에 또 곯아떨어진 아저씨까지.

 

난 자고 있었으니까 이제부턴 친구한테 들은 그대로 쓰겠습니당

 

어딘지 기억은 안나는데 아무튼 어디 역에서 범상치않은 옷차림을 한 아가씨가 타서는

쌔고 쌘게 자린데 앉지는 않고 지하철 칸을 휘휘 돌기만 했대요

뒷짐지고 시장구경하는 아저씨처럼 사람도 없는 칸을 -.-

 

그러더니 곯아떨어진 아저씨 앞으로 가서 아저씨를 흘깃 보고는

아저씨 앞에 놓여 있는 종이가방을 발로 툭툭 치며

뭐야 먹는거야?

이거 뭐야 먹는거야?

를 계속 반복하는 겁니다.

아저씨는 잠에 빠져 미동도 않으시고...

 

아저씨가 반응이 없자 그 여자는 방향을 틀고

내 앞에 놓인 종이가방을 발견한거죠!

내가 그날 좀 큰 종이가방을 갖고 있었거든요. 자면서도 누가 갖고갈까 다리사이에 끼워놨는데

그아가씨가 또 그걸 봤네...

아가씨 또 우리앞으로 와서는 내 종이가방을 발로 툭툭 차며

뭐야 이거

이거 뭐야 먹는거야? 뭐 들어있어?

계속 이래요. 난 자고 있으니까 내 친구 쳐다보면서 계속

먹는거야? 뭐 들어 있어?

 

아 진짜 무심한 말투 무심한 표정으로 저런걸 당연하게 묻다니

너무 무심하고 당연한 말투, 표정이라 친구는 당황하고

그래도 종이가방은 챙겨야겠단 맘에 눈은 그 아가씨 쳐다보면서 발로는 내 종이가방을 추스리고..

여자는 그래도 계속 뭐가 들어 있냐고 먹는거냐고 닥달하듯 무심하게-_- 묻고...

친구는 지가 종이가방 챙기면서도 겁이 나서 '몰라요 모르겠어요 ㅠ_ㅠ' 만 반복

 

그러다 여자, 자기 친구한테 말하는 것처럼 무심하고 당연하게

내 친구한테 말을 했답니다.

나 커피마실껀데 500원 있어?

500원만 줘 커피뽑아먹게

 

너무 당연하게 말씀하시니 친구는 당연히 줘야 할 것 같아서 호주머니를 뒤적뒤적

근데 암만 뒤져도 500원짜리는 없고, 만원짜리와 백원짜리 한개뿐

500원짜리가 없다고 지폐 뿐이라고 말을 했더니

아가씨 또 당당하게

커피 뽑아먹고 거스름돈 줄게 그거 줘

 

하... 진짜 줘야될것 같지만 암만 생각해도 만원짜리는 안되겠어서 이거라도 줘야겠다 하고

눈치 살살 보며 백원짜리를 꺼내 줬더니

그 아가씨 '이거 바보아냐' 싶은 표정으로

'커피가 100원이냐?'

'커피가 100원이냐?'

 

하고 시크하게 한마디 날려주고는 다른 칸으로 슝...

 

 

 

나 자다깨서 얘기듣고 웃겨가 죽을뻔 했는데

그 아가씨 우리랑 같은 역에 내리더군요 홍대.............

홍대 아가씬 역시 뭐가 달라도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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