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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 한 번만 해주라

ㅇㅇ |2020.11.22 01:05
조회 1,458 |추천 1
오빠랑 헤어지고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단 하루도 오빠 생각을 하지 않은 날이 없었어
정말 많이 울었고
맘고생도 정말 심했어
잘해준 것도 아니었는데 말이야


깔끔하게 끝날 사이였지만
내가 구질구질하게 매달렸고
그렇게 겨우 아는 오빠 동생 사이로나마 남을 수 있었어
얼굴 한 번 보자는 연락은 부담스러울까봐 하지도 못했고
우연히 마주치기만 기다렸지만
원래 우린 접점이 거의 없었으니까 마주칠 수도 없었지


그러다 우연히,
사실 그 우연을 만들어보려고 내가 정말 많이 노력했지만
만나서 밥 한 번 같이 먹게 되었고
꾸준히 연락을 이어가고
영화도 보고
여행도 가고
사귄다고 말만 안했을 뿐이지
오빠는 나한테 보고싶다는 말도
연락이 느려서 미안하다는 말도
그러다 가끔은 사랑한다는 말도 했잖아


난 그게 마냥 좋았어
티는 안냈지만
전처럼 설렜고
하루하루가 행복했어
난 늘 그랬듯 진심이었어


근데 오빠는 아니었나보더라
똑같이 예전처럼
오빠가 심심하거나
할 게 없을 때만 날 찾았잖아
그러다 또 금방 식었고


정말 비참했어
그런 행동에 설렜던 내가
오빠 연락을 기다렸던 내가
잠시나마 진심일거라 착각했던 내가


근데 더 비참한 게 뭔지 알아?
매번 오빠한테 상처받고
혼자 고생하고
혼자 기다리는
그 모든 순간이 정말 힏들어도
그냥 얼굴 한 번 보면
목소리 한 번 들으면
연락 한 번 오면
다 잊혀지고 또 기대해


이런 미련한 관계를 끝내고 싶은데
사실 오빠 연락이 안와도 내가 안보면 그만이고
정말 가끔 만날 일이 생기더라도 내가 안가면 그만인데
그렇게 쉬운 일인데 왜 아직도 이러고 있을까 나는


첫 데이트 날이 아직도 생생하고
오빠랑 나눴던 소소한 대화들이 아직도 기억이 나
오빠가 자주 입었던 옷을 보면
그 날의 기억까지 떠오르고
내게 불러줬던 노래를 들으면
여전히 눈물이 흘러


오빠보다 훨씬 다정하고 좋은 사람도 만나봤는데
내가 오빠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는 진심일 수가 없더라


단발이 잘어울리는 내가 아직까지 머리를 기르고 있고
게임은 쳐다도 안보던 내가 롤을 배웠어
다 오빠가 좋아하는 것들이니까
이렇게 기다리는 걸 알면 혹시나 돌아올까 해서


시간이 약이고
사람은 사람으로 잊는다는 말이
다 거짓말 같아
난 시간이 지나도 똑같이 오빠가 보고싶고
다른 사람을 만나도 오빠가 아니라서 공허해


우리의 시간 중에서
오빠의 시간은 이미 내게서 끊겼는데
야속하게도 내 시간은 항상 오빠에게로 흘러


언제쯤 오빠 생각을 안할 수 있을까
그냥 소중했던 추억으로 남기고 지나갈 수 있을까


내가 늘 말했지
오빠가 만났던 여자들 중에서 
내가 제일 예쁜 것도 아니고
내가 제일 착한 것도 아니고
나랑 제일 잘 맞는 것도 아닐테지만
오빠를 진심으로 가장 사랑했던 사람은 나라고 자부할 수 있다고
다른 여자 만나도 되니까 다시 돌아오라고
난 오빠만 기다리겠다고


아직도 난 오빠만 기다리고 있으니까
다시 와주면 좋겠다
보고싶어
추천수1
반대수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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