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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카페에 대해서

알바생 |2020.12.02 20:39
조회 1,873 |추천 8
 안녕하세요~ 네이트판에 글을 처음 써봐서 미숙한 점이 있거나하면 죄송합니다 ㅠ
 본문 쓰기 전에 앞서 말하자면 저는 어린시절부터 고양이를 좋아해서 카페를 열심히 다니다가 끝내 알바까지 했었던 사람입니다.
 알바를 안하게 된 지는 꽤 오래됐지만, 결국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고양이 카페에 대해서 모두 다시 한번 생각해주셨으면 하는 마음에서에요. 카테고리 어디에 둬야할지 고민하다가 동물사랑방을 발견해서 이곳에 두어요.

 *저는 사람들이 고양이 카페를 소비하지 않아주면 좋겠습니다.

 [고양이 카페에 대해서]

 일 할 고양이 카페에 처음 가서 아이들을 볼 때만 해도 굉장히 행복했어요. 길에서 살다가 구조된 친구들이 대부분이라, 고양이에 대해서 열심히 알아봤던 만큼 잘 케어해주고 행복하게 해줘야지라고 생각하고 시작했죠.
 처음에는 아이들과 함께 일한다는 설렘에 출근할 때마다 행복했습니다만, 한 두달정도 후에는 너무 힘들어서 그만두고 싶다가도 아이들이 눈에 밟혀서 절대 그만두지 못하는 신세가 되었었어요. 그 이유는 아래에 쭉 쓰겠습니다.


 첫번째로, 고양이 화장실.
 아이들 화장실은 어디 있을까요? 카페에서는 손님들이 불편해하기 때문에 보통은 구석진 곳에 두거나 숨겨둡니다. 그 안을 볼 수 있는건 사장님과 알바생 뿐이에요. 그 공간은 아주 협소합니다. 정말 좋은 취지의 고양이 카페도 있지만, 대체로 돈을 벌기 위한 곳이 많기 때문에 큰 면적을 내어주지 않아요.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다묘 가정에선 고양이 마릿수마다 화장실을 두는게 고양이들에게 좋다고 해요. 그런데 고양이 카페는 공간도 공간이고, 돈의 문제와 뒷처리 문제도 있기 때문에 최소 10마리, 많으면 20마리 이상의 고양이들이 많아봤자 5~6개의 화장실을 한 장소에서 이용합니다.
 아이들이 화장실을 잘 사용하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통로가 하나만 있다는 점과 협소한 장소라는 점이 고양이들끼리는 굉장히 문제가 되었습니다.
 최소 10마리, 많으면 20마리 이상의 고양이들이 모두 사이좋게 지내는건 아니기 때문에 사이가 좋지 못한 고양이들끼리 화장실 안에서 만나면 굉장히 서로 눈치를 보고 화장실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거나 그 안에서 싸움이 납니다.
 아주 소심한 고양이 한 마리는 화장실에서 공격을 받은 이후에 화장실에 아예 가지 못하고 변비에 걸리기도 했어요. 고양이에게 변비는 굉장히 심한 질병입니다….


 두번째로, 냉난방.
 난방과 냉방. 다른 고양이 카페에서는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일한 곳은 퇴근할 때 냉난방을 모두 끄고 나갔습니다. 일부러라도 틀어놓고 갈 수 없었어요. 켜진걸 확인하시면 혼을 내셨거든요. (사장님께서 고양이는 털이 있어서 추위를 덜 탄다고 말씀하시면서 꼭 끄고 가라고 하셨어요.)
 굉장히 더운 한 여름에는 손님이 있으면 켜고 없으면 껐습니다. 사실 제가 일하고 있을 땐 그냥 일찍 켜기도 했어요. 저도 저지만, 고양이들이 더워서 시원한 물을 찾아 설거지통 근처로 오거나 추워서 작은 난로에 뭉쳐있는걸 여러번 보고 난 이후로는 슬쩍 켰습니다….


 세번째로, 고양이 카페의 밤.
 고양이 카페에 대해서 가장 많이 질문 받은 것 중에 '알바생이나 사장님이 퇴근하면 고양이들은 어떻게 하냐'는 것이 많았는데, 정답을 알려드리자면 그냥 카페에 두고 갑니다. 그 카페가 고양이들의 집이에요.
 그래서 밤새 고양이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도 아무것도 알 수 없습니다. CCTV가 있었지만, 고양이들을 볼 수 있는 용도는 아니었어서요.
 그럼 다음날 출근하면 고양이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1. 서열 싸움으로 인해 다친 고양이 (피자국을 발견했을 땐 정말 끔찍했습니다.) 2. 깨져 있는 빈 사료 그릇 (퇴근 전에 꽉 채워주고 갑니다만…) 3. 목말라서 부엌에까지 왔던 흔적 (이건…. 물그릇의 문제였는데, 이후 제가 받을 돈을 받지 않겠다고 하고 고양이 전용 정수기를 사는걸로 해결봤습니다.) 4. 밤새 아픈 고양이가 생겨도 확인할 수 없다. (골든 타임을 놓쳐 건강 악화로 이어진 고양이들이 꽤 많았어요.)
 저 부분들이 가장 크게 닿아온 것들이에요. 알바를 하면서 아이들이 감기에 많이 걸렸을 즈음 아픈 고양이가 잘못되는 악몽을 꿔서 새벽 5시에 걸어서 카페로 가, 문 앞에 기웃거리는 아이들이 잘 있나 확인하고 돌아왔던 기억도 나네요….


 네번째로, 유기되는 고양이.
 고양이 카페라는 공간이 있어서인지 몇몇 사람들은 고양이를 데리고 와서 키워줄 수 없냐는 말을 하곤 합니다. 그렇게 카페로 고양이를 유기하러 온 사람이 있어서 실제로 한 고양이를 카페에서 입양하기도 했어요. 이후 한참 뒤에 카페로 고양이를 만나러 오더군요. 그분이 와서 했던 말 중에 가장 기억나는 것은 '이젠 아는 척도 하지 않네' 였습니다.
 고양이 카페 덕분에 버려질 아이가 살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가정에서만 살던 고양이는 다묘가 있는 카페에서 잘 적응하지 못해요. 카페에 있는 아이들과 서열 다툼이 굉장히 잦게 일어나고 끝내는 괴롭힘을 당합니다. 그런 아이가 한 두마리가 아니었어요. 결국 심각한 몇 마리는 다른 곳으로 옮겨갔습니다. 저는 소식은 가끔 들었지만…잘 케어해주는지 확인할 수는 없었어요.


 다섯번째로, 돈과 고양이.
 앞서 말했듯이 정말 고양이를 위한 카페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좋은 취지의 카페도 존재하고 있구요. 하지만 저희 카페는 대체로 다른 고양이 카페가 그렇듯이 상업적인 취지의 카페였으며 사장님께는 고양이들 또한 '직원' 이었습니다. 숙식 제공은 받지만 월급을 주지 않아도 되는 직원이요.
 고양이 카페는 정말 유명하지 않는 이상 돈을 잘 벌지 못해요. 돈을 잘 벌지 못해서 인지 사장님 입장에선 고양이 카페가 점점 천덕꾸러기처럼 느껴지셨던 것 같습니다. 어떻게 됐을까요? 손님들에게 티가 나지않는 것부터 돈을 사용하지 않기 시작하셨어요.
 위에 적어놓은 냉난방은 기본이었고, 고양이들이 손님들에게 굉장히 티가 날 정도로 아픈게 아니면 병원에 가지 않았습니다. 손님들이 아이가 아픈 것 같다고 말씀하셨을 때 아픈게 아니라고 둘러 말하라며 거짓말을 시키신 적도 많습니다. 정말 심각하게 아픈 고양이들은 뒤늦게 오셔서 병원에 데려갔습니다. 우선순위를 둬서요. (가장 아픈 아이부터 데려가고, 덜 아픈 아이는 며칠 지켜보고 괜찮아지면 데려가지 않았어요.)
 사료와 모래, 간식은 좋은 것을 사진 않았습니다. 그래요… 그럴 수 있죠. 싼 거라도 따뜻한 공간에서 먹여주는게 어디냐고 사장님은 말씀하시곤 하셨으니까요.

 여섯번째로, 손님들.
 정말 고양이를 좋아하고 고양이를 만난 걸 행복해하시는 손님들을 볼 때마다 저도 행복했습니다. 너무 힘든 날에 좋은 손님들을 만나면 기운이 나고 힘든 것도 잊곤 했어요. 하지만 모든 손님들이 그런건 아닙니다.
 고양이 카페를 찾아오시는 분들은 여러 유형이 있습니다. 이 판에서처럼 동물을 정말 좋아하시는 분도 있지만, 호기심에 궁금해서 찾아오시는 분들도 있고 아이들이 동물 체험을 하길 원해서 오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고양이를 모르는 손님들은 오히려 알려드리면 고양이가 불편하지 않게 해주십니다. 제가 만난 손님들 중 가장 무서웠던 유형은 고양이 카페에 오면 이 카페에 준 돈만큼 고양이의 '시간' 을 샀다고 생각하신 분들이었어요. 카페에 제한 시간이 있으면 '그 시간 만큼 고양이를 샀다'(손님께 직접 들은 말을 인용했습니다)고 생각해서 자신이 키우는 동물 마냥 무심하게 괴롭히시곤 했습니다. 주의를 드리면 못마땅한 시선을 받기도 했어요. 저는 고양이 카페가 고양이가 '함께 지내는' 카페 인줄 알고 다녔었습니다만, 이젠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고양이는 판매하는 상품이 아닙니다…. 다들 어떤 의미로 제가 이런 말을 하는지 아실거라고 믿어요.


 고양이 카페 알바를 하면서 가장 기억나는 문제점들은 저것들이네요. 여러마리 고양이들이 한곳에 있어 받는 스트레스에 대한 점은 다들 많이 알고 계실 것 같아 적지 않았습니다. 그로 인한 서열 싸움과 이런저런 문제점도 생략했어요. 카페에서 고양이들 문제만이 아닌 더 다양한 문제가 있었지만, 특정될까봐 고양이들 위주로 적었으며 일부러 더 자세하게 적지 않았습니다.
 본 글쓴이는 성인이며 고양이를 키우고 싶어서 카페를 전전하며 고양이들을 만나보았던 과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마음으로 고양이 카페를 찾아가는지, 다 알고 있어요.
 카페가 망하면 고양이들이 어디로 가겠느냐는 마음도 있어서, 이 글을 남기기까지 정말 몇 년 동안 고민했습니다. 실제로 카페에서 돈이 잘 벌리지 않자, 제대로 홍보하지 않으면 이상한 곳에 버려버린다는 말도 들은 적도 있고요…. 그래서 많이 무서웠습니다. 카페 일하는 동안에도 그 이후에도. 하지만, 제 2의 제 3의 카페 고양이가 더 늘어나는 일은 더 있으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계속 들어서 이곳에나마 글을 써보아요.

 읽어주신분들 감사합니다. 다시 돌아올지는 모르겠지만, 카페 위치 빼고 궁금하신 것이 있다면 남겨주시면 답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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