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반무늬 산수국 꽃
쥐면 꺼지는 봉곳한 뽕브라 처럼
소줏집에서 등골 안주가 사라졌다 광우병의 잠복 기간은 5년,
올해 86세 친구 아버지 광우병 파동 뉴스 본 뒤엔 퇴근길 아들이
자주 사들고 오던 등골에 젓가락 일절 대지 않더라고,
또 이런 이야기; 아파트 노인정에 나가는 게 유일한 낙인 82세
장모님 며칠째 칩거하시는데 사연인즉, 말기암에 걸린 그 할마씨
점심상에 얼굴 마주하면 도무지 밥덩이가 넘어가질 않아서,
아흔을 넘기고는 끼니마다 밥공기에서 밥 덜어낸다는 시인의 외할머니,
며느리 볼일 보러 나간 밥상에서는 식은밥 한 공기 말끔히 비우신다는
할머니, 같은 사람일까 다른 사람일까
아, 그랬던가 무릇 생(生)이란
쥐면 꺼지는 봉곳한 뽕브라처럼 속이 비어서
산수국 헛꽃에 죽자고
달려드는
저 겹눈의 허기에 바닥은 없다
장 옥 관 시인의 詩 입니다.
수국꽃
헛꽃
벌나비를 유혹하기 위해 꽃술도 없이 피는 꽃
세상은 헛꽃으로 무장되어 있다
밥맛보다 몸집 키우기로 식객을 압도하는 식당
술맛보다 분위기로 술꾼을 휘어잡는 술집
차맛보다 인테리어로 승부 하는 찻집
모두가 헛꽃이다
참꽃
내가 아는 할머니 한분
나이가 들어도 늘 연애감정으로 살아가신다
젊은 날 보다 더 장신구에 신경을 쓰신다
화려하지만 천박하지 않은 차림새로
주위 사람들을 기쁘게 하신다
참꽃이다
따지고 보면 우리 모두가 헛꽃이다
영원히 살수 없는 시한부 헛꽃이라면
이 세상을 소풍처럼 살다간
천상병 시인이 참 부럽다
불면의 야삼경에 인생의 맹점을 볼 수 있게 해준
詩 한편 먹었습니다
몇 번이나 되새김질하며 먹었습니다
다시금 살아가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인생의 맹점을 보게 한 시였습니다
헛글이 아닌 참글을 먹었습니다
그것도 참 맛나게......
푸 른 바 다
산수국 꽃
탐라산수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