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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일로 경찰한테 연락받았어요

잼나 |2020.12.13 17:03
조회 4,830 |추천 31
식 올린 지 3년 된 주부에요
이제 돌 지난 딸아이 하나 있고요

남편이
사고를 일으켜
회사에 큰 손해를 끼쳤어요
사표 쓰고 퇴직금만 챙겨서
쫒겨나다싶이 나오게 됐죠
그게 일년 전 일이에요

그이가 처음 몇 달은
여기저기 이력서 넣고
면접도 곧잘 다녔어요

열정 넘치고
늘 자신만만 했던 사람인데
실업자 생활 일년을 넘기고는
이제 포기한듯싶어요

경력자라도
마흔 넘은 사람
일 시켜주는데가
흔하진 않을 거예요

요즘은
잘 씻지도 않고 까치집 머리하고서
집에만 죽치고 있네요

답답한 마음에
남편 실직하고
처음으로 한소리 했어요

일용직 일이라도 해라
집안 가장답게 처자식 쌀 사먹을 정도는
벌어와야 하지 않겠냐고요

바로 리모컨 집어던지데요
자기를 대체 뭘로 보냐면서요
딸아이는 놀래서 울고
더 이상 말 안 했어요

대출금에 공과금
입을 거리 먹을거리
당장 나갈 돈은 수두룩인데
통장 잔고는 바닥을 보이지
남편은 집에만 있고

이러다
우리 세 식구 길거리에 나앉겠다 싶어
저라도 뭐든 해야지 했는데

감사하게도
저희 집 처지 잘 아시는
부녀회장님 소개로
공사현장 함바식당에 일을 나가게 됐어요
이제 한달 됐네요

식당 일이 만만하진 않더라고요
해본적 없는 육체노동에
매일이 고단하고 아프지만
돈 벌어야 한다는 생각에
온몸에 파스 붙여가며
버티고 있어요

식당 사장님 고마운 분이세요
배식하고 남은 깨끗한 반찬들
가져다 먹으라고
찬합에 한가득 담아 주셔요

남편은
뭐 이런 걸 얻어 오냐 창피하지 않냐며
핀잔이에요

어제는
퇴근하고 정육점에 들렸어요
돼지 등뼈에 배추 넣고 삶아서
감자탕 흉내 좀 내봤네요

컴퓨터로 화투치는 남편
밥 먹어라 불렀더니
국물이 싱겁다느니 고기가 뻑뻑하다느니
밥상 투정하며 수저 드네요

손가락 마디마디 쑤시도록
설거지해서 번 돈으로
남편 기운 좀 차리라고
탕 끓여 든든히 먹이려던 전데
저사람 하는 말이 참 야속했어요

지긋지긋하다고
자꾸 이럴 거면 농약 털어 넣고
우리 다 같이 죽자고
제가 악 받쳐 소릴 질러 버렸네요

남편 그 길로 집 나갔고요

그리곤
새벽에 연락 왔어요
자는 아이 들쳐업고
동네 파출소로 향했어요

다리에서 술병 끼고 난간에 기대 있는
저희 남편을  지나가시던 분이
신고하셨나 봐요
그 새벽에 경찰분들과 119분들 출동해서
시끄러웠다네요

초췌한 몰골로
멍하니 저 바라보는 남편
끌어안아 줬어요

그이도 울고 저도 울었어요
딸아이는 뭐가 좋은지
지 아빠 볼만 연신 꼬집으면서
방긋 방긋하네요

처녀 적에
열심히 보던 판
참 오랜만에  와봤어요

타인 이야기만 읽던 제가
이제는 아줌마가 되어
제 답답한 속사정 풀었더니
창피는 했지만 후련했어요

감사합니다
추천수31
반대수2
베플ㅇㅇ|2020.12.14 02:51
이전 회사에서 사고 일으켜 구직 활동도 안 해 까치집 지고 씻지도 않아 리모콘 던지며 타박에 힘들게 얻어온 반찬 갖고 트집에 경찰한테 연락이나 받게 하고... 이 정도면 문제 있는데요? 정으로만 감싸지 말고 지켜보세요 정신 차릴지 이 상태로 몇 년 지속될지요 맞벌이 안 한다고 뭐라고 하는거 아닙니다 인생 패배자처럼 굴면서 포악하게 변하는거 언제까지나 받아주지 말란겁니다 집에 있으면 조신하게 애나 보고 살림하라고 하세요 김미려 남편은 그러기나 하죠 멍청하게 둘째 갖는 짓은 더더욱 하지 마시고요 그러고서 또 판에 글 쓰면 욕을 사발로 해줄겁니다 그게 바로 발암글이거든요 느낌이 꼭 옛소설 운수 좋은 날 느낌 나는데요 결말이 잿빛으로 바뀌지 않으려면 남편이 서서히 정신 차려야 할겁니다
베플ㅇㅇ|2020.12.13 19:46
남자가 너무 형편없네 책임감은 눈 씻고봐도 없고 남은 인생 여자 등꼴 빼먹을려고 작정한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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