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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아닌 사람

슬리델린 |2020.12.17 20:14
조회 1,122 |추천 1
아무것도 아닌 사람

영화를 좋아하고 비슷한 일을 하던
소개팅 어플의 수많은 사람들 중에 하나였던 아무것도 아닌 사람
그게 너였다.

나와 너무나 비슷한 사람
나처럼 사람 많은곳 싫어하는 집순이
나처럼 겁이 많아 놀이동산에서 회전목마만 타고
나처럼 소심한데 용기내서 먼저 전화걸어준, 
먼저 영상통화 걸어준 사람
당황하는 날 보고 자기도 그런데 용기내서 걸었다고 한 사람

초딩입맛에 커피를 못마시는 사람
하늘색을 좋아한다며 새 가디건을 자랑하던 사람
그래놓고 노란색을 좋아한다는 사람
성격이 급한것 때문에 경찰서도 갔다던 사람
안씻었다면서 사과머리하고 안경쓰고 통화하던 사람
2년뒤에 인연이 될 사람이 나타난다는 사주를 믿는 사람
최애라며 갖고있는 우디인형을 자랑하던
너무나 귀엽고 사랑스러운 그 모습에 
그렇게 말도 안되게, 나조차 이해할수도 없이 
그렇게 너는 내 마음에 들어왔다. 

이제 막 연락하기 시작한 아무것도 아닌 사람
겨우 그런 사람인데
그런 너를 보며 떨렸다. 설레었다. 심장이 뛰었다.

자동차 극장을 가보고 싶다던
재즈바를 가보고 싶다던
캠핑을 가보고 싶다던
모든 햄버거와 피자를 먹어보고 싶다던
한 식당의 메뉴를 다 먹어보고싶다던
브루클린나인나인의 제이크를 좋아해 뉴욕가서 따라하고 싶다던 
버킷리스트가 많은 사람

너의 얘기를 들으며 어느샌가 나도 함께 하고 싶었다. 
저 버킷을 할때 옆에 내가 있는 상상을 했다.
나는 간절 했다. 조급 했다. 잘보이고 싶었다.
최선을 다해서 이 사람의 마음을 얻고 싶었다.

하지만, 너는편안한 연애를 원했던 사람
너에게 잘 보이고자 했던 말과 행동이 
너에겐 부담이 되었다고 했다.

나는 바보고 
서른두살의 나는 스물여섯의 너를 생각 못했다.

서른두살의 나는 차가 있으니까,
300km나 400km나 별 차이 없으니까
첫 만남에 분위기 좋은 곳에서 파스타는 국룰이니까
나는 나이가 많으니까, 그만큼 간절하니까, 너에게 잘해야 하니까
노란꽃을 좋아한댔으니까

스물여섯의 나는
차가 없어서 60km도 먼 길이었고
돈이 없어서 늘 가성비를 생각했고
나는 아직 젊으니까 괜찮다고 생각했고
꽃은 낭비라고 생각했는데...

스물여섯의 너도 스물여섯의 나 같을 껀데
서른둘의 나는 너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

너는잘해줄때마다 그 보답으로 예의를 차려야 할것 같다고
(나는 잘한것도 없고, 보답을 왜 해,그리고 예의는 뭐지?)

예의지키고 항상 고마워하기만 하는 관계는 어렵다고
(네 생각에 나도모르게 미소를 짓게 되는 내가 더 고마운데, 나는 그냥 너에게 잘보이려고 한건데)

편한관계가 좋다고 
(나는 널 ㅁㅁ아라고 하는데, 너는 날 OO님이라고 존칭쓰며 부르면서)

그냥 너를 포기하라고
(내가 그토록 찾던 이상형을?)

나는 예의있고 따뜻한 사람을 좋아한다고
(내가? 나는 귀여운 사람을 좋아하는데)

나를 바꾸고 싶지 않다고
(나는 바뀔 준비 다했는데)

너를 놓치고 싶지 않은 나의 설득과 구질구질하고 찌질한 매달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너는 나를 차단 했고 
이렇게 끝났다.

너는
드디어 찾은 이상형이자 한번도 못만난 신기루같은 사람

그렇게 이제 나는 너에게 아무것도 아닌 사람


마음을 전할 방법이 없어서 여기에 남긴다.

우리가 인연이라면 전달되어 다시 연락하길...
추천수1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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