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나에게 보내는 마지막 편지

흑곰 |2020.12.27 00:44
조회 493 |추천 1
안녕하세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판에 이렇게 글을 씁니다.
어디에 글을 써도 상관없겠지만 여기라면 왠지 괜찮지 않을까 라는 마음에 혼잣말을 써봅니다.


안녕 달님아 너는 잘지내고 있겠지, 날씨가 추워져서 그런지 요즘따라 너가 더욱더 보고 싶다.
너랑 헤어지고 나서 나는 멈춰있는데 세상은 계속 흘러가는게 느껴진다는게
헤어지면 크게 뭔가 달라질줄 알았는데 그렇지도 않다.
달라진게 있다면, 아침에 일어나서 너에게 잘잤냐고 보내는 인사와
자기전에 잘자라는 자장가 같은 그 대화가 사라진 일상대신
자고 일어났을때 너가 없다는 허전함을 이겨내기 위해 힘쓰는것과
자기전에 달이 어디에 있는지 찾다 시간을 보내며 잠드는 밤이 일상이 되버린것 
이런 생활을 한지 벌써 1년이 지났다는게 시간이 정말 빠르다는걸 다시 한번 느낀다.
길지 않는 인생을 살아가며 너랑 함께한 시간이 혼자였던 시간보다 더 길었다는게,
그리고 이제는 너가 없는 삶이 더 길어질거라는 생각이 항상 나를 죄어온다.
이렇게 나를 죄어오는 시간을,
오늘 만큼은 이기지 못해 너에게 전해지지 않을 편지를 쓴다.
처음 우리가 만나고, 서로 사랑하기 까지 10년
그리고 연인이 되어 사랑한 시간이 10년
그 긴 시간을 돌이켜보면, 어찌 못해준것만 기억에 남는지 모르겠다.
처음부터 너는 항상 내게 과분한 사람이였다.
묵둑둑하고, 바보같던 나에게 사랑이라는걸 알려준 너
너가 내게 말 버릇 처럼 하던 자기의 어디가 좋냐고 했을때
항상 얼굴이 예쁘다고 했을때 너가 실없이 웃던 표정이 너무 좋았다.
퇴근 하는 널 기다리면서 회사 앞에서 기다리던 시간이 너무 좋았다.
회사에서 나와서, 내게 오는 거리를 한 걸음에 달려오던 너가 너무 좋았다.
운전할때 난 너의 손을 잡고 싶었지만, 운전에 집중하라고 하면서도
신호를 기다릴때 내 손을 살포시 잡아 주었던 그 손이 너무 좋았다.
데이트 할때 남매 같다는 말을 들었을때 뾰로퉁한 너의 표정이 너무 좋았다.
너가 키가 작은게 아니라 내가 키가 큰거라고 불평을 하면서 팔짱을 끼던 너가 너무 좋았다.
4월이 지나면 우리 헤어져요 라는 노래가 나오면, 항상 이 노래가 싫다고 하면서도
조용히 흥헐거리던 너가 얼마나 귀엽고 사랑스러워 보였는지 너는 모를꺼다.
사실 너의 그런 모습이 좋아서 항상 이 노래 만큼은 플레이리스트에 넣어두고 운전했다는걸
너는 정말 모를꺼다.
너랑 함께 했던 모든 시간이 너무 좋고 행복했다.
처음 내게 다가와준것도 너였고, 내게 사랑을 고백한것도 너였는데
어찌 이별만큼은 내게 너에게 고했는지
그럴수 밖에 없던 우리를 너는 이해 했을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우리는 처음부터 사랑하면 안되는걸 알면서도 사랑했자나
너도 알고, 나도 알고 어찌보면 온 세상이 아는 사실을 
우리는 서로 너무 좋고 행복해서 생각보다 긴 시간동안 외면해왔을 뿐
누가 보면 사랑놀이라며 비웃을, 한 여름밤의 장난이라고 할수있었던 시간들이
나에게는 진심이였걸
내가 말 버릇처럼 하던 세상을 등지더라도 너 만큼은 사랑하겠다는 말이 거짓이 아니라는걸
너를 너무 사랑했기에 너와 이별을 고했다는것을 
우리도 남들처럼 평범하게 사랑했을면 좋았을 것을
우리도 남들처럼 눈치 않보고 사랑했으면 좋았을 것을
아니 애초에 사랑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을
남들에게 당연한것들이 우리에겐 그러지 못했을 것을
당당하게 너를 대리러 집앞까지 못하고, 따로 약속 장소를 잡아서 대리러 가고
너를 교회에 대려다 줄때 바로 앞까지 대려다 주지 못하고 멀리서 가는 널 지켜보고
집 주변에서 데이트 하지 않고, 일부러 먼데까지 가서 데이트 했던 것을
그 긴 시간동안 프로필 사진에 같이 찍힌 사진을 올리지도 못했던 것을
커플 반지를 맞추고도 손가락에 끼지 못하고 목걸이에만 걸어두었던 것을
당당하게 여자친구, 남자친구라고 소개 못해왔던 것을
우린 전부 알고서도 감수하고서도 사랑했지만,
그래도 너가 너무 좋았지만
너가 나 때문에 고민하고, 힘들어하고, 슬퍼하며 울때 마다 
내가 해줄수 있던게 말 뿐이였다는 내가 너무 싫어서
그런 내가 너무 미워서 결국 너에게 이별을 고했다.
평소에 너에게 했던 말들이 비수가 되어 되돌아와 심장을 아프게 한다.
거짓말이라도 했어야 하던 순간들을
매번 그러지 못했던 나를 용서해 달라는 말을 하지 않을께
너에게 만큼은 거짓말 하고 싶지 않기에
행복, 기쁨, 슬픔 너의 모든 희노애락이 소중했고 사랑스러웠기에
그렇기에 더욱더 너에게는 거짓말 하고 싶지않아서
실 없이 침대에 누워서 결혼이야기와 미래를 이야기 내게 할때도
아무도 모르는 대로 도망가서 살자는 이야기 내게 할때도
우린 영원히 이러지 못할꺼라던 말도
결말 만큼은 우린 행복하지 못할꺼라는 말도
전부 거짓말이 아니였으니깐
그 만큼 너에게는 진심이였고, 너를 사랑했으니깐
사랑노래를 들으며 사랑해서 헤어진다는 가사를 이해하지 못했었는데,
이제는 이해할거 같다.
처음이자 마지막인 글을 이렇게 남긴다.
너를 사랑한 만큼, 그리고 사랑 받은 만큼 딱 그만큼만 아파하다, 슬퍼하다 너를 잊을까 한다.
끝까지 이기적인 사랑을 하는 나는
너가 힘들어 할만큼 내가 다 힘들어하고, 다 짊어질테니 너는 행복하길 바라며
만약 정말 다음 생이 있다고 다시 만날수 있다면,
우리 좀더 사랑하자.
좀더 당당하게 사랑해서, 마지막 까지 행복할수 있는 사랑을 하자.
안녕. 사랑해 나의 달님아
추천수1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