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제가 기억하지 못할때부터 말을 더듬었습니다.ㅜ 조금 편하게 쓸게요 말투 맞춤법 양해부탁드립니다.
유치원때 말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부모님은 내가 말을 더듬는걸 알았다고 함. 하지만 말이 서툴러 그러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딱히 특별한 조치는 하지 않으심. 정신과에 가본적이 있다고는 하셨는데 정신의 문제는 아니었나봄.
초등학교에 입학해서부터 문제가 시작됨. 고학년때는 괜찮았지만 저학년때 매 학년마다 괴롭힘과 왕따를 당함. 말더듬이라고 놀리는거에서 시작해서 남의 물건을 훔쳐서 내 서랍에 넣어두고 선생님한테 ㅇㅇ이가 뭐 잃어버렸대요~ 라며 사건을 만들고 아까 쓰니가 ㅇㅇ이 자리 옆에 있었어요! 하는 식, 애벌레를 잔인하게 죽이고 그걸 나에게 집어던진다던가. 집가는 나를 계속 강하게 밀어 넘어지게하고 비웃는 식.. 트라우마까진 아니지만 지금의 성격형성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다고 봄.
부모님은 그제서야 심각성을 느꼈는지 언어치료 센터에 날 보냄. 언어치료 센터에 가면 밖에서는 보이지만 안에서는 밖이 안보이는 거울? 같은 곳에서 센터 선생님들과 치료를 함. 여러 꿀팁들. 우선 천천히 말하기. 낯선 사람과 말해보기. 첫 말이 막히면 길게 끌기 등... 효과는 있었음. 왜냐면 센터에서는 이상하게 안더듬음. 여기선 더듬어도 된다고 생각하니 오히려 안더듬은건지.. 여튼 그 가짜 유리창이 너무 싫었음 관찰당하고 있는 기분? 문제가 있다고 낙인찍혀버린 느낌이 너무 싫었음. 센터를 다닐 동안 아빠가 나 몰래 언니를 불러 오늘은 내가 얼마나 말을 많이 더듬었는지 확인하곤 했는데 나를 감시한다는 기분이 들어서인지 어린마음에 그게 너무 싫어서 악을 쓰고 화냄. 그때의 집안에서의 분위기는 나에겐 너무 큰 압박이었음. 정신과에 가야하는거 아니냐 첫째는 괜찮은데... 하는 식. 말하고 있으면 말을 끊고 천천히 말해봐,
더듬지 말아봐, 성격이 급해서 그래, 좀 여유를 가져봐 하는 모든 말들과 시선들이 괴로웠음ㅜ
부모님은 좋은 분이었지만 내심 내가 그냥 일상적인 습관을 가진거라고 생각하고 싶으셨나봄. 센터도 한 3달정도 다니고 관둬버림. 그래도 다행이 고학년이 될수록 상황이 나아짐. 6학년때는 부반장도함. 왕따를 당하는게 두려워 매 학기마다 입에 달고다니던 난 말을 더듬어~ 라는 자기소개도 할필요가 없어짐. 그래도 당황하면 말을 더듬는건 여전해서 날 따돌릴려는 친구가 나에게 짜증내며 "넌 말 좀 더듬지마ㅡㅡ"라고 한게 아직까지 선명하게 기억남ㅎㅎ 잘지내니 ㅇㅊ초 왕안경 끼고 다니던 다솔아ㅎㅎ
중학교 고등학교도 말 더듬에 있어서는 괜찮게 보냄. 말을 더듬는 듯하면 그냥 말을 안해버려서 친한 친구들도 그냥 흥분하면 말을 더듬는구나~ 하지 심각하게 보는 경우는 없었음.
대학생활도 무난했음. 우선 면접도 장학금을 받고 갈정도로 잘 봤고. 과대를 하고 발표 수업을 무척이나 잘해냄. 교양 교수들도 날 칭찬하고 교직이수를 권하기도 했고 봉사활동으로 아이들을 가르치기도 함. 역시 잘함. 더듬는 걸로 문제된적이 한번도 없었음.
문제는 남자친구를 사귀면서 다시 수면위로 들어남ㅎ 일단 약간이라도 긴장하면 말을 못함. 말더듬의 종류중에 첫 마디를 못뱉는게 있음. "저녁 먹을래?"면 "저"를 내뱉지 못함. 그때 내 표정이 얼마나 바보같고 한심한지... 그래도 긴장하는 시기가 지나고 서로 편해지자 이젠 싸움이 문제가 됨. 억울할때, 내 의견을 말해야 할때. 말문이 턱턱 막혀버림. (당황해서 막히는거랑은 다름. 첫 말을 내뱉기 직전에 말이 안나옴... 겨우 말해도 내낸ㄴ낸내가! 이런식... 한번 말하면 그 뒤는 계속 더듬음) 내가 바보같이 보이는게 너무 싫어서 그냥 말을 안해버림. 남친은 이때다 싶었는제 지 하고싶은말 다 함. 이때도 스트레스가 엄청 났음. 나도 화가 나고 나도 기분이 나쁘고 너가 말한걸 바로 잡고 싶은데 말을 못하니 표현할 길이 없었음. 그나마 카톡으로 싸우기..? 하... 여튼 기분은 거지같은데 내가 말을 못하니 그냥 잊기로 하고 넘어간 일들이 너무나 많음. 결국 헤어짐. 싸웠던 일들중에 정말로 풀고 넘어간 일이 없어서 그런지 아직까지도 그 스트레스가 남아있음.
그 다음 남자친구는 약간의 긴장상태가 사라지기 전에 헤어짐ㅎㅎ 결국 침묵의 데이트를 즐기다가 헤어짐ㅋㅋ 용기를 낼수도 있었겠지만 내가 좋다는 애한테 바보같은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음ㅜ
여튼 그 뒤부터는 남자도 안만나고 그냥 썸타다가 어장 당하다가 끝나곤 하는데 둘이서 만나는 날이면 집에서 맥주 두캔 먹고감. 술먹으면 안더듬음ㅎㅎ 당연히 맨정신에 만나면 말 못함. 그렇다고 맨날 술먹고 만날 수 없으니 썸에서 발전을 못함. 뭐 다른 이유도 많겠지만 여튼 포기함. 이젠 욕심도 없음.
더더더더큰 문제는 일할때였음. 직업 특성상 큰소리로 뭔가를 지시하는 일이 있는데 아뿔사 말이 안나오는거임. 상사는 잘하나 못하나 뒤에서 지켜보고 있는데 입에 가득 머금은 말이 나오질 않음ㅜ 한명한명 가까이가서 이래저래 말하니까 상사놈 답답해 뒤짐. 맨날 혼나고 욕먹다가 결국 새로 들어온 목소리큰 막내가 내 일 다함. 지켜볼수밖에 없음.
내가 잘못한게 아닌데 혼날때. 하. 왜 이때도 말이 안나올까. 그냥 듣고 있거나 더듬는거 티 안내려고 병신처럼 말함. 이런 실패의 기억? 들이 쌓이니까 밥먹다가 처음 본 반천 뭐냐고 물어보려고 하는데도 더듬음... 막내에게 시킬때도 더듬음... 잘때 정말 하늘을 원망함. 왜 나는 이러냐고. 차라리 굳은 마음을 주시지 마음도 약해 빠지고 말까지 더듬냐고.
이런 상황이 반복되니 스스로 매우 의기소침해짐. 남들이 날 무시하는듯한 피해의식도 생기고 무엇보다 가장 싫었던건 날 비아냥거리고 무시하는 말에 아무런 대꾸도 못한다는 거... 난 자존감 도둑들의 먹잇감임. 걍 자존감이 낮은걸 핑계라고 생각할수도 있지만 적어도 난 저 부분에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음...ㅠㅜㅜ 받아치는 말을 할수는 있지만 그런 상황에서 더듬었을때 돌아오는 반응들... "말 좀 똑바로 할래?" 잔뜩 찌푸리며 "뭐래는거야?ㅋ"이런 류의 반응을 견딜수가없음.
원래 소극적인데 점점 나를 갉아먹는 내가 너무 싫음. 날 상처준 사람들에게 말을 하고 싶은데 그걸 못하니 스스로를 밉게 생각함. 요즘엔 더 심해져서 가족들에게 말할때도 더듬음. 그럴때면 어릴적 문제있는 애로 보던 그 눈빛들이 다시 떠올라서 너무 괴로움.
버티다 못해 병원에 갔는데. 또ㅎㅎㅎ 병원에서는 말 잘함... 하나도 안더듬음. 읽으라는거 술술 잘읽고 발음도 잘함... 병원에서는 스스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 치료는 할거라고 말은 하는데...치료 방법 자체가 말더듬는 상황에서 어떻게 벗어날지 등등인데 말을 안더듬는데 어떻게 치료하냐고...ㅜㅠ 의사한테 내 상황 설명하고 나옴... 근데 수납할때 말 더듬음.
너무너무 괴로움. 창피하고. 이젠 가족들도 날 바보처럼 보는것같아서 더 괴로움. 나도 안더듬으면 더 잘 말할수있고 큰소리로 말할수있음. 큰소리 내는게 부끄럽지 않아 정말... 나한테 예의없게 구는 사람들한테도 반박할수있음. 말만 안더듬으면....
병원에서 말 안더듬는거 보고 참 나도 별나다 싶고 답답해서 처음으로 판에 글남겨요. 여기서 안되면 심리치료랑 병행하는 곳도 있던데 그런 쪽으로도 알아보려구요.
제가 표현이 서툴러서ㅜ 말 더듬으시는 분, 언어 장애가 있으신 분들 바보같다고 생각하지 않아요ㅠㅠ 글에 오해가 있을것같아서..... 단지 제 스스로 계속 숨기려고 하니 바보스럽게 느껴져요.
성인 말더듬치료하신 분들 어떻게 하셨는지, 혹시 저 같은 케이스도 치료 가능한지....
오해가 있으셨다면 정말정말 죄송합니다... 혹시 완치?ㅜ 개선된 사례가 있는지 너무 궁금해서요... 조언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