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날씨 좀 춥잖아요....
그래서 제가 서투르지만 열심히 연습해서 뜨개질로 목도리를 떠서 할머니께 드렸는데....
할머니께서 받으시자마자 방 한구석에 던지시더니
"별 쓸모도 없고 이쁘지도 않은거 뭣하러 돈아깝게 실사고 바늘사고 하면서 만들어오노, 그 돈으로 가게서 파는거 하나 사오면 될걸 쯧. " 라고 말씀하시더라구요....
처음엔 좀 충격받았지만 그래도 쑥스러워서 그러시는 줄 알았죠...
물론 어릴때도 생신때 카드 만들어 드린거나 크리스마스 카드 같은 것들도 폐지취급하시면서 동네 폐지 줍는 할머니들께 드리고는 하셨지만 목도리는 다르잖아요.....
종이로 만든 카드야 어린애가 만들어서 오면 엉망에 예쁘지도 않아서 쓰레기 취급 할 수도 있었겠죠....
하지만 전 이제 고2 예요....
기성품 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정도 밖에 두르고 다닐 수 있을 정도의 완성도를 가진 결과물을 제작할 수 있는 나이죠...
사실 겨울에 드리려고 일부러 여름부터 뜨개질 배우고 연습했었는데....
그러다가 얼마 전 할머니 집에 갔더니 할머니께서 제가 떠드린 목도리를 바닥 닦는 손걸ㄹ ㅔ로 쓰고 계시더라구요.... 그걸 보고 전 너무 충격받았어요....어떻게... 어떻게 손녀가 할머니께 선물한 목도리를 그렇게 당당하게 손걸ㄹ ㅔ로 쓰시고 계신건지.... 제가 너무 할머니께 많은 걸 바라는 건지... 친구들은 할머니한테 사랑받는 얘기하면서 명절을 기다린다는데 저는 할머니께서 어떤 모진 말을 하실지가 두려워서 명절엔 항상 명절 알바 대타만 하네요.... 이번 설날이 안 왔으면 좋겠을 정도예요....
+ 서러운 마음에 잘 들어오지도 않는 판에 한번 적어본건데 오랜만에 들어와보니 많은 분들이 위로해주셔서 너무 감동이네요ㅜㅜ
우선 제가 싸가지 없다는 몇몇 분들은 왜 그렇게 생각하셨는지 모르겠네요 ㅜㅜ... 주작이라는 분들.... 저희 집 저희 동네에서 알아주는 콩가루였어요... 집안에 큰소리와 문제가 끊이질 않아서...
막장집안이라 일상조차 막장드라마 같은 걸 제가 어찌할까요...
그래도 주작이라 느끼시면 어쩔 수 없는 거지만요...
그리고 할머니 취향은 존중 안 하시냐는 분...은 뭔가요 대체.
제가 그거 하나 생각 안 하고 목도리 1달 반 동안 배우고 2달동안 목도리만 짰을까봐요?? 고1 겨울방학때 할머니께서 시장 가셨다 돌아오셨을때 따뜻한 뜨개질 목도리 하나 있음 좋겠다 흘리듯 하시는 말 듣고 그 다음 해에 아는 언니한테 열심히 배운 뜨개질 이었어요... 명품 사드려야 했다는 분, 저희집 저소득층 입니다.
제 용돈 제가 알바해서 겨우 쓰고 그걸로 급식비 교통비 준비물 등 다 제가 스스로 삽니다. 그러다 보니 제 능력으로는 차마 할머니 명품 스카프 같은 거 드릴 형편이 아니였어요. 그리고 할머니께서 버선만들어 주시면 신을거냐 물어보시던 분. 중 1때 직접 만드신건 아니지만 시장에서 꽃무늬 버선 신으라고 사오신거 저 발 커져서 안 들어갈때까지 신었습니다.
저에대해 잘 알지도 못하시면서 저 불효녀로 몰지 말아주세요....
그리고 목도리 인증은 힘들거 같네요ㅠㅠ
이 일 이후로 할머니 집에 안 갔어요 괜히 더 상처받을까봐...
걸ㅡ레로 부적합 하시다는 분들 주작으로 오해하지 않으셔도 되요!!
물걸ㅡ레가 아니라 마른걸ㅡ레로 먼지나 머리카락 훔쳐내는 용도의 손걸ㅡ레를 말한 거였어요.
그리고 손카드를 폐지 할머니께서 받으시냐 물어보신 분!!
제가 궁금증을 해결해 드리겠습니다.
저희 할머니 집은 신문 구독??이라 하는 거 맞나??
암튼 그거 하시거든요 매일 신문이 배달되는데 어느정도 모이면 다른 필요없는 상자같은거에 담아서 폐지 할머니께 드려요.
신문지랑 손카드를 같이 상자에 담아 드린거죠.
뭐 오해풀기는 이까지만 하고 저를 위로해주신 많은 분들 진짜
너무너무 감사해요ㅠㅠ 예쁨 받고 싶은 어린 마음에 노력했었지만 조언해주신 댓글들을 읽어보니 앞으로도 의미는 없을 듯 하네요... 말씀해주신 대로 최대한 깔끔하게 포기해보려구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