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one님의 리플을 보고 떠 오른 자작시가 있어 일기장을 꺼내 적어 봅니다.
이제 막 교회(독일인 교회, 한인교회 아님)에서 오전예배를 마치고, 반주연습을 처음으로 맞춰 연습
(베이스 기타)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 첫번째 시는 지금 연재하고 있는 <유학생활 이야기>가 이어질 당시에 쓴, P를 향해 혼자 마인강변
둔치에 혼자 앉아 소주(김삿갓?)와 골뱅이(유동?)을 안주 삼아 마시면서 수첩에 쓴 시입니다.
▷제목: 내 맘 속의 파란앨범(The Bluealbum in my Heart)
▶나는 이제 멀리 떠나가려 합니다.
▶당신이 생각하고 보고 느끼고 있던 그 많았던 일들 중에
▶하나의 추억으로 떨어져 가려 합니다.
▶이제 다시는 고국을 그리워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고국을 그리워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의 목소리와 모습을 떠올리며 그것을 대신 할 것 같습니다.
▶이곳 하늘에서 보던 별 자리를 당신도 볼 수 있을 겁니다.
▶그 위치가 다르다 하여 다른 별이 아닌 것처럼
▶우리는 항상 같은 것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봅니다.
▶내가 보던 당신의 그 순수한 모습과
▶내가 느끼던 당신의 그 아름다운 마음이
▶다른 이들은 어찌 보던 나와 같다 생각할 것입니다.
▶이제 나 떠난다하여 슬퍼하지 않으렵니다.
▶나의 마음속에 담긴 그 파란 추억의 사진들이
▶당신의 마음 속 앨범에 꽂혀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순수한 양같이 하얀 그 마음을
▶당신의 무채색의 백지와도 같은 그 마음을
▶파란색으로 장식하고 싶습니다.
▶당신 마음속에 담긴 파란추억의 앨범을
▶나는 친구라 부르고 싶습니다.
☞ 두번째 시는 위의 시를 쓴 후로 몇개월이 흘러 P의 안 좋은 소식을 들었을 때 쓰던 시입니다. 나중에 밝히겠
지만, 쾰른성당 앞 다리에서 술에 취해 자살을 시도하려다가, 지나가던 사람의 신고로 미수로 끄쳐 경찰서까
지 끌려 가 진술서를 쓴 유일한 동양-유학생이라고 신문(Die Zeitung)에도 날 정도였습니다.
(앞서 쓴 게시글-4편의 동양계 30대 중반인 아주머니의 보증으로 경찰서에서 나올 수 있었음)
훗날 안 얘기지만, 한국에서도 신문에 보도가 됐더군요. -_-+
아래의 시는 바로 진술서를 쓰고 나와, 와인을 마시며 촛불을 켜고 쓴 시 입니다.
▷제목: 젖어가는 종잇배
▶어제 강가에 나가 봤습니다.
▶누가 띄운 건지 모를 ...,
▶강 위를 떠 가는 종잇배를 봤습니다.
▶멍하니 키도 없이 그냥 흘러가는 것 같습니다.
▶나의 정신을 그 배에 실었습니다.
▶어디론가 떠나가고 싶은
▶정처없이 떠도는 나그네처럼
▶그렇게 모든 걸 그 배에 실었지요.
▶이 배를 따라 이제 돌아가고 싶습니다.
▶원래 내가 있어야만 했던 곳으로
▶그곳은 어두컴컴한 곳.
▶처음 내가 있던 저 머나먼 암흑으로
▶이젠 돌아가려 하는데 ...,
▶이제 이곳이 싫어졌어요.
▶그래서 돌아가고 싶습니다.
▶가족이니 친구니 하는 매개로
▶이 세상 왔건만
▶나는 아무것도 이루지도 주지도
▶못하고 떠나 간다는 것이 슬픕니다.
▶이젠 이곳이 싫어요.
▶그래서 돌아가고 싶습니다.
▶처음에는 이곳을 떠나간다는 것이
▶너무나 힘들었어요.
▶나를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슬픔과 괴로움을 주는 것만 같아서.
▶이내 맘이 걸렸었어요.
▶그러나 곧 난 깨닫지요.
▶그네들의 슬픔은 일시적인 것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란 것을 ...,
▶잘 있어요.
▶나를 더 이상 기억하지 말았으면 좋겠네요.
▶난 그네들에게 아무런 의미없는 그런 흘러 지나가는 종잇배일 뿐이니까.
▶지난 수년 수 개월간 나를 바로보며 품었던 기대와 바람은 이제 접으세요.
▶나 이대로 당신의 기억에서 영영히 떠날까 합니다.
▶당분간의 슬픔과 아픔이 닦치더라도 일순간일 거에요.
▶다시는 이곳으로 돌아오고 싶지 않습니다.
▶절대로 다시는 ...,
▶그 누군가를 향한 아쉬움와
▶못다 이룬 사랑를 안고 이제 떠납니다.
▶"배가 젖어 들어간다.
▶힘없이 물에 젖어 아래로 아래로
▶어두운 바닷물 밑으로 한없이 가라앉는다.
▶하얀게 물든 세상이여."
※ 이제 다 지난 일입니다. 한때 한 여자를 향해 모든 걸 걸려던 그 열정이, 이제는 오로지 나를 향한 독함으로
변합니다. 어떤 이는 독한 놈이라고 할지는 모르겠지만, 흐트러진 나의 지난 시간들 속에서 늘 회고하며 반성
할 줄 아는 존재는 만물 중에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인간 뿐이란 겁니다. 이미 다 지난 일입니다. 오로지 내게
남은 건, 나를 향한 투지입니다. 그래서 난 홀로의 서기를 택합니다.
독한 마음이 없으면 나 역시 이 곳에서 살아 남지 못할 테니까요. 한가하게 애정이니 따위에 마음 뺏길 생각은
아예 접으렵니다. <냉정과 열정 사이에서>만 모든 걸 논하렵니다. 'O or X'의 선택만이 남은 셈이죠.
정말이지 앞으로도 독하게 살아가렵니다. 그래도 <유학생활 이야기>를 쓰는 이유는, 반복되어지는 사람에 대
한 기대와 실망에 대한, 심난함을 조금이라도 다른 방향으로 떨쳐 버리고자 시작된 글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의 톡>에 오른 리플들을 읽다 보니, 새로운 취지가 생기더이다. 유학생활이란 그렇게 호락호락
하지 않다는 걸 보여줘야겠다는 ....,
님의 시를 읽어 보니, 저도 새삼스레 예전에 쓰던 일기장을 꺼내게 되어 지금도 웃음을 지으며 읽고 있습니다.
행복하십시오. 그리고 none님의 가정 가운데 늘 하나님의 축복이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 From, 홀로 아리아를 부르는 이름 없는 나그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