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수 없는 많은 시간이 흘러갈 즈음… 아주 오랜 침묵을 깨고 혁필이 말했다.
“우리 머리나 식힐겸 게임이나 할까요?”
“게임요?”
“네... 어린시절... 나 혼자 1인 2역을 했는데... 지금은 당신이 있으니 둘이서 하면 되겠군요.”
채연은 잠시 생각에 잠기는 듯 보였다.
“게임이라... 지난 번에 다락방에서 말한 그 게임말인가요?”
“아마도...”
“1인 2역이라… 당신은 어린시절 자아와 게임...”
“네...”
“잠깐만요… 그 자아는… 현실의 자아인가요? 아니면 꿈속의 자아인가요?
“네?”
채연은 깨달았다. 너무나 큰 진실을…
“이런… 왜 지금까지 깨닫지 못했지? 왜 계약에마 매달린거야… 바보같이…”
“채연씨?”
“그 게임… 꿈속에서도 했나요?”
“글쎄요… 하지만, 지금하려는 이 게임은 나 자신만의 게임이예요… 현실에서 한 거라고요. 자아와 게임을 했지는 잘 기억이 나질 않아요. 만약 했다고 하더라고… 그게 꼭 이게임이라고는 할 수 없어요. 저는 한가지 게임만을 하건 아니거든요… 항상 다락에 혼자 있었으니… 혼자하는 다양한 게임들을 했었다고요.”
“무슨 게임이죠?”
“시계보기 게임요.”
채연은 생각했다.
‘이건… 이사람 역시… 다양한 게임을 했다고 하면서… 계속 시계보기 게임 애기 뿐이잖아… 아마… 그는 이게임을 현실에서 한게 아니라… 어쩌면 꿈에서 한걸지도… 바보같이… 그것을 이제서야…’
그녀는 계속 생각했다.
‘그리고 같은 게임을 계속 하면서… 다른 게임을 하고 있었다고 믿고 있다니… 내가 너무 어리석었어… 그가 아는 게임은 이것 하나밖에 없어 틀림없어… 그렇다면… 게임의 법칙은 이미 알고 있었던 거야… 내 예상이 맞다면… 계약 내용에는 특별한 내용은 없어. 그렇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은 기억나질 않았던 거야. 다만 한 문장이 계약의 전부. 그것도 틀림없이 이 게임과 연관된…’
그녀는 그에게 말했다.
“당신이 지금 이 게임을 제안하는 것은 불명확한 기억들이 확실해 지고 있다는 증거예요. 그 게임방식과 계약과의 관계가 정확히 기억난 게 틀림없어요. 다만 그것은 꿈에서 기억이 완성되었을 뿐… 현실은 아니예요. 하지만 이 게임은 그 어떤 게임보다도 당신의 기억속에 깊이 각인되어 있으니까… 가장 필요한 지금 자연스럽게 기억의 저편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낸 거에요. 당신의 의지에 따라서..”
“하지만 만약에… 꿈에서 이 게임을 변형시켰을 수도…”
“아니예요. 그렇지 않아요. 꿈은 새로운 것을 창조하진 않아요. 경험한 기억들을 가지고 조합하는 것이죠. 자아와 한 게임은 당신의 기억에 깊이 각인된 게임방식 그대로가 틀림 없어요. 계약의 아주 중요한 핵심에 불명확한 게임을 차용할 리가 없어요.”
“그렇다면 나는 자아와 꿈에서 시계보기 게임을 외곡되지 않은 형태로… 했다는 말이군요.”
“네... 틀립없어요.”
“...”
“당신은 현실의 자아와 어떻 게임을 했죠.”
“8살…어린아이가 게임을 해봤자 별 수 있겠어요. 지난번에도 말했지만… 아주 간단한 게임이예요.”
“말해봐요. 이번에는… 지난번과는 달리… 새로운 방법을 제시할 수 있을 거예요.”
“그냥... 다락에 있던 죽은 시계를 가지고 자아가 아무시간이나 바늘을 돌리면 시간을 맞추는 거예요. 그리고는 다시 내가 시계를 돌리고 자아가 시간을 맞추죠. 그걸 못 할 사람이 누가 있겠어요.”
그녀는 여기에서 문제의 핵심이 되는 질문을 했다.
“승자에게 주는 보상은?”
“보상? 그건… 이긴 사람이 소원을 말하며… 진 사람이 들어주는 거죠?”
“예를 들면…”
“엄마의 속옷을 훔쳐 온다든가…”
그 순간 혁필은 말을 멈추었다.
“현실과 꿈의 경계를 어디까지라고 확신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분명한 것은… 게임에 소망충족이라는 것을 차용한 거예요.”
혁필은 계속 침묵했다.
“지난번의 자극몽에서… 난 그내용을 몰랐지만… 틀림없이 당신은 게임을 한게 아니라… 게임을 한 것 처럼 자신을 외곡했을 거예요. 무슨 말인지 알죠?”
“알 것 같아요.”
“하지만 이번에는… 당신이 왜곡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요. 그리고 이제는 왜곡을 해야할 필요성도 느낄 수 없고요.”
“외곡을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요?”
“네…”
“왜…?”
“왜 외곡하려 했죠?”
“그거야…”
그는 유채를 바라보다 얼굴을 붉히면 돌렸다.
“그래요… 나 때문이죠. 하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 없어요.”
“유채씨…”
“내말 잘 들어요. 게임에는 항상 보상이 있기 마련이죠. 당신은 틀림없이 게임의 승리에 대한 보상이 있었을 거예요. 그리고 그것은 소망총족의 형태를 나타낸 거고요. 그러니까 계약의 내용은 이거예요. ‘패자는 승자의 소망을 충족시며 준다.’ 더 이상의 계약은 없었던 거예요.”
“그런…”
“그러니까 당신이 이겼을 때 당신의 소망. 그게 열쇠예요. 지난번에는 실패했지만 이번에는 외곡시키는 매개가 없어졌으니… 그러니까 이번에는 당신이 게임에서 이기기만 한다면… 당신의 소망을 당신이 정확히 말한다면... 당신은 지금의 악몽에서 깨어날 수 있어요. “
“정말… 이번에는 성공할까요… 내 소망은 그렇다 치더라고… 자아의 소망은 모르는데…”
“당연하죠… 당신이 만든 게임속에서 아직까지 자아는 한번도 상신을 이긴적이 없으니까…”
“그렇다면… 뭔가 이상한데… 왜 항상… 내가 이기는 거죠?”
혁필은 고민에 바져 들었다.
“자아의 소원… 어쩌면 당신을 이미 알고 있을지도 몰라요. 틀림없이… 꿈속에서 그것을 다시 깨달을 거예요.”
“내가 항상 이기는 이유도 말인가요…?”
“네… 문제는 새로운 돌발상황에 대해 당신 스스로 대처해야 된다는 거예요… 그래서… 걱정되는 것은…”
“걱정되는 것은…”
“그 거래의 내용을 깨달았을 때…”
“깨달았을 때?”
“네… 만약 그 대가라는 것이… 나보다 더 중요한 것이라면… 당신은 계약을 계속 유지하려 할지도…”
“그럴 일은 없을 거예요.”
“그렇다면… 다행이네요…”
“걱정하지 말아요… 놈한테… 그냥… 당할 수는 없잖아요?”
혁필은 이제 마지막 남은 이 친구를 지키기로 결정했다.
“알았어요. 한 번 해보죠.”
“믿음을 가져요.”
혁필은 지난번 처럼… 수면제를 복용하고 자리에 누워서 잠에 빠져 들었다. 그리고 한참 시간이 흘렀다. 채연은 그러한 혁필을 계속 옆에서 지키고 있었다. 그렇게 계속 시간이 흐르고 어느새 새벽이 다가오고 있었다. 혁필은 계속 꿈속에서 갈등을 하며 식은땀을 밤새 흘리지만 잠에서 깨지않고 있었다. 그리고 결국 정오가 다 되어서야 혁필은 잠에서 깨어났다. 그는 아주 서서히... 눈을 떳다.
“어떻게 됐죠?”
채연의 다급한 심정과는 다리 혁필은 말이 없었다.
“혁필씨...”
“틀렸어요...”
“네?”
“이길 수 없어요...”
“...”
“놈이... 놈이 져주질 않아요...”
채연은 크게 당황했다.
“져… 준다니…?”
“이젠 어쩌죠...”
“방법을 찾아봐야죠...”
두사람은 한참을 아무 말 없이 그렇게 앉아 있었다. 채연은 혼자 중얼거렸다.
‘혹시… 숨겨진… 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