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전북 익산에서 일어난 이른바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의 진범으로 몰려 누명을 쓰고 10년 동안 옥살이를 했던 피해자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1심 선고가 13일 나온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5부(부장판사 이성호)는 이날 오후 2시 피해자 최모씨(36) 외 2명이 정부와 당시 가혹행위를 했던 경찰 반장, 진범 김모(40)씨를 상대로 낸 6억50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 선고기일을 진행한다.
이 사건은 2000년 8월10일 오전 2시쯤 전북 익산시 영등동 약촌오거리 부근에서 택시 운전기사 유모씨(당시 42세)가 운전석에서 흉기에 찔린 채 발견되며 시작됐다. 사건 발생 당시에는 진범 김모씨가 아닌 최초 목격자인 최모씨(당시 15세)가 기소됐다. 이 사건은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이라고 불리며 영화 '재심'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당시 수사기관은 최씨가 무면허로 오토바이를 몰다 유씨와 시비가 붙었으며 이 과정에 욕설을 듣자 격분해 오토바이 사물함에 보관 중이던 흉기로 유씨를 수회 찔러 살해한 것으로 조사했다.
이후 1심은 최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이에 항소한 최씨는 2심에서 징역 10년으로 감형받았고, 상고하지 않아 10년을 복역한 뒤 2010년 만기출소했다.
최씨가 재판을 받던 2003년 경찰은 진범이 따로 있다는 첩보를 듣고, 김씨를 긴급체포한 뒤 자백을 받아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은 기각했다. 석방된 김씨는 진술을 번복했고, 검찰은 2006년 증거불충분 등 이유로 무혐의 처분했다.
이후 최씨는 2013년 재심을 청구했다. 광주고법은 이를 받아들였지만 검찰이 항고해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받았다. 대법원은 재심 인용 결정에 대한 검찰의 재항고를 기각했다.
다시 시작된 재심에서 최씨 측 변호인은 "당시 경찰이 청소용 밀__자루로 폭행하는가 하면 조사를 이유로 수일 동안 잠을 재우지 않아 최씨가 범행을 인정했었다"며 강압에 의한 허위자백을 주장했다. 또 수사기관으로부터 불법 체포·감금당한 사실, 재판 뒤 자신이 진범이라고 밝힌 사람이 등장한 점, 새로운 목격자의 진술 등을 토대로 실체적 진실을 밝혀달라고 호소했다.
결국 재심을 심리한 광주고법은 2016년 11월 살인과 도로교통법 위반(무면허) 혐의로 기소된 최씨 재심에서 살인죄를 무죄 판결하고, 도로교통법 위반 무면허 혐의만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살해 동기와 범행 등 내용에 객관적 합리성이 없고, 허위 자백일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고 밝혔다.
이후 최씨는 총 8억6000여만원의 형사보상금을 지급받았고, 이 중 10%를 진범 검거에 도움을 준 황상민 전 군산경찰서 형사반장에게 기부하기도 했다. 이와 별개로 최씨는 이 사건으로 손해배상 소송을 낸 상태다.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의 진범으로 2017년 4월 뒤늦게 잡힌 김씨는 강도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씨는 1·2심에서 모두 징역 15년을 선고받았고, 2018년 3월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