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친이랑 사귄지는 올해로 9년째야 중간에 3년 헤어진 적 있고 또 1년 반 연락 안 된 적 있는데 남친이 그냥 쭉 사귄걸로 하재서 9년째라고 하는 거임 ㅋㅋㅋ
우선 내 남친은 정말 완벽해... 그냥 내가 본 사람 중에 제일 완벽하고 덕분에 다른 남자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아 정말 다 잘하지만 그 중에 가장 잘하는 게 농구임
이건 농구 지역 대회가 있던 날 (고 1 때니까 3년 전) 얘기임
그때 한참 뜨거울 때라서 (날씨 말고 우리 사랑이) 거의 매일같이 새벽 네다섯시까지 전화하고 톡하고 그랬었단 말이야 농구대회 전날도 마찬가지였음 그때 통화하다가 걔가 "이따 대회 때 음료수 들고 오는거다 너" 이랬는데 내가 장난으로 "음료수? 너가 나 주면 안 돼?" 했는데 걔가 "경기는 내가 뛰는데..." 이러면서 웃고 그랬음
근데 경기시간이 9시 시작이라는거임; 그때 전화하던 게 4시인데 ㅋㅋㅋ 그래서 내가 빨리 자자고 그러고 일어났는데 11시더라?...
진짜 속으로 온갖 욕을 다하면서 최대한 빨리 씻고 꾸미고 11시 40분 정도에 엘베 타서 처음으로 폰 켰음
남친한텐 연락 마지막으로 온 게 7시 반쯤에 "지금 일어났다" 이거 톡 하나고 그뒤로 아무 연락이 없는 거임... 화나면 절대 먼저 연락 안 하는 애라는 걸 알아서 진짜 식은땀나고 장난 아니었음
그때 학교 대항 경기라서 남친네 학교 친구들한테 물어봤지 경기 이겼냐고 남친 지금 어딨냐고 했는데 남친 학교가 졌대... 진짜 빨리 기분 풀어줘야겠는데 걔 어디있는지도 애들 다 모른다하고 미치겠는거야 ㅠ
그래서 일단 그 경기 했던 체육관에 혹시나 하고 갔지 근데 문 잠겨있고 사람 아무도 없고 그래서 나 혼자 울면서 몸 굳어가지고 그냥 서 있었음
그 체육관 옆쪽에 그늘진 곳에 정자랑 벤치 쭉 있는 곳 있거든 그와중에 너무 더워서 그늘진 곳으로 감 근데 거기 벤치에 남친이 딱 앉아있는거야...
진짜 조카 무표정으로 나 쳐다보고 미동도 없었음 안그래도 무섭게 생겼는데 정색하니까 진짜 지릴뻔했어
그렇게 정적 흐르고 있는데 내가 울고 있었다 했잖아 걔가 왜 니가 우냐고 그러는거야 완전 빡친 목소리로
그래서 미안하다고 나 잠 많은 거 알지 않냐고 구구절절 해명해가면서 했는데 마지막에 "너네 학교 경기 져서 안그래도 기분 안좋을텐데 미안해" 이런식으로 말했음 ㅈㄴ 잘못된 선택이었어
걔가 그거 듣고 "그와중에 다른 애들한테 경기 어떻게 됐냐고는 물어봤나보네 니가 먼저 경기 응원 오겠다고 하지 않았냐? 혹시 니가 늦게라도 올까봐 애들 다 보내고 빈 경기장에서 혼자 기다리는 기분이 어떤지 알아?" 이러면서 물음표 살인 하는데 전부 맞는 말이라 할 말이 없는거야...
그냥 미안하다고밖에 못하지 계속 미안 진짜 미안 이러니까 걔가 포카리 캔 주면서 "니 주려고 한거니까 니가 갖다버려" 이러는거야 나보고 먹으라는 것도 아니고 갖다 버리라니요... ㅠ 걔는 나한테 그거 주고 바로 가버리고 나만 거기 남아서 계속 울었음
거기 벤치 앉아있다가 친구가 전화 와서 어디냐고 치킨 먹는데 남을 거 같다면서 오라길래 갔음 가긴 갔는데 막상 입맛이 없는거야 헤어질 거 같아서... 그래서 주객전도된 느낌으로 내 연애상담 장소로 바꼈음 거기엔 남친친구2명 내친구2명이 있엇고 다들 적극적으로 참여해줌
다들 내 잘못이 120퍼센트라면서 걔 정 다 떨어졌을 것 같다고 그러더라 남친친구가 남친한테 연락해봤는데 아예 폰 꺼놓은 것 같다고 그러고 기분만 더 우울해진 상태로 집 갔는데 계속 걔네가 남친은 나한테 마음 다 떴을 거라는 얘기가 머릿속에서 맴도는거임
그래서 카톡으로 사과 + '너가 더이상 나 안 좋아하면 그냥 헤어지자고 해도 괜찮다' 이런 내용으로 장문 보냈음 근데 보내고 몇분 안 있다가 갑자기 걔한테 전화가 오는거야
전화해서 대뜸 "너 어떻게 사람이 그러냐" (대충 이런 말이었던 거 같은데 잘 기억안남..) 이러는거임 근데 목소리가 약간 울먹이는 것 같길래 "너 울어?" 이랬는데 "나는 아무리 화가 나고 너한테 화를 내도 너한테 절대 헤어지잔 말은 안 꺼냈는데 넌 어떻게 그말이 그렇게 쉽게 나오냐고" 이러는거야
또 내 잘못인가 싶어서 아무말도 안했지 그랬더니 걔가 아까 내가 너한테 화내서 그런 거냐 그땐 너무 서운해서 그랬다 내가 잘못했다 제발 헤어지잔 말만 하지 말아달라 이러는데 그냥 더더 미안해지는거야...
그때부터 서로 울며불며 고해성사하고 내가 반성의 의미로 피자 사줌 ㅎㅎ 끝
참고로 남친은 엔프피 난 엔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