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이렇게 글 쓰는게 처음이라서 좀 어색하더라도 양해 부탁할게
나는 20살이고 자라오면서 가정폭력을 자주 겪었어
매일은 아니고 일 년에 한 두번 정도 부모님이 크게 싸우실 때면 아빠가 엄마를 때리곤 했어
평소엔 화목하다가도 아빠가 술 마시고 엄마랑 크게 싸우면 그렇게 되더라고
내가 7살 땐 엄마가 그것때문에 머리를 다쳐서 응급실에 실려갔어 그 때 피로 흥건했던 바닥이 아직도 기억나
10살 땐 싸우는 소리가 들려서 깼고 이모가 말리던 장면이 생생하고
15살 땐 나 엄마 오빠 셋이서 맨발로 도망치듯이 나왔던 기억이 있네
경찰도 가끔씩 왔다 갔었고
그 덕에 매일을 불안 속에서 살고 있어
오늘을 무사히 보낼 수 있을까, 오늘도 싸우지 않았으면 좋겠다
오늘 안싸웠다 다행이다 다음 날 되면 이런 생각이 무한반복되고
결국 싸우게 되는 날이면 크게 싸우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빠가 엄마를 또 때리면 어떡하지 하면서 몸이 덜덜 떨리고 식은땀도 나
글로 써도 표현이 잘 안되는데 떠올리기 싫어서 흘리듯이 쓰는 것도 있지만 정말 매일을 내가 봐도 심할 정도로, 병적으로 이런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아
그러다가 어젯밤, 내가 오빠한테 맞을뻔했어 그냥 흔한 남매들처럼 싸우다가
그렇게 위협을 당한건 오늘이 처음이 아니지만, 그래도 한 3년 전부턴 안그러길래 고쳐졌구나, 생각했어
아니더라고
그 땐 내가 어려서 뭘 몰랐다 쳐도 지금 성인이 된 시점에서 생각해보니까 사람은 변하지 않는단걸 깨닳았어
그리고 아빠의 폭력성은 자식이 닮는다는 것도, 특히나 아들은 더욱더
엄마가 옆에서 하지말라고 말려도 안듣더라 아빠 앞에선 꼼짝도 못했으면서
그 때 아빠가 화장실에서 나와서 왜그랬냐고 물어봤더니 오빠가 하는 말이 때리진 않았다 라고 하더라 그 말을 듣고 어이가 없더라고
그래, 때리진 않았지 하지만 한 마디만 더 했으면 때렸을걸
칼들고 위협만 하면 된건가? 그럼 범죄가 아닌게 되는걸까?
똑같은거 아니냐고 말했더니 비꼬지 말라더라
앞에서 위협하던 순간에는 무서웠지만 하는 말 듣다보면 어이가 없었어
아빠가 우리 둘 앉혀놓고 오빠한테 사람 절대 때리지 말라고 말하고 지금 이렇게 방에서 생각해보니까 참 막막하더라고
난 솔직히 오빠가 다신 날 때리지 않을거란 생각을 안해
사람 고쳐지지 않는다는걸 전부터 알았지만 오늘 절실히 깨달았으니까
그리고 아빠도 마찬가지로 죽을 때까지 싸우면서 엄마를 때리지 않을거란 생각도 안해
그래서 막막해
나는 폭력에서 벗어날 수 없는걸까?
살면서 가장 두려운게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세상에서 한 가지만 사라지게 할 수 있다면 그게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주저없이 폭력이라고 답할 만큼 폭력이 너무 싫어 트라우마도 심하고
근데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이 가족이라는게, 그것도 내가 힘으로 이길 수 없는 남자라는게 너무 막막해
엄마가 오빠를 혼내면서 엄청나게 화내시더라고
아마 자신의 딸만큼은 폭력에서 지켜내고 싶었고,
자신의 아들만큼은 폭력과는 거리가 먼 사람으로 키워내고 싶었겠지
느껴졌어 엄마의 서러움이, 엄마의 아픔이
엄마가 부모한테는 아무 말도 못하면서 왜 얘(글쓴이 본인)한테만 그러냐고, 얘가 만만하냐고 그랬더니
만만하대 그래서 그러는거래
평소에는 잘해줬어 싸울 때면 말을 막하는 성향이 있어서 아무리 잘해줘도 썩 좋아하진 않았어
근데 오늘 저 말 듣고 많은 생각이 들더라
평소에 잘해주면서도 저런 생각을 했겠구나, 자기가 화날 때면 위협해도 되는 사람이고 그냥 만만한 사람이었겠구나
이젠 상종하기도 싫고 오빠라고 부르기도 싫어 그냥 최소한의 예의만 지키면서 살기로 다짐했어 말그대로 정이 뚝 떨어지더라
남자들은 정말 여자를 아래로 보는걸까? 하면서 남자가 싫어지더라고 왜 한남이란 소리가 나왔는지 알 것 같았고
차별적 단어란거 알고 특히나 여기선 더 민감한 주제란거 아는데
이젠 남자란 존재가 두려워
연애 한 번 못해봤지만 벌써부터 두려워 남친마저도 잘못만나면 그 땐 정말 난 폭력을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까봐
답답해 어떻게 해야 폭력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매일을 생각하고 고민해봐도 답이 안떠올라
오빠는 커서 연끊고 산다 해도 엄마는 어떻게 해 엄마랑 단 둘이 살고 싶어도 아빠는 어떡하고
지긋지긋해 언제쯤 이런 생각 안하면서 살까
당장 부모님이 싸운다 해도 갈 데도 없고 돈도 없고
나처럼 가정폭력 당해본 사람들의 의견이 궁금해
폭력을 어떻게 대처하는지, 어디로 피해있는지, 어떤 생각을 하면서 살고 폭력에서 어떻게 벗어나는지
어떤 말이라도 좋으니까 제발 한 마디라도 해주면 안될까
성인이 되었는데도 이런 생각만 하는게 너무 답답해서 그래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