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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과 멀어지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쓰니 |2021.02.21 21:23
조회 25,164 |추천 26
안녕하세요.

내용은 제목 그대로 멀어지고 싶은 친구들이 있어요.

초등학생 때부터 친하게 지냈던 친구들인데, 이제 20대가 되었으니까 벌써 10년지기가 좀 넘었네요. 친하게 지내는 친구는 저 포함해서 총 3명입니다. 다른 두 친구를 A와 B라고 쓸게요.

저희는 초등학교 중학교를 같이 다녔는데, 고등학교는 A와 B가 같은 학교, 저는 혼자서 동떨어진 다른 지역의 학교에 가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A와 B는 둘이서 계속해서 친하게 지냈죠. 저는 Sns도 잘 하지 않고, 카톡도 종종 공지사항만 확인하러 들어가고, 잡담 연락도 안하는 성격이에요. 그러다 보니까 저는 고등학교 3년을 보내는 동안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연락도 잘 안하고, 멀어지게 되었습니다. 생일이 아니고서야 A와 B도 먼저 저에게 연락한 적이 3년 동안 손에 꼽았고, 서로 페북 프로필 사진을 바꾸면 좋아요만 누르는 정도였어요.

그런데 수능이 끝나고 나서부터 갑자기 A와 B가 저와 다시 가깝게 지내고 싶어하더라고요. 제가 원래 연락을 잘 안하는 성격인걸 아는 A와 B가 저를 3년동안 기다려준 것 같아요.

문제는 서로 다른 3년을 보내는 동안 저와 A, B의 성격이 너무 다르게 변했다는 거에요. A와 B도 각각 다르게 변했지만 두 사람은 그 과정을 함께 했으니까 잘 맞춰가면서 지낸 것 같더라구요.

갑자기 없었던 단톡방도 만들고, 일주일에도 몇 번씩 놀러가자며 부르고, 생일이나 기념일이 있으면 꼭 이벤트를 하려고 했습니다. 특히 A가 “10년지기 친구들” 타이틀에 많은 의미부여를 하는 편이에요. 생일 때마다 파티룸을 잡고 파티를 해줘야 하고, 1월 1일이나 크리스마스 같은 기념일에도 놀러가야 합니다... 방학마다 같이 여행을 가자고 하는 것도 그렇고요.

그동안은 어떻게든 두 친구와의 우정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는데, 사실 이제 제가 너무 지쳤어요. 공유하는 세상이 완전히 달라져버린 느낌이에요.

A와 B는 같은 고등학교를 다니다 보니까 공통된 인간관계가 많아요. 저는 혼자 다른 지역에서 다녔으니 당연히 A나 B가 모르는 친구가 많죠. 저는 친구들의 인간관계에 대해 전혀 아는 게 없는데 단톡방에서나 만나서나 A와 B는 꼭 둘만 아는 친구들의 얘기를 합니다. 다른 학교를 다녔으니 서운해 할 문제는 아니지만, 그 사이에 앉아서 멍때리다 보면 내가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다른 것도 얘기하자면 저는 여행을 가더라도 혼자 다니는 것을 선호하고, 대부분의 시간은 집에서 늘어져서 쉬는 것을 좋아하는 집순이에요. 혼자만의 시간이 아니면 쉬는 느낌이 아니거든요. 그런데 A와 B는 같이하는 활동에 너무 집착해요. 같이 여행을 가서도 문제입니다. 소비 습관이 너무 다르거든요. 저는 좋은 숙소를 예약해서 숙소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여행이 좋은데 A와 B는 하루종일 밖을 놀러다녀야 하고 다수결에 의해 제 의견은 언제나 묵살당합니다...

그리고 가치관도 많이 달라졌어요. 인간관계에 대한 생각, 연애관, 정치적인 가치관도 달라요. 서로 얘기를 꺼내지 않으면 될텐데 A와 B는 자신의 가치관을 공격적으로 드러내요. (사실 이 부분이 가장 힘들어요.) 예를 들어 B가 야당 지지자라고 한다면, B는 관련 이슈가 나올 때마다 “문재인 ㅈ극혐. 진짜 왜사냐?” 이런 식의 발언을 합니다. (그냥 예시에요.. 실제로 어느 쪽 지지자인지는 밝히지 않을게요ㅠㅠ) 처음에는 저도 그렇게 공격적으로 얘기하지 않는게 낫지 않겠냐는 식으로 얘기해봤는데 바뀌지 않더라구요. 의견 충돌이 생길 때마다 무논리로 나오는 B랑 몇 번 말다툼을 하다가 포기했어요. 이제는 그냥 대충 고개만 끄덕입니다.

서론이 길었는데 하여튼 제가 이제 많이 지쳤어요.

일부러 디엠 같은 것도 씹고, 단톡방도 잘 안읽고 그랬는데 친구들이 제 원래 성격이 그렇다고 알고 있으니까 신경 안쓰는 것 같더라구요ㅠㅠ 그래서 아예 생일 이벤트에서 빠지려고 하면 서운하다고, 10년지기 친구인데 이러는 게 어디있냐고, 제가 알았다고 할 때까지 계속 물어봐요... 실제로 시험기간 중간에 껴있는 생일인데 시험 끝나자마자 그 주 주말에 파티를 해야합니다.. 시험기간에 호텔 잡고 커스텀 케이크 예약하고....

여튼 몇 년 째 멀어지기에 실패하고 있어요.

A와 B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는 않은데, 자연스럽게 멀어지고 싶어요. 이게 제 욕심이고 친구들에 대한 기만일 수 있다는 건 알아요... 그런데 우정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는 친구들에게 굳이 손절당했다는 상처를 주고 싶지는 않습니다 ㅠㅠ

그리고 “어렸을 때의 내가 어렸을 때의 친구들과 잘 맞았을 뿐이지, 지금의 나와 지금의 친구들은 너무 달라져서 추억으로만 남겨두고 싶다”는 글을 봤는데, 정말 딱 제 얘기 같더라구요. 초등학교 중학교 때는 너무 즐거웠는데 지금은 잘 안맞는 친구들에게 억지로 지금의 저를 끼워맞추고 있는 느낌이에요.

글이 길었네요.

판에 어떤 식으로 글이 올라오는 지 몰라서 최근 글 몇 개를 읽어보고 형식을 빌려왔는데, 너무 두서없이 적은 것 같아서 죄송해요 ㅠㅠ 다른 분들은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하시는지, 아니면 제 상황에서 어떻게 하는 게 좋을 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ㅠㅠ










추천수26
반대수21
베플ㅇㅇ|2021.02.22 18:53
하하, 세상 많은 일들 중에 이해가 안 가는 일이 있으면 무조건 돈 문제를 결부시켜보세요. 그럼 정말 기가 막히게 이해가 될 겁니다. 친구요? 무슨 친구요? 그냥 둘이서 하기에는 돈이 부담되니까 호구 하나 데려다가 친구행세 시키는 거죠. 호텔 빌릴 때도 둘 보다는 셋이서 빌리는 게 싸고, 파티 할 때도 둘 보다는 셋이서 하는 게 돈 적게 들죠. 호구가 자기 의견 내세우면 다수결로 뭉개버리고, 호구는 돈 쓰는 역할 위해서만 필요한 것이니 대화 주제는 호구가 모르는 내용 열심히 이야기하구요. 그 둘에게 상처 주지 않을 방법을 고민할 필요가 뭐가 있을까요? 그 둘은 님을 친구가 아니라 호구로 생각하고 있는데요.
베플ㅇㅇ|2021.02.22 20:55
쓰니님이 친구들과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가 깊네요~ 깊은 고민 끝에 내린 결론 존중합니다. 그런데 기분 상하지 않는 거절은 없다고 보셔도 됩니다. 그 친구들 기분 상하게 하고 싶지 않다는 이유들로 원치 않는 관계에 질질 끌려다니시는 것 같아요. 저 역시 거절이 쉽지 않은데 보통 이 3개의 문장을 활용해서 거절하곤 합니다. 바쁘다 아프다 취소가 불가한 중요한 선약이 있다 저도 원치 않은 관계를 이 문장들로 7번 정도 거절을 하고 묻는 말에 필요한 말만 하니 이제 더이상 연락이 오지 않더라구요. 다시 연락오면 이제 그냥 차단하려고 합니다.(이분이 저에게 좀 큰 실수를 하셨고 전 이미 맘이 떴어요... 저보다 25살 이상 나이가 많으신 분이시라 대화로 조율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판단하여 내려 놓았습니다.)관계에 정답은 없지만 여러 조언들의 도움과 결단으로 자신만의 답을 만들어가시길 바랍니다. 응원드려요!
베플ㅇㅇ|2021.02.22 22:50
걔네들은 쓰니라는 '사람'과 친하게 지내고 싶다기 보다는 10년지기 친구 그룹 '컨셉'을 유지하기 위해 머릿수 채워 줄 사람이 필요한거 같은데... 솔직히 사진 찍어서 SNS에 컨셉질하는거 말고 의미 그대로의 친구는 10년지기 20년지기 이딴거 다 필요 없고 하루지기 한달지기라도 나랑 맞는 사람이 최고입니다 그냥 번호 바꾸고 연락 다 씹고 차단해요 걔네들이 무리 유지를 위해서 쓰니를 필요로 하는 한 자연스럽게 멀어지긴 힘들어요 왜냐하면 쓰니가 빠질 경우 둘 밖에 안 남기 때문에 그룹 형태가 깨지거든요
베플ㅇㅇ|2021.02.22 21:54
솔직히 인원수 채우려고 쓰니 이용하는 느낌임. 진짜 십년 친구라고 생각했음 쓰니가 소외받는다고 느끼게 안했어야지. 성향도 다른데 자기들 스타일만 강요하고. 이게 대화를 하나 잠수를 타나 결말은 똑같을 거 같긴 한데. 겹치는 친구 많은 거 아니면 차라리 잠수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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