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너무 답답한 상태로 살고 있는 40대 후반 주부입니다. 주위를 아무리 둘러봐도 저같이 사는 사람이 없는 것 같아요.
결혼21년차 남편은 신혼 때부터 줄곧 외도중인데 전 거의 시부모님과 함께 아니면 바로 앞, 옆 동. 그렇게 붙어 살았어요. 신혼도 즐겨본 적 없었고 가까이 살 땐 일주일에 서너번은 가서 시댁살림도 도왔죠. 아이는 아들만 셋이고 시댁이 가깝고 같이 살 적에도 애는 안보셔서 오롯이 저혼자 키운 셈이구요. 친정 가는 거 싫어하셔서 친정은 없는 듯 지내다가 최근에 아빠 암수술, 엄마 뇌출혈로 쓰러지셔서 혼자 가끔 왕래하네요. 다행히 형제가 많아서 일찍 시집온 저는 없는 듯 무슨 날만 챙기고 그리 살았어요. 결혼하고 몇년 후에 시아버지께서 간암 걸리셔서 십년넘게 투병하시다 돌아가셨구요. 그나마 가장 인간적이고 상식적이신 분이 먼저 가셨네요. 시댁은 아들 둘이고 둘 다 경찰대, 설대 출신의 소위 잘난 아들들입니다. 제 남편이 경찰대 출신 경간부죠. 인물도 좋구요. 그래서 시어머니(굉장히 특이) 기세가 등등하고 본인이 모든걸 좌지우지 하시려 하십니다. 아들들 밖에 모르고 손주들조차 안챙겨요. 아들셋 키우면서 학교 졸업입학 생일 어린이날 기타 등등 챙겨주는 법 없구요. 당신 아들 뭐 안챙겨줄까 그 잔소리는 엄청 하십니다. 그것까진 이해하려구요. 제가 일찍 시집와서 무조건 네네하고 살아서 여태도 절 만만하게 하대하시네요. 시어머니는 극우파이신데 항상 저한테만 전화하셔서 집회나 후원금이나 관련영상 볼 것과 앱을 깔라느니 강요하세요. 실상 큰아들은 좌파라 아들은 건들지도 못하고 며느리인 절 들들 볶아요. 뭐 이건 진짜 그냥 애교수준이구요. 에피소드로 책을 내도 열권은 쓸 듯 해요.
막상 남편이란 사람은 밖으로 도느라 남편노릇 아예 안하고 사는데 평일엔 7시에 나가서 늘 11시경 오고 주말 휴일에도 아가들 어릴적엔 게임, 당구, 포커 그런거 하느라 안들어오고 요샌 맨날 골프 간다는데 그것도 진짠지는 모르겠어요. 코로나로 누구는 재택근무하고 가족끼리 집에 같이들 있던데 저희집은 항상 아빠는 부재중이예요. 아이가 셋인 건 시집와서 시부모님께서 첫째둘째는 나이차 고려해서 이때쯤 낳는게 좋겠지 않냐 하셔서(저는 아이가 잘 들어서긴 해요. 일년에 한번이어도 생김) 낳았고 사실 항상 외도문제가 있었는데 둘째낳고 진짜 심각해서 헤어지려다 아이들이 어리고 전 줄곧 시댁에도 잘했고 잘못한 게 전혀 없는 게 너무 억울하기도 해서 계속 참았어요. 셋째도 뭔가 사이가 좋아지길 바라며 제가 원해서 가졌는데 임신중 시댁친정 어디도 환영받지 못했고 남편은 계속 외도해서 스트레스 정말 심했어요. 이틀에 한번은 두아들 모르게 새벽에 울곤 했더니 막내가 유독 여러 알러지를 갖고 태어났더라구요. 아토피에 망막도 이상이 있었고 못먹는 음식도 많아요ㅜㅜ 지금은 꾸준히 관리해주고는 있어요.
묵묵히 참고 제 할일 잘하면 돌아오리라 생각한 건 완전 착각 중에도 대착각이었어요. 현재는 진짜 십년넘게 생과부로 살고 있고 딱 생활비만 주면서 나가고 들어오고 어딜 가든 오든 아무 연락도 톡도 없어요. 함께 하는 일상은 아예 없다고 생각하면 돼요.
아이들이 이제 대학생, 고등학생, 초등학생인데 그나마 제가 티 안내고 살려고 애썼고 아빠는 항상 없는 바쁜 사람으로 인식시켜 놔서 성격들은 착하고 저한테도 잘해요. 절 웃게 해주는 존재들이죠. 속썪일 때도 있지만.
전 여자로서 아내로서의 인생은 완전 짓밟힌 상태구요. 최근 수술하고 쓰러지신 아빠엄마께도 연락 한번 안하는 남편입니다. 결혼생활 중 친정에 전화한 게 다섯번도 안될 꺼예요. 친정부모님들은 무르고 순해빠진 분들이고 전 시시콜콜 제 상황을 얘기하지 않는 입이 무거운 딸이라 자세히는 모르시고 그저 잘하진 않나보다 정도로 아세요. 친정부모님도 제게 힘이 된다기보단 제가 도와드려야 될 입장이라 기댈 곳이 없네요. 아이들과 웃는 것 외엔 제 인생이 드라마같고 당하기만 하고 살아서 반격할 무언가도 없어요. 화를 크게 내본 적도 없는 성격이고 충격받으면 부들부들 떨고 말 못하는 ㅜㅜ
이젠 자기멋대로 관계를 정리해버리고 딴집살림 하는 듯 살고 있는 남편을 폭로라도 하고 싶었어요.
남자로서 정말 비겁한 사람 같아요. 헤어지자고 깔끔하게 하는 것도 아니고. 솔직히 애들셋 다 오롯이 제가 키운 것과 다름 없으니 그냥 편하게 애들하고 집관리나 저한테 맡긴다치고 본인인생 즐기는 거예요. 제가 시아버지 편찮으실 때 어떻게 했는데 저러나 싶고. 아버님 돌아가실 때 저한테 미안하다 하시더라구요.
시어머니나 남편은 같은 성격입니다. 시어머니 저 이렇게 사는 거 모르시지만 예전에 크게 터졌을 땐 코앞에 살아서 보셨는데도 모른 척 하시더라구요. 오히려 임신7개월 때 일주일간 제가 전화없이 안갔다고 자정 넘어 문자로 심한 말 하신 분이예요.
저는 남편이 왜 이렇게 사는지 이해가 안되네요. 본인만 정상적으로 살면 조금만 가정에 충실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텐데.
현재 세아이 사교육 전혀 안시키고 월급 360~380. 그 중 자기용돈 70떼어가요. 부수적인 수입이나 월급 명세서 본 적 없구요.
마통 쓰는 거 몇년전에 알았는데 안보여주고 카드 사용내역서나 모든 명세서 회사로 받아서 전 아예 모르네요. 그냥 딱 주는대로 살고 애들 먹이고 그럼 남는 것도 없어요.
전 상황이 조금이라도 나아지길 원해서 제 잘못은 전혀 없어도 달래주고 다가가기도 수십수백번 했지만 지금은 그만뒀어요.
그래서 옷깃도 스치지 않고 지낸 지 1년 넘었고 뭐 이전에도 거의 생과부였으니까요.
가만히 돌이켜보면 명백하게 본인이 잘못해도 단한번도 미안하단 소리를 안해서 불편한 게 싫은 제가 늘 풀어줬어요.
지금은 들어오면 숨통 막히는 기분인데 애들 앞에선 아무렇지 않은 듯 행동해요. 속은 이미 수년전에 다 썪어 문드러졌지요.
겉모습 번지르르하고 사회적 지위는 있을지언정 실상 가정에, 죄없이 열심히 산 배우자에게 악당이라는 거 밝히고 싶었어요.
남들에겐 한없이 잘하는 것 같은데 저는 그런 모습조차 너무 소름끼칠 지경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