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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주의]서른한살이 쓰는 중학교 시절 은사님에 대한 이야기

힘들어요 |2021.02.27 13:02
조회 223 |추천 1

안녕 얘들아 글솜씨없는 서른한살 먹은 늙은이 얘기 좀 와줄래?

 

나는 대구에서 학창시절을 보냈어. 설레고 두려운 마음으로 달서구에 있는 성서중학교에 입학하게되었지.

2004년 3월, 나의 은사님을 만나게 되었어

14살의 눈으로도 그렇고, 지금 기억을 짚어보면 그때 선생님은 20대 중후반? 많아봤자 30대초반 이었던거 같아.

선생님은 나의 담임선생님이자 영어담당이셨고 다른 여자선생님들보다 큰 키에 항상 카리스마있는 눈빛과 말투로 당구큣대같은 굵은 몽둥이를 들고 우리를 가르치셨지

 

 내가 선생님께 배운 많은 교훈들 중 몇가지만 소개해주려고해

 

1. 중학교에 올라와 처음 맞이하는 체육대회에서 우리반 친구들은 열심히 응원가도 만들고 반티도 제작하고 여러 운동종목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 열심히 준비를 했고, 우리반은 1학년반 중에서 전체 2등을 하는 좋은 성적을 거뒀고, 우리반 아이들은 평소에 무뚝뚝하고 무섭던 선생님이 어떤 칭찬을 해주실까 너무 기대에 차있었지

선생님이 종례를 하기위해 들어오셨고 어두운 표정으로 전원 책상위에 올라가 무릎꿇고 앉으라고 하셨어. 친구들은 무슨일인가 어리둥절하면서도 선생님의 말씀이니 모두 책상위로 올라갔고 그 뒤 선생님은 굵은 몽둥이로 우리반 아이들 전원의 허벅지를 체벌하셨어

그리곤 이렇게 말씀하셨지

"너희가 얼마나 체육대회를 엉망으로 준비했으면 우리가 왜 1등이 아니라 2등을 해야하지? 너희는 정신상태가 그따구밖에 안되니? 정신이 있는거야 없는거야 너희들 쪽팔리지도 않니?"

(물론 17년전 일이라 정확하진 않겠지만 내 기억으로 가장많이 하셨던 말이 '정신이 있는거야 없는거야, 쪽팔리지도 않니?' 셨어)

 

그렇게 나는 이 세상에서 열심히 준비한 과정과 친구들과의 소중한 추억보다는 무조건 1등을 해야한다는 소중한 교훈을 얻었어

 

2. 청소시간이었어. 요즘 중학생 친구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보통 장난기가 많은 시기아닐까?

빗자루를 들고 친구와 아이스하키 선수들을 흉내내며 테니스공을 가지고 장난을 치고있던 와중에 갑자기 반 친구들이 얼음처럼 얼어붙고 같이 놀던 친구도 모르는척 딴 청을 피우길래 왜그러지? 하면서 고개를 돌린 순간 교실 밖 복도에 서서 창문을 통해 웃음기 싹 가신 완전 무표정의 얼굴로 위에서 아래로 날 쳐다보고있는 선생님의 얼굴을 보았어, 그리곤 나에게 가까이 오라하셨지

굵은 몽둥이로 내 머리를 힘껏 내리치셨고 난 너무 아파 눈물이 찔끔 흘렀는데, 너무 억울한 마음에 청소 열심히 하다가 테니스공이 있어서 친구랑 잠깐 하키놀이한것이라고 말을 했고

그 순간 같이 장난치던 친구가 선생님은 보이지않는 각도에서 나를 보며 웃으면서 놀리길래 고개를 돌려 약올리지말라는 눈빛을 보냈는데, 그 순간 또  머리에 몽둥이가 날라왔고

선생님은 "이 못배워먹은 버르장머리 없는 새끼가 어디 어른이 말씀하시는데  싸가지없이 고개를 돌려, 넌 정말 안되겠다 나머지 전원 집으로 돌아가고 너 혼자 남아서 청소 다하고 교실에서 무릎꿇고 의자들고 있어"

나는 혼자 남아 교실 청소를 마무리하고 교실 뒷편에서 무릎꿇고 의자를 든 상태로 2시간동안 있었고 그 후 선생님이 교실로 와 반성했으면 가라고해서 집으로 돌아왔어

 

청소는 건강에 직결되는 문제니 청소하는 중에는 어떤 장난도 치면 안되고, 어른이 말씀하실때 고래를 돌리는 그런 못배워먹고 버르장머리없는 싸가지없는 행동은 하면 안된다는 교훈을 얻었어.

 

3. 중학교에 올라와 처음으로 시험을 치게 되었어. 영어시험시간에 영어듣기라는 것을 처음 하게되었는데 처음 겪어보는 신기한 시간이었지.

시험을 다 치고 집으로 가기 위해 종례를 기다리고있는데 갑자기 선생님이 나를 제외하고 모두 집에 가라고 하셨고 나는 또 혼자남게 되었어.

선생님과 나 둘뿐인 상황에서 나에게 물으셨어
"혹시 너 영어듣기시간이 장난이니? 너 영어듣기시간에 일부러 니 앞자리 친구 방해했니?"

 

 > 아니요 전 그런적 없어요

 

" OO이가 영어시험 후에 나한테 찾아와서 니가 영어듣기시간에 볼펜 탁탁 거리는 소리 두번내어서 단어 하나를 못들었다는데 그게 친구를 일부러 방해한거지 넌 머리속으로 생각을 하기는 하니?

니가 공부를 못하면 못하는거지 왜 엄한 친구까지 방해해서 앞길 망치려고 하니?"

 

 > 친구 방해하려고 한적 없어요 

 

" 됐고 교실 뒤에가서 무릎꿇고 의자들고 있어"

 

그렇게 나는 또 혼자서 텅빈 교실에 남아 두시간 가량 벌을 받고 집으로 돌아왔어

맞아, 영어듣기라는 생소한 경험에 내가 혹시나 무의식중에 볼펜소리를 내어서 친구가 방해가 되었다면 그건 그 친구에게 정말 미안한 일이고 잘못한게 맞아.

하지만 양심적으로 억울하다면 나는 결코 그 친구를 방해하기 위해서 악의적으로 볼펜 소리를 낸적이 없고 그 친구를 미워하는 감정도 결코 없었어

 

나는 이 일로 어떤 사소한 행동도 남에게 민폐가 되어선 안된다는 것과 공부를 못하면 그저 남의 인생을 방해하는 사람이 될수 있구나 하는 큰 교훈을 얻었어

 

그렇게 1학년이 마무리되고 종업식날 가정통신문(정확한 이름이 기억이 나질 않네 / 한 학년을 마치고 받는 서류)을 받고 기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갔어

가정통신문을 받을때 봉투에 담겨진 채로 절대 부모님께 드리기전에는 열어보지말라는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부모님께 바로 전달해드렸어

그리고 그날 저녁, 아버지는 불같이 화를 내시면서 나를 당장 거실로 나오라하셨지

영문도 모른채 나가보니, 어머니는 슬픈 표정으로 앉아계셨고 아버지는 정말 화난 모습으로 나에게 물으셨어

도대체 학교 생활을 어떻게 했으면 가정통신문에 선생님이 이런식으로 적어주냐, 아버지가 평소에 그렇게 열심히 교육했는데 이런걸 받아오면 어떡하냐는 말씀이셨어

직접 읽어보라시길래 나는 그제서야 안에 내용을 읽을 수 있었지

 워낙 어린 마음에 깊게 새겨진 내용이라 기억을 더듬어 적어볼게

 

 - 위 학생은 부족한 학업성취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교우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윗 어른에게 예의범절이 부족하고 태도가 불량함, 교정이 필요할것으로 사료됨 -

 

아버지는 내가 어릴적부터 동네어른분들께 빼먹지않고 인사하기, 식사시간 예절, 공공장소 예절 등 예의있는 사람으로 자라길 바라시면서 열심히 교육하신 분이고 항상 주위에서 내가 예의바르고 어른들께 공손하다는 말씀을 들으시면 너무나 기뻐하신 분이셔서 특히나 이런 가정통신문에 큰 충격을 받으셨던 것 같아.

 

나는 너무나 억울한 마음에 아버지께 이렇게 말씀드렸어. 선생님이 이렇게 적어놓은게 날 싫어해서 그런거같다. 나는 이런 말을 들을 만큼 학교에서 선생님과 다른 어른에게 예의없이 행동한 적이 없다. 이것만 믿지말고 내 말 좀 믿어달라며 아버지께 울면서 소리쳤어

 

내겐 이 사건이 정말 큰 트라우마 처럼 남겨졌어. 기록은 한번 남으면 지워지지 않는다는 것, 누구간의 평가로 나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큰 상처를 받을 수 있다는 것.

 

지금은 돌아가신 아버지가 투병 중이실때 단 둘이 얘기를 나눴던 적이 있어

아버지 혹시 중학교 1학년 때 그런 내용 담겨있어서 나한테 화냈던거 기억하시냐

물론 기억하고 계시더라고 

내가 울면서 당신께 억울함을 호소했던 게 너무 가슴 아팠다고, 내가 왜 먼저 아들 말을 들어보지 않고 서류에 담긴 글자만 가지고 그렇게 호되게 야단을 쳤을까 후회하신다고.

 

그래서 난

아버지 아들 지금 이렇게 잘 커서 좋은 회사도 다니고 어디가서 어른들이 참 좋아하는 예의바른 사람으로 자랐으니 혹시나 그런 생각들면 안하셔도 된다고 말씀드렸어

 

말이 생각보다 많이 길어졌네 혹시나 다 읽어준 친구들이 있다면 정말 고마워

이만 줄여야겟다.

 

2004년 성서중학교 1학년 담임을 맡으셨 던 나의 담임 선생님!

선생님은 14살의 저에게 앞으로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정말 많은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자신의 이익과 명예를 위해 자신보다 낮은 위치의 사람을 이용해야 한다는 것, 그 사람이 실수를 할 경우 나의 이익과 명예를 용서없이 내쳐야한다는 것

 

자신의 판단이 맞다고 확신한다면 다른 사람의 의견과 감정은 전혀 중요하지 않고 밀어붙여야 한다는 것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한 일만 가득하시길 기도합니다. 선생님

 

  

 

추천수1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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