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실방안 여기 저기를 뒤졌다. 어디 있는거야 도대체... 그리고 마침내 발견했다. 다섯개 묶음
으로 되어있는 비디오 테잎. 시리즈물인가?
침실방 침대에 누으믄 정면으로 티비가 보였는데 얼른 비디오테잎을 넣고 침대에 누었다. 베개
가 젖을까 한쪽팔을 베개와 머리사이에 넣고 한쪽손엔 리모콘을 들었다. 한참 공부를 할때 버
릇이 되었는지 난 새벽엔 쉬이 잠들지 못했다.
외부입력... 리모콘 플레이 버튼을 누르자 작게 테잎 감기는 소리와 함께 파란 화면이 나오기
시작했다. 요즘엔 대게 DVD 보지 않나? 어쨌든 우식이가 특별히 준비했다니 굉장히 기대가 됐
다. 게다가 달이가 놀란 선물이었기에 더더욱 궁금했다. 도대체 뭔데 그러는거야?
화면은 별다른 광고나 예고 없이 바로 시작되었다.
"우우-"
"헉...헉..."
시작한지 오분여만에 미친듯 키스를 퍼붓더니...시작...되었다... 그랬다... 달이가 놀랐던 이
유... 알것 같았다. 난 황당함에 웃음이 나왔다. 신혼부부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이 무언가 했었
다. 근데 이런거라니... 서우식. 그놈과 친해져야 겠다! 농담이다...;
스탑버튼을 얼른 누르고 테잎을 꺼내기 위해 가까이 갔다. DVD 비디오 플레이어에 이 테잎이
들어있으면 달이가 날 짐승으로 볼지도 몰랐기에... 표시나지 않게 앞으로 감아 놔야 겠다는
생각도 했다. 역시 난 수재!
그, 그런데 플레이어는 갑작스레 끼이익- 소리와 함께 멈추었다. 난 얼른 테잎을 꺼내기 위해
버튼을 눌렀다. 근데... 산지 얼마 되지 않은 플레이어의 문제인지 아니면 불법테잎이어서 그런
지 테잎은 나올생각을 않고 있었다. 쉽게 설명해 테잎이 안착(?)해 있는 상태가 아닌 나오기위
해 튕겨졌으나 나오지 못한 상태가 되었다. 어...어떻게 이런일이... 그리고 그때 뒤에서 인기척
이 들렸다.
"으음- 냠냠..."
"후우-"
땀이 나기 시작했다. 이런일로 달이에게 변태로 낙인찍히긴 싫었다. 난 정말 몰랐다고, 이 테잎
에 이런내용이 들어있을 줄은 몰랐다고 변명 할 기회가 올지도 의문이었다. 달이는 그저 날 변
태라고 인정하고 말 것이다. 그렇다고 내일 아침 플레이어를 들고 회사에 나갈 수도 없는 일이
었다. 제발 내일은 달이가 바빠서 집에 없어주길 바랄뿐이다. 내일 회사에서 일찍 돌아와 고쳐
야 겠다.
잠이 쉬이 올것 같지 않았다. 안그래도 새벽엔 잠에 들지 못했는데... 후우... 방금전 샤워를 했
음에도 땀이 비오듯 흘렀다. 그리고 그날밤 난 달이에게 짐승,변태로 낙인 찍히는 꿈을 꾸었다.
아침일찍 달이를 학교에 데려다 주었다. 4학년이어서 그런지 공부도 더 열심히 하는 듯 했다.
물론 남들하는거에 비하면. 아니 당장 나와만 비교해도 좀 많은 차이가 있었다. 달이는 공부를
많이 싫어했다. 정말 많이...
어제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정신 없었다. 5월 초 출시를 앞둔 프린시펄리티즈의 모터쇼 때
문이었는데 오늘은 쇼 진행을 담당하는 팀과 회식이 있었다.
"오늘도 늦어?"
"응. 어쩌지... 회식이 있는데..."
"알았어. 할수 없지 뭐..."
"일찍 들어가도록 노력할게."
"응. 일찍 들어오면 좋지만 일때문에 늦는 거니까 괜찮아. 술 너무 많이 마시지 말구. 알았지?"
"그래... 있다 일찍 들어가게 되면 뭐 사갈까?"
"언제 올지도 모르는데 괜히 기대되잖아. 그러니까 다음에. 다음에 일찍 들어오는 날."
"그래... 있다보자."
"응-"
1차 2차를 거쳐 3차로 단란주점에 들어오게 되었다. 약간 기분이 업된 정도의 상태만큼 취해
있었다. 그래서 달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우리 달이의 목소리가 너무도 듣고 싶었기 때문에...
그리고 난 그때까지도 기억하지 못했다.
"우리 반달곰 저녁먹었어?"
"취했구나-"
"아니야. 쪼-끔."
"어머 이사님 목소리 너무 귀엽다-"
"쉿!"
"옆에 여자도 있구나..."
"그럼 있지."
"예뻐?"
"그럼-"
"치- 나보다 더?"
"글세-?"
"이사님 너무 애교가 많으신거 아니예요? 누구예요? 여자친구?"
"내 반쪽이요!"
"뭐야- 나한테 전화해놓고 누구랑 얘기해? 너 많이 취했구나."
"아니야- 별로 안 취했어. 근데 아직 안자는거야?"
"응. 잠이 안와서..."
"잠이 왜 안와?"
"몰라. 술 그만 마시구 빨리 들어와라- 어?"
"들어오라구? 흠..."
"이사님 가실거예요? 저희 팀원들 이제 시작인데- 어우-"
"미안합니다."
-뚝-
달이와 통화하고 있었다는 것도 잊은채 들고 있던 핸드폰을 닫았다.
"정말 가시는 거예요?"
"아니 이사님 어딜, 어딜 가시는 겁니까?"
"미안합니다. 전 이만..."
밖으로 나오자 시원한 바람이 내 머리칼을 흩어 놓았다. 사실 내 머리는 심한 무스 남용으로 인
해 굳어있었다...; 후우- 달이한테 빨리 가야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