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놓을 곳이 없어 고등학교 때 종종보던 이곳이 생각나 말주변은 없지만 조심스럽게 조언구합니다.
20대 후반 여자입니다. 꽤 괜찮은 직장에 자리잡으며 이제 내 인생 피겠구나 싶을 때 만난 남자가 제 인생을 지옥으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만난지 얼마 안됬을 때 아기가 생겼고 좋은 모습만 서로 보일 때라 축복이다 생각하고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연애때 술자리를 함께 많이 해왔지만 잘 숨겨왔던 것인지 임신 5개월 때 부터 본성을 드러내기 시작한 이남자. 아직도 이 때 이혼하지 못한 제 자신이 한심합니다. 새벽까지 혼자 술먹고 있는 것을 제지하자 취한 상태로 이성을 잃어 극도로 흥분하며 자기 새끼 품고 있는 저를 머리끄댕이를 잡아 내팽겨치고 집에있는 온갖 물건을 던졌으며 쌍욕을 하며 패기 시작했습니다. 생명의 위협을 느껴 잠옷 바람으로 그 추운 날에 맨발로 아파트 계단을 내려가 길거리 벤치 밑에 몸을 숨기며 경찰이 오기만을 기다렸던 그 날을 죽을 때까지 잊을 수 없습니다. 경찰이 찾아가 분리를 시키자 저한테 전화해서 니가 나를 신고했다며 내인생 망쳤다며 죽어버릴꺼라고 여기서 뛰어내리겠다고 협박했을 때 그래도 내 배속에 있는 애기아빠인데 내 남편인데 하며 경찰분들에게 사람 살려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제가 왜그랬을까요. 이남자는 이 때 여기서 죽었어야됩니다.
술이 깨고 자기가 그랬냐며 정말 다신 안그러겠다 울며 빌길래 한 순간의 실수인줄 알았습니다. 근데 그 뒤로도 두달에 한 번, 세달에 한 번, 술을 마시고 저한테 욕을 하고 폭력을 하는 일이 이어졌습니다. 바보같이 저는 또 속아주고 또 속아주고 바보같이 다신 안그런다는 말을 믿었습니다. 있었던 모든일을 다 설명할 수는 없지만 술에 취한 남편이 무서워 문을 잠구고 있으면 문을 열려고 의자 같은 걸 던져서 문이 파손 된 적도 있었으며 경찰에 신고한 적이 4번, 재물손괴로 가정법원에서 알콜센터상담 처분도 내려졌습니다.
하지만 그 문제는 고쳐지지않았고 그나마 저는 남편에게 술을 못먹게 하거나 회식 같은 이유로 불가피하게 마시고 올 경우 집에 들어오지말라고 경고했고 그것도 못미더워 방 문을 잠구고 있는 방식으로 남편의 폭력을 피해 살아오고 있었습니다. 남편이 술을 먹고 들어오는 날 잠긴 방문이 나를 지켜줄 뿐 남편이 변한 건 하나도 없었습니다. 새벽에 들어와 계속 집에서 소리를 지르고 욕을하고 잠긴 방문을 덜컥덜컥 거리며 ㅅㅂ년이 문 또 잠궜네 ㅁㅊ년이 ㄱㅅㄲ ㅈ만한 ㅅㄲ 등 온갖 쌍욕을 듣는 공포에 시달리며 뜬 눈으로 새벽을 보내야 했습니다. 아이를 낳고도 남편의 행동은 달라지지 않았지만 최근 코로나로 인해 남편이 회식을 할 수 없었고 집에서도 제가 못마시게 하니 가정의 평화가 찾아오는 듯 했습니다.
그러다 둘째 소식이 찾아와 걱정은 됬지만 남편이 더 책임감을 느끼고 가정적인 사람으로 변할 거라 기대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수요일, 오랜만에 남편 회식이 있었습니다. 임신 초기라 2살 엄마 껌딱지인 첫째를 감당하기도 힘들고 졸음이 미친듯이 쏟아져 병든 닭처럼 아이를 보고 있는 저를 지나쳐 8시에 회식을 갔습니다. 많이 마시면 집에 들어오지말라고 신신당부했습니다. 아이와 자고 있던 도중 문득 눈이 떠져 시간을 보니 새벽 2시, 아직도 귀가 하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갑자기 불길한 예감이 몰려와 방문을 잠구고 오지않는 잠을 부르고 있었습니다.
3시가 넘은 시간, 도어락 소리가 들렸고 현관에서부터 쿵쿵 정신을 잃고 여기저기 부딧치는 소리가 났습니다. 그때부터 가슴이 두근두근 너무 두려웠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고성방가로 욕을 하며 소리를 질러대고 방문이 열리지않자 쌍욕을 내뱉었습니다. 방문이 혹시 열려버릴까봐 아이가 깨서 우는 소리가 남편을 더 자극할까봐 방 밖에 호랑이가 있는 것처럼 너무 두려웠어요. 아이 귀를 막고 토닥이며 깨지않도록 하고 남편의 분노가 사그라 들때까지 숨죽여 있는 시간이 너무 비참했습니다. 너무 눈물이 났어요. 왜 이렇게 살아야 되나 싶어서.......
다음날 또 기억을 못하는 남편,,, 남편의 폭력 문제가 계속 이어지며 저는 사실 우울증을 속으로 앓고 있었고 큰 맘 먹고 정신과 치료를 예약한 그날 임신을 알게되어 다시한번 잘 살아보자 마음을 다잡고 예약을 취소했었습니다. 오늘 남편은 저한테 계속 미안하다고 했지만 이제는 더이상 반복되는게 싫어요. 저는 순간 참고 있던 분노들이 터져 아이가 보는 앞에서 크게 소리를 지르고 집 안 물건들을 부시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지않으면 제가 터져버릴 것 같았어요 속에서 천불이 나고 너무 억울하고 분해서 머리를 벽에 수차례 박고 머리카락을 뽑아냈습니다. 아이는 큰소리가 나고 엄마가 울면서 날 뛰니 너무 놀래서 자지러지게 울었지만 도저히 아이를 안아줄 수 없었어요 저는 너무 흉측하니까요.
사랑스러운 우리 첫째 아이가 너무 불쌍합니다. 뱃속에서부터 아빠때문에 두려움에 떨었을텐데 이제는 괴물이 된 엄마까지 보고 자란 아이가 너무 짠합니다. 너무 똑똑하고 예쁜아이 정상적인 가정에서 태어났으면 넘치도록 사랑받았을 아이가 모자란 부모밑에서 보고 배울 것을 생각하니 너무 미안합니다. 그런데 이런 불행한 아이를 한명 더 만드는 것은 죄가 아닐까요. 태어나지 말았어야 된다고 생각하지 않을까요. 지금이라도 배 속의 아이는 지우고 첫째와 저의 삶을 위해 이제는 결정을 해야하지 않을까요. 모르겠습니다. 어쨋든 저는 나쁜 엄마가 되야되는 지옥 속에 살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는 것이 현명할까요.
+ 사실 너무 지금 힘든 상황속이라 글이 매끄럽지 않은 점 양해부탁드립니다. 친정에선 이런 폭력성에 대해서는 속상해하실까봐 아예 말씀을 안드려서 모르고 계시고 시댁은 제가 몇차례 이혼 얘기를 꺼내서 알고 계십니다. 시어머니는 처음 몇번만 많이 속상했겠다고 절 다독여주시며 좀 더 믿어주자며 한 번만 더그러면 자기가 직접 이혼도장 찍어주겠다고 하셨지만 자기 몸이 안좋으니 너희 싸운얘기 이제 너희끼리 알아서 하라고 남편한테 전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