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진짜 겪어본 사람만 알지. 나도 원래 고양이 무서워하는 사람이었음. 울음소리도 아기 울음소리같고 눈도 칼눈일때 너무 무섭다 생각해서 길고양이 보이면 가던 길도 돌아갈 정도로.. 어느날 집에 가는데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려서 소리나는 쪽을 돌아보니 앞발이 쥐덫같은 철제 집게같은것에 걸려 피를 흘리고 있었음. 가뜩이나 고양이를 무서워하는데 피까지 흘리고 있으니 섬뜩할 지경이었지만 너무 아파보였고 차마 그냥 못 지나치겠어서 “빼줄테니까 이리 와” 했더니 알아들은것처럼 절룩거리며 내쪽으로 다가오더라. 빼줬는데 상처가 너무 깊어 앞발 살이 덜렁거릴 지경이라 동물병원에 가서 처치를 해줘야겠다 생각했는데 고양이를 무서워하니 안을수가 없어서 입고있던 후드로 감싸려고 했는데 후드 펼치자마자 알아서 자연스럽게 후드 모자 안으로 들어옴. 얘가 진짜 사람말 알아듣는거 같아서 황당했음. 병원가서 처치하고 바로 다시 놔주려고 했는데 수의사 선생님이 앞발을 사람 깁스하듯 붕대로 둘둘 묶어놓고 ‘일주일뒤에 경과 봅시다’ 라니까 놔줄수가 있나. 결국 또 후드모자에 넣어서 집에 데려와서 먹이고 재우고 통원치료 하다가 완치돼서 이제 너네 집 가라고 현관문 열어주니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날 쳐다보더라. 동물도 표정이 다양하다는걸 얘를 보면서 알았음. 안아서 문밖에 내려놓자마자 여기가 우리 집인데 내가 가긴 어딜 가? 하는 표정으로 쏜살같이 집안으로 다시 들어오길래 걍 5년째 같이 살고 있음. 근데 얘가 진짜.. 날 맹목적으로 사랑해줌. 원래 동물이라는 존재가 다 이런건지, 자기 살려줬다고 얘가 유독 그런건지는 모르겠는데 이런 종류의 사랑은 경험해본 사람만 이해할거 같음. 사람한테서 받는 사랑과는 결이 다른 사랑임. 저 댓글 말처럼 타인이 보기엔 동물한테 발목잡힌걸로 보일수도 있고 허무하게 보일지 몰라도, 경험해본 사람한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특별한 인연이고 축복임. 우리 햇살이가 나한테 그런 존재이듯이 다홍이도 박수홍씨한테 그런 존재일거라고 생각함.
베플ㅇㅇ|2021.04.27 10:04
냥이 집사 입장에서 평생 고양이 똥만 치우며 살다 죽는다는 건 축복임.
베플ㅇㅇ|2021.04.27 18:11
실한 감자 맛동산 건져내는게 ㄹㅇ집사들한테는 업계포상인데 뭔소리야ㅋㅋㅋㅋ 오히려 모래 뒤져도 뭐 안나오면 패닉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