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면에 죄송하지만 말투는 친구한테 넋두리한다고 생각하고 편하게 쓰겠음
부모님에 대한 고민인데 많은 양을 짧고 굵게 설명해볼게
우리 부모님은 내가 8살 때 이혼하셨어
어린 나와 동생은 어머니를 따라서 외국으로 갔고
타지에서 여자 혼자 아이 둘을 키우는게 쉽지 않았지만
어머니는 이를 악물고 어떻게든 나와 동생을 키워냈어
나는 나름 전세계에서 알아주는 명문대에 입학해서 졸업하고
군생활을 위해 한국으로 돌아왔어
문제는 여기서부터인데 일련의 사건들은 많지만
굵직한 거 몇 가지만 이야기 해볼게
1. 내가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 부터 엄마는 돈을 빌리기 시작했고
100만원을 3번 빌리면 그 중 한번은 갚지 않았어
엄마에게 돈 이야기를 하려고 하면 연락을 받지 않기 일수였고
오랜만에 연락이 와서 안부 주고 받다가
돈 이야기하면 다음에 같이 준다고 하면서
또 100만원을 빌려가곤 했어
여기서부터 마음에 좀 걸리긴 했지만
엄마이기도 하고 나를 키우면서 무수한 고생도 하셨고
용돈 주는 겸해서 못 받으면 못 받은대로 넘어가기도 했어
2. 본격적으로 일이 터진 건 내 친구 때문인데
내 10년 지기 친구가 있는데 우리 엄마가 그 친구 어머니에게
2주 뒤에 준다고 하고 500만원을 빌려간지가 몇 년이 되었다고 하더라고
내가 알면 불편해하고 화낼테니 이야기 하지 말라고 했고
내 친구의 어머님은 나를 믿고 이뻐하셔서 별 생각 없이 빌려주셨다고 함
그 돈은 결국 내가 몇 달 고생해서 갚았고
내가 갚은지도 5년이 지났지만
엄마는 아직도 그 돈에 대해서는 나중에 줄게라고 말하셔
3. 아빠에게 하소연하듯이 엄마와의 일들을 이야기했어
아빠가 술도 담배도 안하시는 분인데
갑자기 술 한잔 하자면서 내가 5살 때 어렴풋이 기억하던 부부싸움과
부모님이 왜 결국엔 이혼을 하게 됐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셨어
자잘한 거 거두절미하고 큰 건이 3개인데
3-1, 당시 신촌에 아파트를 분양받았는데 집 담보로 투자했다가 집 날림
3-2, 내 친구한테 한 것처럼 엄마가 아빠 친구에게 1000만원 빌렸는데
엄마가 안 갚아서 친구가 아빠한테 말하자 너무 쪽팔린 나머지
아빠가 너가 직접 갚으라고 1000만원 줬는데 그 돈마저 엄마가 어디 써버렸대
그래서 아빠가 다시 1000만원 갚음 무려 95년도 일임
3-3, 아빠가 당시 회사 재무팀이었는데 당시는 월급도 현금으로 받았고
회사재무도 통장 및 인감으로 수기서류 작성으로 처리했다는거야
엄마가 아빠 몰래 인감을 훔쳐다가 회사돈을 빼서 다른데 투자했다가 날림
아빠는 이게 자기 잘못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려면
엄마를 경찰에 절도 및 도용으로 신고해야되는데
자기 애 엄마를 어떻게 고소하냐면서 본인이 메꿨대
회사에서는 다행히도 돈을 원상복귀 하는 조건으로
횡령죄는 적용 안하겠다고 했지만
신뢰를 잃어버린 직원의 퇴직은 당연했고
그 회사는 지금은 웬만한 사람은 아는 중견기업임
아빠는 젊었을 때 돈을 꽤 버셨다고 하셔
엄마가 막 사치하고 돈을 흥청망청 쓰는 건 아닌데
자꾸 투자를 한답시고 사기 당하고 망하고 그래서
날려먹은 돈만 95년 당시로 1억 정도 된대
마지막 회사돈 날려먹은게 너무 크리티컬해서 별거를 했고 그 뒤로 이혼하셨대
4. 장교로 군생활을 하고 있을 때 엄마가 찾아왔어
중국집에서 같이 점심 먹자고 하길래 갔는데
같이 사업을 하시는 분이라고 한 5명 모르시는 분들이 계시더라고
엄마 친구분들이니까 예의있게 인사하고
출신 학교, 출신 부대, 앞으로의 꿈 이런 것도 이야기하면서
그분들 말씀도 들어드리고 싹싹하게 잘했어
나중에 번호를 어떻게 알았는지 그분들이 전화가 오더라고
엄마한테 빌려준 돈이 너무 많은데 어떻게 내가 좀 도와줄 수 없겠냐고
그때 깨달았어 나는 엄마 이미지 메이킹에 이용된 거라는 걸
다른 사람에게 호감과 신뢰를 주기위해
좋은 학교 나와서 장교 생활 하고 있는 아들을 보여준거지
실제로 나중에 돈을 떼인 사람들이 나보고 책임지라고 하는 사람은 없었지만
그래도 엄마가 그랬는데 도의적으로 갚아줄 수 없냐고 물어보더라고
이 일 이후로 엄마가 사람 소개시켜주는 곳도 안감
4. 엄마에게 1000만원 정도 나가고 나서 아빠 말도 있고
더이상 밑빠진 독에 불 붓기 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 다음부터는 그 전에 돈들을 갚기 전엔 못 빌려준다고 했어
물론 대판 싸웠지 내가 너를 그렇게 키웠냐면서
휴일에 여자친구랑 저녁 먹으러 가는 길에 전화가 왔어
자기 갚을 돈이 8000만원인데 4000만원만 빌려달라고 하더라고
그럴 돈도 없거니와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단호히 이야기 했어
갑자기 나에게 쌍욕을 퍼붇기 시작했어
내가 너를 키우려고 30대 40대를 그렇게 희생했는데
너는 이기적으로 그렇게 나간다 이거지
이 강아지 소새끼 ㅅㅂ새끼 나가 뒤질놈
너 같은 걸 키운 내가 등신이다
차 안에 있어서 다 들어버린 여자친구도 나랑 같이 벙졌어
나중엔 그냥 끊어버렸는데 여자친구 폰으로 전화가 오더라고
여자친구도 많이 놀랐을텐데 자초지종 다 설명헀더니
어머니랑 만나는게 아니고 나랑 만나는 거라고 말해줘서
그 날 처음으로 품에 안겨서 펑펑 울어봤어
그 다음 날 엄마는 아무렇지 않게 전화해서 "아들 밥 먹었어?" 이러는데
나는 이후로 정이 많이 떨어졌고 엄마랑 관계가 소원해져서
한동안 연락을 잘 받지도 않고 하지도 못했어
엄마가 전화가 와서 쌀 사먹을 돈이 없어서 굶고있다고 해도
나도 돈이 없다고 하면서 절대 돈을 주지 않았어
당한게 있기에 엄마가 알만한 내 친구들에게도 미리 말해놓았어
5. 그렇게 연락도 없이 한 3년이 지났나
오후에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데
엄마가 느닷없이 전화가 왔는데 울면서 이야기하더라고
자궁암 3기라고 하더라
후... 일단 끊고 ㅅㅂ ㅅㅂ 거리면서
업무를 부랴부랴 끝내고 전화를 걸었어
수술비가 300이래
바로 보내줬어 일단 치료가 우선이니까
일주일 뒤에 항암치료를 해야된다고 해서
1년치 치료비 500을 또 보내줬어
그리고 중간중간에 계속 약값, 입원비, 차비
기타 등등등 해서 30, 40 씩 계속 보내줬어
도합해보니 3달 동안 1400만원이 넘어가더라고
적금도 깨고 반년동안 모은 돈을 거의 쏟아부었어
이제부터가 사실 고민인데
약값, 입원비, 진료비 등등등 돈을 계속 보내주는 와중에
어느 한 통화에서 예전과 똑같은 패턴의 거짓말이 딱 느껴지더라고
"돈을 오늘까지 안내면 이제 앞으로는 기회가 없다더라"
"오늘 4시까지라는데 안되면 어쩔 수 없이 그냥 집에 갈 생각이다"
쎄했지만 돈 바로 보내주고 대신 영수증 달라고 했어
너는 엄마가 아픈데 돈만 찾고 영수증 찾고 실망이다
하고 나쁜 사람으로 몰더라고 하지만
1. 돈을 지금 줄 수 밖에 없는 절박한 이유
2. 돈을 받자마자 잠수
몇 년전부터 돈을 받아갈 때랑 똑같았던 패턴이 보이더라고?
이런 생각을 하면 안되지만
나는 반년 동안 안 먹고 안 쓰고 모은 1200만원 안 아끼고 다 줬는데
이게 다 가짜였다고 생각하니까 너무 화가 나더라고
갑자기 병원비 더 보태보겠다고 퇴근하면 대리운전 가던게 너무 억울하고
도대체 어디까지가 거짓말이고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구분이 안 가더라고
내 생각엔 암은 진짜인 거 같고
수술비, 항암치료비 입원비 이런 건 진짜였던 거 같은데
몇 년 동안 쌀이 없어서 밥을 못 먹는다고 해도 돈 한푼 안주던 사람인데
아프다고 하니까 30이든 40이든 다 주다보니까
그게 좀 쉬워지고 편해져서 돈이 좀 필요할 때 핑계 삼아 한 거 같아
"엄마 혹시나 해서 이야기 하는건데
만약에 병원비 핑계로 나한테 거짓말 한거면 엄마랑 나랑의 인연은 거기서 끝이야"
너무 열받아서 이렇게 보냈는데
동생 말로는 엄마가 상처를 받았대
내가 생각해도 항암치료하고 있는 엄마한테 너무 심하게 말한 거 같긴 한데
입원비 영수증 보내는게 그렇게 힘들고 어려운 일인가?
그냥 받은 영수증 사진찍어 보내달라는 건데
수술비도, 항암치료비도, 입원비도 1200만원 보내주는 동안
한번도 영수증 달라고 한적이 없었는데
결국은 오늘까지 보내준다는 입원비 30만원 영수증 못 받았다
지금은 엄마가 연락 안 받음
지금까지 엄마한테 빌려주거나 대신 갚은 돈 1500 + 병원비 1500 = 약 3000
내 생각은 대신 갚은 돈은 조금 아깝고 병원비는 아까운 건 아닌데
나한테 병원비를 명목으로 속이고 불리하면 연락 안 받고
엄마가 아프다는 말조차 어디까지가 사실거짓인지 생각하게 되는 것도
집안이 이렇게 된 것도 이런 상황을 만든 엄마의 거짓말이 너무 싫다
하지만 이렇게 된게 해외에서 나를 잘 키우기 위해서인가 생각도 들고
실제로 나랑 동생은 엄마가 그렇게 빌려온 돈으로 성장했고
내가 지금 돈 버는 것도 사실 그 덕이 크기에
내가 엄마한테 이러는게 맞나 싶기도 해
짧게 쓴다는게 너무 길게 썼네 암튼 내 이야기 들어줘서 고맙고
돈이 뭐라고 아픈 엄마한테 저렇게 말한거는 반성하고 있다만
혹시나 내가 잘못하고 있는 다른 부분이 있다면 말해줘
사실 그냥 하소연이다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