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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글이야 지나가다가 한 번씩 읽어줭ㅇ

쓰니 |2021.06.27 19:37
조회 37 |추천 0

활짝 핀 아름다운 꽃 사이에 벌레들이 모여 꿀을 빨아먹는 모습이 마치 나 같았다. 아니, 정확히는 그 꽃이 나같았다.
다른 꽃들처럼 최선을 다해 아름답게 피어나 거리를 어여쁘게 꾸며놓았으나 그걸로 모자라 나의 단물마저 다 빨아먹는 그들이 환멸이 났지만 밀어내지 못하고 가만히 바람에 흔들리기만 해야했다.
부모님이 힘들 때 짐이 되지 않도록, 믿고 사소한 일을 맡기실 수 있도록 자라났고 그런 행동의 결과는 부모님께서 동생과 오빠를 두고 우리 중 나를 가장 믿는다는 말을 자주하시게 되었다는 것 뿐이였다. 물론 부모님이 나에게 의지하신다는 사실은 기분 좋게 만들었다. 그것은 나의 행동에 대한 칭찬이였으며 나름 노력한 긍정적인 결과이기도 했으니까. 하지만 때때로 이 말은 나를 옥죄어 왔다. 더 잘해야하며 부모님을 실망 시켜서는 안됐고 때로는 장난스럽고 애정 표현을 하는 사랑스러운 딸이, 때로는 철이 일찍 들어버린 믿을 수 있는 말 잘듣는 딸이 되어야했으니까. 점점 강박이 되어갔다. 솔직히 아무 말 안하셔도 내가 도와드릴 때도 많았다. 하지만 그 행동에 내 의지는 없었다. 부모님이 나로 하여금 조금이라도 빨리 끝내고 쉬시길 바라는 선한 마음이 아닌 그냥 나라도 해야할거 같다는 의무감에 주변을 둘러보고 나서서 도와드리고는 했다. 내가 원해서 한 것이 아님에도 '도와주는건 딸 밖에 없네' 라는 말을 들었을 때 기뻤으니까. 왜일까. 나의 의지와는 무관한 책임감에 반강제로 행한 그 행동의 결과인 그 말이 왜 기뻤던걸까. 가끔 그런 생각이 든다. 나는 그저 어떤 형태로든 사랑을 받고 싶었고, 그 칭찬이 나에겐 관심이고, 사랑이였던걸지도 모른다고.
내가 기를 쓰고 아름답게 피어나려고 한 이유도, 단물 마저 빨리고 있는 와중에 밀어내지 못하고 바람에 휘둘린것도 나에게 관심을 가져주지만 나를 지치게하는 그들이 환멸이 나는 동시에 그들은 나의 공허함을 조금이라도 채워주었기 때문이였을지도 모른다. 내가 간과한 사실이 있다면, 그렇게 받은 관심과 사랑은 내가 조금이라도 엇나갔을 때 그 행동이 더 극대화되게 만들어 날 더 못난 사람으로 몰아가게 된다는 것과 그런 사랑은 너무 작아서 이미 너무나도 공허해졌고 나의 마음을 채우기엔 역부족이라 앞 뒤 안보고 무리하게 그 관심만을 갈구하게 될 것이란 것, 그것들은 나를 갉아먹고 있었고 저 행동들은 결국 나를 무너지게 만들거라는 것이다. 나는 아직도 그 날을 잊지 못한다. 모든 것이 다 혐오스럽게만 느껴졌던 그 날이 밀어내지 못한 나의 행동의 결과였다는 것을.
이제 나는 그 누구도 미워해 할 수 없다. 잘못된 강박을 가져버린 나도, 그런 나를 몰라준 부모님도. 그냥 그저 인생이 처음이라, 그런 경험이 처음이라 몰랐던거라 생각하고 다시 시작할 기회를 제대로 잡고 싶을 뿐이다. 선택의 연속인 나날들에서 아무도 그게 답이라고는 안했지만 마치 그게 정답이라고 생각하고 그 행동들만 반복해왔던 나는 이제 믿는다. 내가 무슨 행동을 했든 내 인생 속 문제에서 내가 선택했기에 정답일 것이라고. 그리고 이 모든 기억의 굴레에서 벗어날 때쯤, 그 때의 나는 사람들을 마음껏 미워할 수 있을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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