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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저를 조현병 환자라고 말하고 다녀요

라이프 |2021.07.17 01:18
조회 847 |추천 1
15년 지기와 3년 동안 동거를 했습니다.

비혼 주의인 저에 반해, 친구는 뼛속 깊이 남자를 사랑합니다.
이 친구의 명언으로는 '똥차라도 있는 게 낫다', '레즈가 레즈인 이유는 꼬추를 맛보지 않아서다' 등이 있습니다.

작년부터 직장 동료가 자기한테 모성애를 기대한다며 퇴근 후 계속 직장 동료 얘기를 하고, 마음에 드는 남자 사장님의 카페에 출근 도장을 찍으며 '찻집 사장님은 구강 결핍이 있어서 말을 많이 하는데, 그게 좋다'는 등 만나는 온갖 남자들을 분석하고 판단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새벽까지 "사랑이란 뭘까?" 이러면서 사랑에 대해 저를 붙잡고 얘기를 하더군요.솔직히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너는 왜 사람을 판단해?"라며 돌려서 대화를 거부하다가, 슬슬 "분석하지 마", "나 그런 얘기 싫어하잖아" 등 직접적으로 친구와 장시간 얘기하는 걸 꺼리기 시작했습니다. 이 냔이 단타성 연애만 반복하고, 코로나로 인해 소개팅도 힘들어서 그런지 외로움에 미쳐버린 것 같더군요.

이때 친구가 직장 스트레스로 정신과에서 OMR로 하는 검사를 받았는데 편집증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때만 해도 친구가 타인을 가리켜 모성애를 갈구한다, 구강 결핍이다 등 분석하려는 성향이 반영되어 편집증이라고 나온게 아닐까? 하고 가볍게 넘겼습니다.

그러던 중, 제가 정말 좋아하는 친구 A의 사촌 B와 소개팅을 주선하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이 A가 너무 괜찮은 사람이라 B 역시 좋은 사람일거라 확신하고 속으로 만세를 불렀습니다. 

그런데... B를 만나고 친구가 이상해졌습니다. 이름만 대면 아는 유명 아파트에 산다는 B의 말에 공무원 직권을 남용해서 아파트 자가 여부 조회를 하지 않나, 세급 납부 내역을 떼보지 않나, 심지어 B 가족의 장애인 등록 여부를 조회해서 B도 모르는 가족의 병명을 알아보지 않나...

게다가 B와의 성생활을 얘기하고 싶어서 입이 근질거렸는지, '나 얘 벗겨봤는데... 근데 넌 이런 얘기 싫어하지?" 등 제 눈치를 보더군요. 이때마다 친구를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A 가족인데 그 사람 성생활 얘기를 제가 듣고 싶겠어요? 아마 이때부터 친구는 저한테 삐진 것 같은데 어디까지나 제 추측입니다.

아무튼 친구와 B가 술 마시고 B의 월급에 해당하는 액수만큼의 선물을 사들고 저희 집에 오겠다는 날, 저는 A에게 '이런 이런 일이 있었다'라며 일렀고, 친구는 이때부터 저에게 완전 등을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5개월을 말없이 지냈습니다. 계속 방문 앞에서 얘기하자고 대화도 시도해보고, 서운한 거 없냐고 물어도 대화를 거부하더군요. 친구와 같이 아는 다른 친구들은 '걔가 그럴 리 없다', '얼마나 성격이 솔직한 앤데 믿기지 않는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저도 처음엔 친구가 연애에 미쳐 저를 소홀히 한다고 생각하고 좋게 넘어갔으나, 결국 참다 참다 따로 살자고 했습니다. 말이 참다 참다지, 진짜 돌아버리는 줄 알았습니다. 따로 살자는 제 말에 친구는 이유도 묻지 않고 수긍했습니다. 나중에 들어보니까 저랑은 말도 안 하면서, 제 가족한테는 연락해서 자기 변호를 했다더군요.

하... 그 이후로도 참 저한테 쓰레기 짓을 많이 했는데... 피곤해서 줄입니다... 무튼 친구가 짐을 빼고 나서, A를 통해 그 냔이 자기 남친 B에게 제가 조현병이 있다고 무서워서 같이 살 수 없다고 얘기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심지어 남친한테는 자기 직장에서 스토킹/성추행 당하니까 이사를 고려해야 한다는 등 이상한 얘기도 했다는군요. 얘가 서류상 집주소가 저희 집이 아니고, 스토킹 당해서 이사갈 정도면 저에게도 언지를 해줘야 하는데 그런 게 없어서 구라 같습니다. (구라 같다는 건 제 추측입니다)

무튼 빡쳐... 할 말이 많은데 쓰다 보니까 졸리네요.

어쨌든 지금 B한테 네 여자친구가 네 서류 다 떼봤다고 폭로한 상태고, B는 제 말도 본인 여자친구 말도 믿지 못하는 상태고, 저는 폭로한 대가로 함께 아는 다른 친구들을 잃었습니다. (사실 정리하고 싶었던 친구들이라 크게 미련은 없습니다. 오히려 홀가분 하네요.)

그러나 저를 조현병 환자로 몰아가고, 네 돈 보고 접근한거 아니라고 우기는 친구가 괘씸합니다. (물론 B를 좋아하기도 했겠죠. 그러나 공무원 직권 남용해서 연애 초반에 서류 다 떼고, 노콘섹스해서 임신하면 애 낳고 미국 보낼거라고 한 게 사실이 아닌건 아니니까요. 그리고 보통 친구는 사랑에 빠지면 '야... 나 사랑에 빠진 것 같아' 하면서 막 자기 연애 얘기를 늘어놓는데, 얘는 '내가 어디서 이런 사람을 만나겠어'가 대화 내용의 주를 이뤘습니다.) 

구청에 공무원 개인정보보호법 위반과 품위 유지로 신고도 했었는데, 주변에서 제가 힘들까봐 만류해서 일단 취하한 상태입니다. 변호사 지인도 증거가 없는 싸움이라 무죄 나올 가능성이 높다네요. 물론 제가 그 주민센터 직원 일부의 평소 성생활을 친구에게 들어서 다 알고 있기 때문에 그다지 제 말에 신빙성이 없는 건 아니나... 그래도 이걸 사실과 대조하기엔 너무 개인의 사생활이라서 그 카드까진 빼들 수 없죠.

아니 도대체... 이딴 년이랑 15년을 우정 쌓고 3년을 같이 산 저는 얼마나 호구인 겁니까 ㅠㅠ 얘 말 철썩같이 믿고 있을 다른 친구들도 빡대가리 같고... 참내

그리고 무.엇.보.다 제가 지랑 연애 얘기하기 싫어하는 이유가 '질투심' 때문이라고 구라 쳤다는데... 우와... 제일 화나요. 아니ㅋㅋㅋㅋㅋㅋㅋ 지가 지 남친들과 잠자리에서 있었던 일 다 쏟아내는 것도 성희롱 같고, 무엇보다 제가 얘 전남친들 별로 안 좋아했어서 듣기 싫었던 건데, 질투심이라뇨ㅋㅋㅋ 이땐 진짜 주민센터 찾아가서 머리 끄댕이 잡고 싶었습니다(만 제가 체구도 작고 깡도 없으니...ㅠㅠ)

친구 A 한테도 창피해서... 어휴... 제 치부가 까발려진 느낌이에요... 친구 쪽에서 평소 제 모습을 과장해서 폭로하며 제가 정신이 불안정한 사람이라고 떼쓰는 것 같습니다. 서류 떼고 온 즉시 A한테 말하지 않다가, 일이 이렇게 되서야 털어놓은 것도 참... 저도 A에겐 그 년 못지 않은 끼리끼리 같아서 미안해 죽겠습니다. 

진짜 이런 일이 저에게도 일어나네요. 

부디 B가 훗날 '나를 찾아줘'의 실사판 남주가 되지 않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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