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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댁에서 잠못드는 새벽

ㅇㅅㅇ |2021.07.18 05:08
조회 26,789 |추천 41
시댁와서 온 몸이 간지러워 잠을 깨버린 새벽입니다.
온 몸에 진드기?? 가 기어가는거 같아서 머리 온몸 긁다 깨서 이 글을 쓰네요...

시댁은 아들둘 없는 형편에 키우셨어요.
배움 짧은 분들이 막일에 가까운 일하며 두 아들 장가보내고 이제 일 접고 둘이 사시는데 형편이 넉넉치 못합니다. 그래도 못사는정도는 아니라 지방 건물 두채 두고 세 받아서 겨우 한달살이 한대요.
(정확힌 모르지만 두 건물 합쳐 월 100~150 월세나오는듯. 지은지 30년 넘은 오래된 상가주택건물)

암튼 두 분 열심히 사셨지만 넉넉치않은 상황에
두 분 마음에 병이 들었어요. 어머니가 편집증이 먼저 오시고 아버님이 그로인해 우울증 치료 중이십니다.( 어머니는 치료 거부)
저흰 물려받을 생각없으니 두분이 고생한거 이제 편히 다 쓰시고 인생 즐기셔라해도 악착같이 아끼며 사시는데
저희한테 손안벌리고 열심히 사셔서 감사합니다.
그래서 이번주말도 제가 신랑한테 먼저 뵈러 오쟀어요.

문제는 너무... 지저분해요.
보이는건 깔끔하게 정리 잘 되어 있는데
지저분해요.
(여기서부터 비위 조심)

도착했을때 콩국수를 해주시겠다고 콩을 갈고 계셨어요.
(나가서 사드린다 했는데 더워서 안나가신다거)
근데 국수를 삶는 냄비가...냄비가 아닙니다.
설겆이 할때 늘상 싱크대에 두고 쓰는 스텐볼설겆이통.. 그것도 울퉁불퉁 표면 군데군데 검은때 껴있는...거기에 물을 팔팔끓여 국수를 삶아요. 저번네 같은 방식으로 행주도 삶으시더니.....
콩국수 위에 고명얹는 오이 써는 칼은 녹슨 칼.
저녁은 족발시켜 나눠먹는데 다 먹고 야채가 남았어요. 그래봐야 상추 한두장 편마늘조금 고추 쪽파조금..그래서 음식물 쓰레기 모은곳에 붓는순간 그건 버리지마라 쓸거야. 하시곤 가져가시길래 전 물기때문에 배달용기에 붙은 다 못버린 남은 채소 챙기는줄 알았는데 이미 음쓰에 들어갔던 상추까지 탈탈 털어 꺼내 챙기셨어요..
그걸보니 시댁서 음식 못먹겠단 생각이 ㅠㅠ
칼 냄비 주방도구 없어서 못쓰는거 아니에요. 있어도 저게 편하시대요. 쓰던대로 하시면서 편히 살자시네요.

신랑인 아들은 알지만 차마 뭐라 못하는거 같아요.
평생 고생하고 이젠 마음의 병 생겨 직접 모시지 못하고 이렇게 간간히 뵙는게 그저 죄스런... 제가 난리친 몇 가지만 겨우 전달 (담배피고 직후에 애기 안지말기 같은)

저흰 결혼3년차인데 부모님 마음의 병은 저희 신혼여행 다녀오고 한달 뒤 터졌습니다. 아마 그전부터 문제는 있었지만 늦은아들 결혼시키려 쉬쉬하며 두분이서 곪을대로 곪은거 같아요. 근데 신랑도 몰랐대고(서울에 혼자지내고 집앤 거의 안가는 아들이였) 제가봐도 그냥 평소엔 마음의 병이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아무튼 그런 상황이라 일일히 시부모님께 살림에 대해 뭐라하기도 그래요. 본인은 되게 잘한다 생각하시는 확고함이...ㄷㄷㄷ
몇번 티는 냈어요. 물에 잔뜩 젖은 화장실 수건 새걸로 갈아달라거나 김장김치 쓰레기봉투에 담아주시려할때 정색을 한다던가 올때 커피포트 따로 챙겨와서 물끓여먹고 물티슈 따로 갖고와서 쓰고..
근데 모든걸 싸들고 올수는 없으니 이불엔 소독액 뿌리고 누웠는데 지금 온 몸이 간지러워요 ㅠ
실제 베개는 뭐랄까.. 머릿기름이 잔뜩 껴서 옆면과 색이 다른? 애기는 이불 매번 따로 챙겨들고 옵니다.
저 아기낳고 그래도 한달에 한번은 찾아뵙고 자고가는데
지금까지 시부모님 단 한번도 세수나 양치하는거 못봤어요. 자기직전까지 드시다가 그냥 주무시는...

그래도 사랑하는 신랑이 사랑하는 부모님이니 참아보려하고 제가 직접 모시고 살긴 싫으니 견뎌야하고
마음의 병때문에 일반사람과는 다르게 더 조심스럽구요
주변엔 친인척 지인 한분도 없어요. 딱 두 분뿐...
그래서 제가 일일히 건사할거 아니면 참는수밖에ㅠㅠ

ㅇ ㅏ 간지러워 오늘밤도 자긴 글렀네요ㅠ
이렇게 살아온 수십년인거 같은데 고칠방법이나 있을까요. 주변에도 챙피해서 어따 말도 못하겠네요..
추천수41
반대수10
베플ㅇㅇ|2021.07.18 05:17
제가 쓰니면 이불 싹 버리고 새거 사드리겠네요. 그리고 한번씩 갈때 남편보고 코인세탁이든 해서 이불 이며 침구 싹 빨아 오라고 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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