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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엄마가 너무 지칩니다

감사감사 |2021.07.21 22:41
조회 439 |추천 0
이제 서른 초반 여잔데 엄마와의 관계가 힘들어서 글 씁니다. 음슴체로 쓸께요.

울 엄마는 성공한 커리어우먼. 나는 세 자매의 장녀. 어렸을 적엔 조부모님이랑 같이 살아서 울 부모님 두분다 마음껏 일하고 다니셨음. 울 엄마 정말 착한데, 내가 보기엔 너무 답답하고 나랑 안 맞음. 그래서 난 엄마 앞에선 굉장히 무뚝뚝하고 단답형, 약간 공격적임. 동생들이 그러길, 내가 엄마를 약간 혼내는? 포지션이라고 함.

내 성격 평소에는 다정다감하고 예의 바른 편임. 어디 가서 한번도 나쁜 소리 들어본 적도, 미움 받아본 적 없음. 엄마한테만 이러는 지랄 맞은 성격을 고치고 싶은데 어떻게 맘을 먹어야 할지 잘 모르겠음.

내가 서운한 거는 나 어려서 엄마 너무 바쁘셨던 거. 생계가 어려워서 열심히 일한거면 어쩔수 없다 치겠는데, 우리 집은 원래도 딱히 돈이 없는 집은 아니었고, 엄마 자아실현 차원으로 일 하셨고, 성격이 워낙 무던해서 나나 동생들에게 큰 관심은 없으심. 그래서 장녀인 나는 동생들 육아도 많이 도맡아서 함.

그리고 감정 표현을 제대로 못하심. 내가 예민해서 감정의 폭이 넓은 성격인데, 엄마는 무던하셔서 공감을 잘 못해주심. 내가 화나거나 슬퍼하면 그런 생각 하지말고 즐겁게 힘내라고 하시는데 난 답답할 뿐임…아빠가 하듯이 그래, 힘들만 하겠구나 하고 한번 다독이고 가면 그냥 저절로 해결될 일들인데 엄마와 있으면 감정이 해소되는 게 아니라 억눌리고 무시당하는 것 같아서 내 맘이 답답함.

(암튼 나도 비슷해서 부정적 감정 있으면 잘 표현을 못함. 이 부분이 연애를 할때나 사회 생활을 할 때 내 약점임. 그래서 지금 남친이랑 같이 고치는 연습 중임.)

작년엔 그래서 엄마께 단도직입적으로 왜 그러시는지 여쭤봄. 외면하지 말고 좀더 공감해주시면 안되냐고. 그때 엄마가 하시는 말씀이 어려서 외할머니한테 받은 트라우마 때문에 갈등 상황이 일어나거나 누군가 감정이 격해지면 관심 끄는 방법을 배웠는데, 그게 자식들에게 나온 것 같다고 하심…

참…그런 거 생각하면 안쓰럽고…나보다 어린 나이에 애를 낳아서 일하고 성격 드센 시부모님 모시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도 들고, 그 덕분에 난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고 다른 방면으로 큰 스트레스없이 평탄하게 살아왔으니 잘해드리고 싶음.

평소엔 따로 살아서 전화만 하니까 사이 좋았는데 휴가철에 집에 와서 붙어 있으면 내가 꼭 신경질을 내고 엄마가 꼬리를 내리는 이런 패턴이 반복됨.

엄마랑 있으면 뭐가 하고 싶은지 자기 마음과 생각이 어떤지 자기주장이 없어서 답답함. 내가 버릇없는 말을 하면 나한테 그런 말 하지 말라고 한 마디 하면 될텐데, 내가 방에 들어가서 사과 드리고 대화하자고 끌어낼 때까지 그냥 뚱하게 있음. (누구랑 부딪히는 걸 원래 싫어하시는 성격임. 예전에 동생들 혼내는 것도 다 나나 아빠가 했음. )

또 너무 일만 하셔서 친구가 별로 없으심. 울 엄마, 참 성격 좋은데도 여자가 대부분 집에 있던 시절에 커리어우먼이셔서 외로우심. 그러니 이제라도 딸들이랑 재밌게 지내고 싶으신 마음 진짜 이해가 많이 가면서도…내가 한창 엄마가 필요할 땐 나도 외로웠는데 이런 못된 생각도 듬. 엄마가 옷이건 뭐건 사달라는 건 다 사주셨는데, 그게 고마우면서도, 그냥 아빠가 하듯이 하루에 얼마간이라도 내 이야기를 좀 집중해서 다정히 들어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음. 나한테 필요한 건 물건이 아니라 관심이었는데. 걍…내가 장녀이기도 하고, 성격도 예민해서 좀 응어리가 많은 것 같음. 나에겐 그게 상처여서 동생들은 안 외로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걔네 어렸을 때 내가 많이 데리고 다니고 얘기도 잘 들어주려고 노력함.

하…나도 다른 가족들이랑은 너무 사이 좋은데. 엄마한테 좀 너그러워지고 싶음. 옛날 일은 다 옛날 일로 하고 다 잊어버리고 남들한테 하듯이 엄마한테도 따뜻하게 대해주고 싶음. 대체 생각을 어떻게 고쳐 먹어야 할까요???

나중에 결혼해서 내가 혹시 배우자에게 이렇게 짜증낼까봐 걱정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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