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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지고 몇 년이 지난 후에도 계속 생각나는 사람이 있나요?

|2021.07.28 03:21
조회 66,512 |추천 117
헤어지고 난 이후에도 5년을 더 좋아했습니다.

처음엔 헤어진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렇겠지 하고 혼자 등산가서 울고, 운동하다 울고, 울면서 울고...

차차 나아지겠지 생각했습니다.

걷다가도 밥 먹다가도 일 하다가도 문득 문득 생각이 나면 그냥 꾹 참은 게 어느덧 5년이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시간이 약이라길래 그냥 가만히 기다리면 되겠지 싶었는데 그게 잘 되지 않습니다.

아주 바쁘게 일도 해보고, 다른 나라에서도 살아보면서 일부러 정신없이 지내도 봤습니다.

물론 헤어진 직후에는 하루에 열 번 생각나던 것이 아침 저녁으로 한 번씩, 또 하루에 한 번으로 점차 줄어들긴 했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생각이 나고 궁금합니다.

이제 벌써 5년이 지나갔습니다. 

도대체 몇 년을 기다리면 괜찮아지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죽은 사람이라 생각하면 나아진다고 해서 죽었다 생각했는데 문득 소식이 들려오니 죽은 게 아니구나 싶어 그 때마다 마음이 요동칩니다.

저는 원래 일도 빨리 빨리 해치우는 성격이고, 청소도 정리도 잘하는데... 

이건 너무 느릿느릿해서 답답하고 힘이 듭니다.

이렇게 천천히 마음을 정리하는 사람도 있나요?

혹은 모든 분들이 다들 그냥 생각이 나는데 꾹 참고 잊고 사는 건가요?

저는 이제 서른 한살이나 되어서 조금은 어른이 되었다 생각했는데...

이런 걸로만 따지면 아직은 웬 학생처럼, 어린 시절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것 같아 답답합니다.

이건 병인가요? 병원에 가서 상담을 받아야 하는 건가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덧붙여 씁니다.

글을 읽어주시고 댓글로 위안과 조언을 적어주신 분들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갑자기 댓글이 너무 많아져서 대댓글을 적기가 힘들어 글을 수정하여 덧붙입니다.

많은 분들이 남겨주신 것처럼 더 좋은 다른 분을 만나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더불어 코인도 주식도…(ㅎㅎ) 여러 조언 감사합니다.


스무 살 이후부터 세어보자면 총 다섯 번의 연애를 했습니다.

그 중 세 번째 연애가 제가 지금 말하는 사람입니다.

이후에는 짧고 긴 연애를 각각 한 번씩 했고, 이때는 길어봤자 몇 개월 넘지도 못했습니다.


어린 시절 아무것도 몰랐던 앞선 연애는 서로가 외모를 꾸미고, 달콤하고 재밌는 말을 하는데 치중했었습니다.

끊임없이 밀고 당겼고 생각도 어려서 많이 싸우고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세 번째 연애 때 운좋게도 가치관이 비슷하고 생각의 성숙 정도가 비슷한 사람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연인이기 이전에 사람으로서의 선을 지킬줄 알았고, 솔직했고, 변함없이 지속적인 애정을 표현해주어서 많이 신뢰했습니다.

만나는 동안 한 번도 싸우지 않았던 게 제게는 신기할 따름이었고, 물론 서운하고 토라진 적도 몇 번 있었지만 끊임없이 대화한 덕에 오히려 관계가 더 좋아졌던 기억처럼… 이런 미화된 기억 때문에 못 잊는 듯 합니다.


댓글에서도, 또 예전에 읽어봤던 글에서 ‘그 때 그 시절의 내가 그리운 것’이라는 구절을 봤습니다. 

그게 맞는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시절 저는 너무 찌질하고 마음이 좁고 멋 없는 사람이었는데 그 사람과 만나며 많이 성장했습니다.

나도 저 사람처럼 솔직하고 깊고 똑똑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에 제가 저를 많이 가꿨고 내적으로 많이 자라났습니다.

내가 이전보다 더 멋진사람이 되는 것을 체감했으니, 성장하는 제 모습이 그리운 것 같기도 합니다.


몇몇 분들께서는 다시 연락을 해보라고 하셨지만 그럴 수는 없습니다. 

2년 전 그 사람의 결혼 소식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살면서 영영 만날 수 없는 사람이 되었지만 저는 많은 분들이 그러는 것처럼 그냥 흘러가는대로 내버려 두려고 합니다.

그 시간동안 저를 위해 더 많이 투자하고, 또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서 다시 잘 지내보겠습니다.

많은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한 편으로 저와 비슷한 사람이 많다는 것에 안도되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했습니다.

모든 분들이 행복하게 안녕히 잘 지내시기를 기원하겠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또 많은 관심 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추천수117
반대수2
베플지나가는|2021.07.29 17:45
마흔 초반 아줌만데.., 십년이 넘게 생각나요 결혼전엔 힘들었는데 결혼 후..힘들진 않지만 문득문득 생각날 정도.., 남편을 사랑하지 않아서 생각 나는게 아닌.., 그냥 잊혀지지 않는? 그런사람요 웃기죠? 만날때도 힘들게 하더니 잊는것도 힘든., 지독한 거죠 뭐
베플|2021.07.29 17:55
코인을 해보세요
베플|2021.07.29 17:31
더 사랑하는 사람을 못 만나서겠죠. 아마 전 앞으로 못 만날 듯 합니다. 죽을 때에도 그 사람의 얼굴이 떠오를 것 같아요.
베플ㅇㅇ|2021.07.29 18:21
그거 걍 망상병임. 내가 슬픈 로맨스영화의 주인공이 된 망상. 나도 상대도 서로가 애절히 그리워하고 절절한 사랑을 하지만 어떠한 현실의벽에의해 갈라져있다는 망상. 현실은 그냥 만나면 치고박고 쳐 싸우다 다시 헤어짐. 그닥 사랑하는것도 아님. 과거와 망상은 미화되고 미화된다.
베플|2021.07.29 20:02
사랑하면서도 한번 만나고는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그리워하면서도 아니만나고 살기도 한다. 피천득의 인연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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