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결혼을 일찍한 편입니다. 남편놈이 연상이지만 남편도 일찍한 편이죠.
소개팅한 순간부터 결혼하자고 졸랐어요. 어린나이에 왜저러나 싶었지만 어려서부터 할머니 손에 커서 자기 가정을 꾸리고 싶다고 하길래 이해는 했습니다.
사귄지 2년이 안되었는데 줄기차게 결혼하잔 모습에 이제 사회초년생나이에 벌어놓은 돈도 없다 거절했지만 자기만 믿으라하길래 골인했어요.
연애때 신랑은 항상 늦게까지 데이트하고 헤어지길 아쉬워하고 집에서 전화오면 잘 안받고 집에 행사도 잘 참여를 안해서 별로 가족들을 안 좋아하는 줄 알았습니다.
결혼식날까지 2년반을 사귀며 저에게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 무난히 결혼했고 남들처럼 신혼에 대한 로망도 딱히 없어서 빨리 낳고 빨리키우자 하여 결혼6개월만에 갖은 아기가 벌써 27개월입니다.
그동안 신랑은 많이바뀌었어요 정확하게 임신중에 한번 할머니가 질병으로 대학병원에 입원하신 적이 있는데 그날부터 바뀌었습니다.
갑자기 효자가 되더니 할머니한테 애틋해졌어요..
신생아 지나고 50일이 되자 매주 일주일에 한번씩 할머니한테 갑니다. 출근전에 갈때도 있고 퇴근후에 갈때도 있어요. 할머니는 혼자사시는데 같은 아파트 같은동에 자식들이 계시고 요양보호사도 매일오십니다.
저희신랑은 혼자도 매일 일주일에 한번. 그리고 애기데리고는 2주에 한번 시댁을 갑니다. 집합금지 인원규제따위는 신경도 안써요.
그리고 평상시에 전화도 자주하고요 아주 애틋합니다.
제가 산후우울증으로 고생하던 시간
애가 하룻밤에도 12번을 깨서 아픈 손목을 하고 달래던 그시간에도 무조건 일주일에 한번, 복직후 애보랴 회사다니랴 바쁜 워킹맘인 순에도 할머니를 보러갑니다.
글쎄 일주일에 한번은 이해해주란 얘길 하실지도 모르겠는데
그외에도 그냥 항상 마음속에 할머니가 1순위입니다.
결혼전에 그랬다면 당연히 결혼안했을거에요.
산후우울증으로 너무나 힘들때 싸우다가 울면서 내생각은 하냐니까 할머니가 사시면 앞으로 얼마나 사신다고 그러냐 하더라구요
연애때 할머니는 85세셨고 지금은 90세십니다.
요즘엔 우울증으로 높은 건물만 올라가면 떨어져볼까 생각해요.
마음 다잡을 수 있는건 27개월짜리 아들 하나뿐입니다.
가족좀 더 먼저 생각해달라해도 되돌아오는 말은 할머니가 사시면 얼마나 사시겠냐에요.. 그런데 제눈엔 정정해보이십니다. 앞으로 10년은 더 사시겠어요. 당장 저는 오늘내일 합니다
어쩔때는 그래 내가 죽어서 과연 내가 할머니보다 먼저가는 꼴을 보여줘야 이사람이 정신차릴까 싶어요.
가뜩이나 야근이 많아서 집에 빨리오는날이 손에꼽는데 일주일에 하루는 할머니한테 가야하니 그날을 빼고 나머지날 일을하느냐 점점 야근이 심합니다..
그놈의 할머니의 사시면 얼마나 사시겠냐 너무 듣기싫어요.
할머니도 매일 우리손자 밥해줘라 빨래해줘라 하는 옛날분이시고요... 푸념한번 해봣어요... 당장 저부터 오늘내일하는데 우리신랑은 우울증이라는거 꽤병으로 생각합니다.. 너무 외롭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