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일로 친정엄마한테 서운해하면 안되나요??
ㅇㅇ
|2021.09.10 09:45
조회 20,662 |추천 168
친정엄마와 얘기를 나누다가 살짝 다툼 아닌 다툼이 있어서요
저는 30대 후반이구요..
연년생으로 2남 1녀, 3남매 중 막내입니다.
어렸을때 일이 문득 생각나 얘기하다가
엄마가 그럴 수도 있는거 아니냐며 하도 버럭하셔서
이 말 꺼낸 것이 그렇게 저한테 서운하고 화낼 일인지 여쭤봅니다
초등 저학년 때 일입니다 저때는 국민학교 였는데
아마 2학년쯤 됐던 것 같아요
당시 친정엄마의 남동생인 외삼촌이 갑자기 사고로 세상을 떠나셨어요
예상치 못한 사고라 연락 받자마자 엄마는 아빠와 서둘러 시골로 내려가셨구요..
다만 저희 남매들한테는 시골 외갓집 간다는 말만 하고 무슨 일인지 설명도 없으신 채로
셋이 집에 잘 있고 문단속 잘하라고 하고 그냥 가버리셨습니다
집에 초등 2학년, 3학년, 4학년 아이들 셋만 남은거죠
너무 놀래고 경황이 없으셔서 그러셨겠지만
집에는 먹을게 김치와 밥 조금 라면 한 박스 뿐이었어요
집이 그닥 여유롭지 않아서 비축용 식량도 없었구요
뭘 사먹으라고 돈을 주고 가신 것도 아니었고
부모님이 언제 오실 줄도 몰랐지만 막연하게 그저 하루이틀이면 오시겠지 싶었던 것 같아요
당시에는 핸드폰도 없던 시절이라 하루에 한 번 짧게 안부만 물어보는 전화가 다였어요
제가 받으면
밥 먹었냐? / 응 라면 먹었어
오빠들 잘 챙겨라 / 응....아빠 언제와???
글쎄..잘 모르겠는데..
게다가 집에 있는 밥은 금방 떨어졌고
밥할 줄은 모르니 그나마 라면 끓일 줄 알던 제가 삼시세끼 라면을 끓여먹었는데
그것도 3일 되니까 라면도 다 떨어져가는데 너무 물려서 못먹겠는거에요
그때도 아빠한테 전화와서 먹을 것도 없고 라면도 못먹겠다고 어떡하냐고 언제 오시냐고 했더니
잘 모르겠다고 며칠 더 있어야할 것 같은데.. 라고 말끝을 흐리시면서 끊으셨어요
너무 답답하고 배고프고 애들끼리 있으니 무섭기도 해서
1시간 거리에 사시는 친할머니한테 전화해서
울면서 엄마아빠가 외갓집 갔는데 안오신지 3일이 넘었다
집에 먹을게 하나도 없다, 배고픈데 어떡하냐고 했더니
할머니가 놀래셔서 일하다 말고 달려오셔서
저희를 보시더니 애들을 그냥 이러고 두고 가버렸냐고
가더라도 말을 하고 가야할 것 아니냐고 화를 엄청 내시고
밥에 국 반찬 해주시고 다시 일하러 가셨어요
부모님 오실 때까지 매일 들르셔서 밥에 빨래, 청소해주시면서 챙겨주셨구요..
엄마아빠는 한 3일쯤 더 있다가 오신 걸로 기억해요
장례치르고 외삼촌 주변정리 하셨다고
외삼촌이 쓰시던 가전제품과 살림살이 몇 개를 들고 오셨네요
그리고 엄마가 "밥이 있네? 니가 밥했어?" 이러셔서
할머니 왔다 가셨다고 하니 왜 불렀냐고 별로 안좋아하셨고
오빠들이랑 저랑 먹을게 없는데 어떡하냐고 했더니 아무 말 안하셨어요
그 날도 할머니가 오셔서 장례 잘 치뤘냐 여쭤보시고 별 말 안하셨지만
나중에 부모님한테 갑작스러워서 아무리 경황없고 슬픈건 알겠지만
어린 애들을 그냥 두고 가면 어떡하냐고 무슨 일 생기면 어쩌냐고 호통치신 걸로 기억합니다
지금은 저도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제 아이가 초등학생이 되었는데
외갓집 식구들 얘기하다가 갑자기 그 때가 문득 생각나서
그래도 엄마 심정 이해는 하는데 그렇게 애들 두고 가는건 너무 했다
학교 때문에 못 데려가더라도 뭐 사먹을 돈이라도 주고 가지..라고 했더니
그 때는 그럴 수 밖에 없었는데 어떡하냐
지난 일인데 별 것도 아닌 것 가지고 ㅈ1ㄹ1이다 하고 버럭하시네요
제가 괜한 말을 꺼낸 건가요??
물론 부모님도 당시 나름의 사정이 다 있었겠지만
솔직히 제가 애엄마가 되어보니 그 때의 대처가 이해가 안가긴 하네요..
- 베플ㅇㅇ|2021.09.10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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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여자라고 밖엔 할 수 없음. 동생이 급사해서 경황이 없어도 지 자식은 챙겨야지. 게다가 위에 오빠들은 손병신이고 2학년 딸보고 밥챙기라는 말하능 거 보니 사람같지도 않다.
- 베플ㅠㅠㅠ|2021.09.1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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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동생이 죽었다고해도 보통 이런 일 당하면 시어머니에게 자식들 부탁하고 갈텐데 님 어머니는 참 특이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