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잊을 수 없는 사람이 있습니다.
2.그녀를 볼 수 있어 위로가 됐습니다.
3.좋아합니다.
4. 그녀를 알게 되어 기뻤습니다.
5. 그녀가 행복하게 살아가길 바랍니다.
6. 그녀가 여기에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1.잊을 수 없는 사람이 있습니다.
몇 년 동안 끊임없이 그녀 생각이 떠올라
여기에 몇 자 써보려고 합니다.
그녀가 이 게시물을 읽었으면 좋겠어요.
저에게는 잊을 수 없는 사람이 있어요.
좋아해선 안 되는 사람이라는 걸 잘 알지만
저도 모르게 좋아하게 됐어요.
왜 좋아하게 됐냐고 하면 모르겠어요. 그저 그녀라서 좋았어요.
제가 그녀를 좋아하게 된 지는 아주 오래전이에요.
옛날 옛적에 라는 말로 대신하겠습니다.
옛날 옛적에 그녀를 좋아하게 됐지만
안타깝게도 좋아해선 안 되는 사람이고,
친해지는 것조차도 불가능한 사람이었어요.
제가 원래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것도 있어요.
그래서 그녀에게 말을 거는 것도 힘들었어요.
그녀에게 방해가 되는 건 아닐까. 그녀가 부담스러워하는 건 아닐까.
친해지는 것도 불가능한 일인데, 그녀에게 제 마음을 전한다는 건
터지기 직전의 시한폭탄을 그녀에게 떠넘기는 것과 같았습니다.
인간이 인간을 좋아하는 건 죄가 아니니까
속으로 좋아하는 것 정도는 허락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며
그녀를 떠올리곤 했습니다.
잊을 수 없었다는 말은 평생을 살아 보고 나서야 할 수 있는 말이지만
그녀를 좋아하던 당시의 저는 혼자서 이 말을 하곤 했습니다.
2. 그녀를 볼 수 있어 위로가 됐습니다.
그녀의 뒷모습을 잠시나마 볼 수 있는 날이면
그녀는 어떤 책을 읽을까, 어떤 꿈을 가지고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며 그녀를 쳐다봤습니다.
한 번은 뚫어지게 그녀의 뒷모습을 쳐다보는 저를 발견했어요.
제가 그녀를 보고 있다는 사실을 다른 사람이 알게 된다면,
그녀가 난처해질까 봐 이후로는 그녀를 쳐다볼 수 없었습니다
시간은 계속 흘렀습니다.
마주치는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언젠가 다시는 볼 수 없는 관계라는 걸 저 스스로 잘 알고 있었기에
우연히 그녀와 마주치게 되는 날이면 들뜨곤 했어요.
고맙게도 하늘이 도운 덕분에
그녀를 조금은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어요.
이렇게 그녀를 잠시나마 볼 수 있는 순간은 저에게 위로가 되었어요.
3. 좋아합니다.
가까운 사이가 아니고, 알고 있는 거라곤
이름과 나이 정도뿐인데도 좋아하다니, 신기한 일이죠.
좋아하면 안 되는 거 알면서도 시간이 지날수록 더 선명하게 좋아했습니다.
좋아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지만, 사랑하는 데에는 이유가 없잖아요.
저는 후자였어요. 이유가 없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사람을 받아들이는 게 가장 중요한 거라고 생각하기에
저는 그녀에게 기대, 실망, 환상 같은 건 없어요.
기대가 없으니 실망이 없고, 이유가 없으니까 환상이 없습니다.
상대에게 원하는 것도 없습니다.
아 있다. 원하는 게 하나 있다고 하면, 상대의 행복을 바라는 것.
영화나 소설에서 흔히 보는 클리셰 있잖아요.
어떠한 고난이 있어도
구렁텅이에 빠져 있어도
온갖 수모를 겪어도
불의의 사고를 겪어 눈으로 볼 수 없어도
영원히 걸을 수 없어 휠체어를 타고 다니더라도
시한부의 삶을 살고 있어도
죽는 삶을 선택하더라도
그 사람이라서 좋아하는 거니까 마음이 변하지 않는 이야기들.
과거부터 지금까지 이런 클리셰들이 사랑받는 이유를 알게 됐어요.
4. 그녀를 알게 되어 기뻤습니다.
그래도 이름과 나이는 알고 있으니까
횡단보도나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사람보다는 가까운 사이라고 할 수 있으니
이것만으로도 때론 저에겐 위안이 됐답니다.
좋아하던 그 당시부터 그녀를 잊을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해가 바뀌어도 여전히 그녀가 생각나는 걸 보니
그녀를 잊을 수 없을 거라는 그때의 제 생각은 틀리지 않았어요.
5. 그녀가 행복하게 살아가길 바랍니다.
직접 말하고 싶어서 몇 년을 고민했어요.
하지만 저에게 지금 많은 일이 겹쳐 있기도 하고,
전화기 문제로 그녀의 연락처가 사라졌고,
지금은 전할 수 없어요.
일이 끝나게 되면
시간 여유가 생기는 내년에
하늘이 도운 덕분에 내년에 그녀를 만날 수 있게 된다면
언제부터 좋아했는지 전부 다 말할게요.
그녀와 엘리베이터를 같이 타게 됐을 때
그녀의 전화번호를 알게 됐을 때
그녀의 옆자리에 앉게 됐을 때
얼마나 두근거렸는지도 말할게요.
그녀가 좋아하는 사람은 없었으면 좋겠어요.
그녀를 좋아하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그러니 그녀에게 연인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만약 그녀에게 연인이 있으면, 하고 싶었던 말을 전할 수 없잖아요.
전할 수 없으면, 슬플 거 같아요....
제 마음을 전할 수 없어도, 다시는 볼 수 없다고 해도
그녀에게 지금 연인이 있어도
그녀가 행복하게 살아가길 바랍니다.
하.. 행복하게 살아가길 바란다는 말. 제가 그녀에게 보냈던 말인데
하고 싶었던 말을 간신히 참고, 저 말을 보낸 거예요.
저 말을 보내면서 괴로웠어요.
6. 그녀가 여기에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익명으로 쓰는 분들을 봐서 저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썼어요.
이 장문도 간신히 시간 내어 쓰고 있는 거라서 쓰다 보니 엉망이네요.
최근 들어 답답하고 꿈에 그녀가 나와서 힘들었는데.. 쓰고 나니 조금 나아졌어요.
몇몇 게시글들을 읽어보니까 어쩐지 그녀가 여기에 있을 거란 생각이 들어요.
말할 수 없는 상황 같은 게, 어쩌면 그녀가 쓴 글이지 않을까.
글을 정말 잘 쓰네요. 글씨도 예쁘게 잘 쓰죠.
여기에 그녀가 있다면, 이 게시물을 읽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글 쓰는 거 처음인데 이것도 꽤 큰 일이네요. 그녀가 얼마나 괴로웠을지.
이어질 수 없는 사이라는 것을 잘 알아요.
단지 참아왔던 말, 하고 싶었던 말을 전하고 싶어요. 이게 전부입니다.
내년에 연락처를 알아내고 연락을 하고 만나서 모든 걸 다 말할게요.
그러니까 부디 저의 연락이 올 때까지만 기다려주세요. 바이러스 조심하세요.
댓글을 쓸 수 없는 점, 그녀에 대해 쓰는 건 실례이니까 쓸 수 없는 점 양해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