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성소수자를 위한 퀴어축제를 열어온 단체가 서울시에 비영리법인 설립 신청했으나 불허가 처분을 받았다. 해당 단체와 지지자들은 서울시가 밝힌 성기 묘사 제품 판매 등 불허가 사유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서울시는 행사를 주최한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가 포괄적인 책임을 지는 것이 맞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성 성기 모양 쿠키에 과도한 기준을 적용한다는 비판에는 '구체적으로 해당 제품을 지목하진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23일 서울시에 따르면, 불허가 처분 근거 중 하나는 '퍼레이드 행사 중 운영부스에서 성기를 묘사한 제품을 판매해 실정법 위반소지가 있는 행위를 한 사실이 확인됐다'는 것이다. 형법 제243조와 244조에 따르면 음란한 문서, 도화, 필름 기타 물건'을 반포·판매, 전시·상영하거나 제조·소지한 자는 처벌될 수 있다.
또 다른 비영리법인 불허가 사유로 △퍼레이드 등 퀴어축제 행사시 과도한 노출로 인해 검찰로부터 경범죄처벌법 위반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바 있는 점 △매 행사 시 반대단체 집회가 개최되는 등 물리적 충돌 예방을 위한 대규모 행정력이 동원되고 있는 점 등을 꼽았다.
조직위 측은 서울퀴어축제에서 판매한 여성 성기 모양 쿠키를 서울시가 불허가 사유로 들었다며 반발했다. 조직위 측은 "쿠키를 판매한 건 우리 부스도 아니었다"면서 해당 쿠키 판매와 법인 설립은 관계가 없다는 입장이다.
조직위는 지난달 26일 입장문을 내고 "서울시가 종합적으로 판단한 근거라고 나열한 사유들은 사실관계의 확인조차 되지 않은 성소수자 혐오세력의 논리를 그대로 반복한 것들에 불과하다"며 "서울시의 이번 처분은 명백한 행정 서비스에서의 차별 사례로 이의신청, 행정심판, 행정소송 등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검토하여 끝까지 대항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서울시는 해당 제품 판매와 관련해서는 행사 주최인 조직위가 포괄적인 책임을 지는 것이 맞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조직위가 행사를 주최하면서 여러 부스를 열었고 일부 부스에서 문제가 생겼다면 전반에 대한 책임을 지는게 맞다"며 "실정법 위반인지 아닌지 판단은 별도로 해야겠지만 조직위의 잘못은 없다고 단정지어 말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여성 성기 모양 쿠키에만 과도한 기준을 적용한다'는 비판에는 "성기를 묘사한 제품을 판매해 실정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불허가 사유에 밝혔으나 해당 제품이 성기 모양 쿠키인지, 섹스토이인지 명시를 하진 않았다"며 "조직위에서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조직위와 서울시의 서로의 입장이 오가는 상황이 반복돼 조심스럽다"고 밝혔다.
이승한 대중문화 칼럼니스트는 지난 6일 페이스북에 "내 기억이 맞다면 그 과자빵을 만들어 팔았던 분들의 의도는 제 신체를 스스로 통제하고 호명할 권리를 되찾자는 의도였던 거로 기억한다"면서 "(해당 제품이) 실정법 위반이라면 전국의 휴게소와 관광명소마다 가판에 즐비하게 늘어놓고 파는 '벌떡주'도 금지시켜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