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9살 직장인 여성입니다.
가까운 사람들에게도 털어놓지 못하고 답 없는 고민을 하다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부모님께서는 제가 17살 때부터 별거하신 후
20살이 되던 해에 이혼하셨어요.
별거 이후로 엄마가 저희 자매를 키우시고 지금도 엄마와 같이 살고 있으며, 아빠는 미혼이신 삼촌 집에서 삼촌과 함께 살고 계십니다.
제 고민은… 이혼의 원인이자 지금도 원망스러운 아빠와 어떻게 지내야할지입니다.
저를 낳아주었으니 그에 맞는 최소한의 자식으로서의 도리를 해야 나중에 후회라도 하지 않는건지… 정말 모르겠어요.
부모님의 이혼의 사유는 아빠의 유흥, 도박, 그로 인한 빚과 경제적 파탄이었습니다.
게임, 도박에 중독되고 빚이 불어나 집으로 독촉장이 날아오고 채권자들이 벨을 누르며 아빠를 찾아오곤 했어요.
엄마는 직장에서 발에 땀나도록 일해 아빠의 도박빚을 갚아나가셨지만 아빠는 도박의 유혹을 떨쳐내시지 못하고 끝내 두분은 이혼하시게 되었습니다.
어릴 때 기억이라면… 부부싸움 후 엄마는 방구석에서 무릎에 얼굴을 파묻고 서럽게 울었어요. 어렸을 땐 엄마가 웃는 모습도 잘 못본 것 같아요.
우리 자매는 동네 피씨방과 당구장을 쏘다니며 아빠를 찾아다니기도 했고, 주말에 아빠가 저희를 돌볼 땐 항상 피씨방, 당구장 구석에 저희를 앉혀놓고 게임을 즐기셨어요.
초등학생 땐 집 베란다에서 아빠가 나긋한 목소리로 다른 여자와 음란한 전화통화를 하는 걸 엿들은 적도 있었어요.
나중엔 도박에도 빠지시어 독촉장이 집으로 날아오고, 모르는 어른들이 집에 찾아와 아빠를 찾았던 기억도 나네요. 저는 집에 혼자 있으면 그 어른들이 또 집에 찾아올까봐 항상 긴장했었어요.
공부를 잘했던 저에게 아빠는 집에 돈이 없으니 외고를 못보낼 것 같다라고 말하기도 했고, 집에 압류 통지서가 날아왔을 때 제가 아끼던 피아노부터 먼저 다른 곳으로 옮기라고 아빠가 말해서 펑펑 울었던 기억도 나요…
이혼 후 저는 성인이었지만 동생은 미성년자라 법원에서 양육비 지급을 하라고 했지만 아빠는 한푼도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아마.. 남은 집 한채를 저희 모녀에게 주고 아빠는 삼촌 집에서 살게 되었으니 그걸로 양육비 지급은 하지않아도 된다고 생각하셨을 것 같기도 해요…
아빠는 이혼 후 저희 모녀에게 생활비 지급도 한번도 한 적이 없었으나 친한 사람들과 등산도 다니시고, 나름 혼자만의 생활을 즐기셨던 것 같아요.
저는 어떻게든 고생하시는 엄마의 짐을 덜어드리기 위해 성인이 되자마자 대학교 학비, 생활비를 스스로 해결하고 휴학 한 번 없이 취업까지 하여 조금이나마 경제적 안정을 찾고 있습니다.
아빠와 연락은 계속 해왔습니다. 단, 제가 연락을 먼저 한적은 거의 없었고 아빠가 연락오면 답장만 해주는 식이었습니다.
문제는… 점점 아빠도 나이를 드시면서 저희에게 사랑한다, 힘내라, 보고싶다 연락을 계속 하신다는 겁니다. 그래도 미안한 마음인지, 염치는 있는건지 전화는 안하시고 카톡으로만 연락하시네요…
이때까지 살면서 아빠에게 '미안하다'라는 말은 들어본 적 없습니다. 저희에게 사과 한 번 하신적 없으세요…
이런 아빠를 외면하고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는 싶습니다, 그런데…
계속 연락오는 아빠를 이렇게 외면해도 될까… 나를 낳아준 그 최소한의 자식 된 도리는 해야되는 걸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어떻게 해야 제가 후회하지 않을까요? 제 마음 그저 편하게 하려고 한다, 이기적이다라고 하실지도 모르겠지만… 전 제 마음이 지금으로선 우선이기에 제가 나중에 후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두서없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