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인터뷰할 때생각 깊은게 딱 보임
GQ 감정의 격랑 없이 여유롭고 안정된 느낌이 있어요.
차분하고 오롯하게 중도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은 뭔가요?
SG 그냥 한 발자국 뒤에서 상황들을 지켜보면 되거든요.
사람이 당연히 감정적이고 격해지는 순간이 있지만 잠깐만 참고 한 발 뒤에 서면 잘 보여요.
저는 뭔가 감정적으로 되는 상황이 오면 그냥 모든 걸 스톱시켜버려요.
잠깐 생각을 하려고요. 그래서 싸울 일이 없는 것 같아요.
GQ 슈가에게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린 것이 있다면 뭘까요?
SG 너무 많죠. 특히 데뷔 초부터 한동안 여론에 휩쓸려 다녔던 것 같아요.
사람들의 반응에 되게 민감해지고, 실제로 공격적인 반응도 있었고.
근데 저는 현실에서 그런 사람을 본 적이 없거든요. 단 한 명도요.
그때는 인터넷 너무 열심히 본 게 틀렸죠.
어느 순간 이게 현실이랑은 좀 다른 부분이라 느껴지더라고요.
난리 났다고 하는 어떤 이슈들이 현실에서는 잘 체감되지 않거든요.
지금은 거의 안 봐요.
GQ 혹시 가끔 꿈에 나오는 무대가 있다면 어떤 장면인가요?
SG 저는 2019년 서울 파이널 콘서트가 아직도 눈 앞에 생생합니다.
가끔 찾아보기도 하고요. 그 영상을 보고 잔 날이면 꼭 꿈에 나와요.
GQ 그동안 음악을 다뤄오면서 그것을 대하는 태도나 시야가 함께 변화했을 텐데,
계속해서 슈가를 일으켜 세우는 에너지는 뭘지 궁금해요.
이전엔 ‘한’으로써 풀어냈다면 현재의 연료는 어떻게 정의해볼까요?
SG 내 속에 있는 재미있는 생각들.
지금 외부 작업을 하는 것도 그렇고 광고음악을 한다든지 경음악을 한다든지,
사실 기존에 드문 행보잖아요. 근데 그런 도전들이 저는 되게 재미있는 것 같아요.
내일이 기대되게끔 만드는 편이거든요.
한과 분노는 자기를 갉아먹는 경향이 있어서
내려놓고 대신 긍정적인 에너지를 사용하려고 하죠.
GQ ‘슈가’와 ‘AGUST D’, 그리고 ‘BY SUGA’ 까지.
이 셋이 각각 차지하고 있는 민윤기의 지분율은 어떻게 되나요?
SG 셋 다 똑같이 저예요.
어느 캐릭터가 더 나의 모습과 비슷하다라는 것 없이 진짜 3분의 1씩 차지하고 있어요.
저는 그냥 선택지를 주는 거죠.
보여주는 모습이 셋 다 너무 달라서,
사람들이 선택하고 싶은 대로 볼 수 있게 만들어놓은 거예요.
GQ 방탄소년단의 음악에는 굵직하고 예리한 주제가 많이 보여요.
꿈이나 현실, 고독, 희망처럼 대신 긁어줘서 시원한 이야기들이 거쳐갔는데
앞으로 어떤 키워드가 더 남아 있을까요?
SG 꿈 이야기는 계속하지 않을까요?
저도 계속해서 꿈을 꾸면서 살고 있고, 앞으로도 꿈을 꿀 거고요.
‘Dynamite’ 이후는 아직 어려운 고민이에요.
GQ 꿈이라는 키워드는 방탄소년단과 슈가에게 유난히 애틋한 듯해요.
꿈 앞에 누구나 평등하고, 꿈이 없어도 괜찮다 설파해주었기에
현실을 사는 많은 이에게 고마운 해독이 되었어요.
그런데 때로는 목표와 꿈의 유무가 삶에서 큰 동력이 되기도 하잖아요.
여전히 꿈 앞에서 미아인 것만 같을 땐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요?
SG 꿈에 너무 많은 의미를 두면 안 돼요.
그러니까 꿈은 그냥 꿈인 거예요.
꿈이 없어도 된다는 말은 사실 없어도 되니까 한 거거든요.
꼭 그렇게 애쓰면서 살지 않아도 된다는 거예요.
78억 명의 인구가 78억 개의 삶을 살고 있는 게 삶이라는 건데
자꾸 한 길로만 가게끔 만드는 게 저는 너무 안타까운 거죠.
꿈은 물론 60대나 70대도 있을 수 있지만,
세상이 유난히 젊은 친구들한테 가혹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거든요.
어떤 한 길로 가서 그대로 되지 않으면 마치 실패한 것처럼 많이 표현하잖아요.
그런데 살다 보면 그렇지 않단 말이에요 인생이.
어리고 젊은 친구들이 너무 자책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건 본인 탓이 아니기 때문에. 비교하지도 말고요.
꿈의 크기를 굳이 남과 비교할 필요는 전혀 없거든요.
저도 막 엄청난 꿈을 가지고 살 것 같지만 전혀 안 그래요.
저도 지금 꿈이 없어요.
없는 게 과연 불행한가? 그렇지 않아요.
오히려 지금 편안해요.
또 꿈이 생기겠죠.
저는 농구를 더 잘하고 싶은 게 꿈일 수도 있고,
그런 걸 한두 개씩 이뤄나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삶이라 생각해요.
GQ 크든 작든 꿈은 꿈이다, 명쾌하네요.
SG 저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이유들을 찾기 시작하다가 그냥 마음 편한 게 제일 좋더라고요.
걱정 좀 덜 하고 마음 편한 사람이 되는 게 꿈이에요.
저는 그게 꿈인데, 이런 말을 쉽게 못 하겠는 게
어떻게 보면 누군가에게 위선으로 들릴 수도 있단 말이죠.
넌 다 이뤘으니까 그런 소리 할 수 있는 거 아니냐 하고요.
그런데 그게 어떤 것이든 자신이 살아갈 원동력이 될 만한 꿈들은 가지고 있으면 좋겠어요.
거창할 필요도 전혀 없죠.
GQ 그리고 그건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거군요.
SG 당연하죠. 그건 계속해서 바뀌는 거니까요.
6개월 전 나랑 지금의 나랑 너무나도 다르고,
6개월 뒤 또 달라질 거고. 생각이 안 바뀔까요?
그래서 저는 초심이란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거든요.
그 말은 관리하기 편하려고 만든 어른들의 말인 것 같아요.
사람은 변한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해요. 변화에 순응하면서 살아가면 된다고 봐요.
GQ 그럼 슈가 씨가 언젠가 포크송 부르는 날을 기대해봐도 되겠네요?
요즘 새로 어쿠스틱이나 포크 장르에 관심 둔다면서요.
SG 부를 날이 있지 않을까요?
저 요즘 기타는 덜 쳤는데, 노래 연습은 하고 있어요.
막상 멤버들은 말리긴 하는데 제 목소리 좋아해주시는 분들 덕분에 용기 낸 거거든요.
요즘은 워낙 음악 장르에 경계가 없다 보니까 여러 가지를 섞는 크로스오버도 되게 좋아하고요.
앞으로 많이 볼 수 있지 않을까요 노래하는 모습을.
와우 인터뷰 한번 알차다
매번 슈가 인터뷰는 정독하게 되는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