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큐 인터뷰임
GQ 정국 씨에게 좋은 음악이라는 건 뭐예요?
JK 상황마다 기분마다 다른데, 만약 제가 우울해요.
그러면 저는 그 슬픔을 즐기는 편이거든요.
GQ 어두운 방에서 향초 켜놓는 걸 좋아한다고 했죠.
JK 네. 그 가슴 먹먹한 기운을 가져가려고 하죠.
그럴 때 슬픈 노래 틀고 우울해하는 걸 즐겨요.
그리고 뭐, 밤에 차 탈 때는 잔잔한 음악, 낮에는 신나는 음악,
가끔씩 트렌디한 것, 어쩔 땐 올드한 것도 찾고.
저도 제 감정을 잘 파악 못 하겠어요.
그런데 어떨 땐 이 곡이 별로라고 느껴졌는데
시간 지나서 다시 들으면 이렇게 좋았나 싶을 때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랜덤으로 많이 들어요.
GQ 저는 정국 씨가 쓴 곡 ‘Still With You’에서 이 문장이 와 닿았어요.
“서로 발걸음이 안 맞을 수도 있지만”.
보통 그럼 맞춰가자고 노래한다면 맞지 않을 수도 있다고 인정하는 게 쿨하달까.
JK 되게 쿨한 마음은 아니었는데, 그 당시에는.
그런데 지금 들어보면 쿨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 가사 쓸 땐 코로나로 한참 힘든 시기였잖아요.
아미와 우리가 서로 못 보니까. 서로 더 멀게 느껴질 거 아니에요.
그래서 서로 발걸음이 맞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저는 아미들과 함께 갈래요,
그런 얘기를 해주고 싶었어요.
GQ 경험보다 상상한 아예 다른 이야기로 작사하고 싶다던 생각은 여전해요?
JK 이야기를 꾸며낸다는 건 상상력이 되게 풍부하다는 거잖아요.
저는 그런 사람이 부러워요.
저는 그림도 너무 못 그리지만, 본인 머릿속 상상을 잘 그리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저는 그런 쪽은 아니거든요.
뭔가를 만들어내는 건 잘 안 되더라고요.
GQ 정국 씨 자작곡은 안의 이야기를 밖으로 뻗어낸 거잖아요.
오히려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기를 어려워하는 사람도 있을 거라 생각해요.
JK 1에서 100 다 꾸며낸 적은 절대로 없어요, 네.
GQ 정국 씨를 시간으로 따지면 지금 몇 시 같아요?
JK 하루 24시간 중에요? 음··· 한 새벽 2시?
GQ 왜요?
JK 애매한 시간이잖아요.
GQ 애매한 시간이에요?
JK 저한테는. 왜냐면 저는 평상시 새벽 4시쯤에 자니까.
잘까 아니면 무언가 할까 고민하는 때가 새벽 2시 딱 그때쯤이어서.
지금 제 인생이 그렇거든요. 고민이 되게 많아요.
내가 무엇을 해야 되는가 고민도 많고, 현실적인 생각도 많고.
네. 그래서 새벽 2시로 하겠습니다.
GQ 이번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이런 생각을 제일 많이 했어요.
슈가 씨가 이 일에 대해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직업이라고 말한 적 있는데,
정국 씨는 항상 냉탕에 있는 사람 같다고.
JK 왜요, 왜요?
GQ 끝없이 추위를 견디는 것 같아서.
이제 따뜻한 데 가서 마음 좀 풀어도 될 것 같은데 늘 자신을 채찍질하고,
공연 때마다 부족하다 울고. 지금도.
JK (정국이 작게 웃었다.)
GQ 근성이라고도 생각해요.
JK 근성이라고 해주시면 되게 감사한데 저는···,
가 만히 있지를 못 하겠어요. 오래 쉬고 있으면 좀 힘들어요. 마음이.
그래서 뭐라도 해야 돼요.
‘맘 놓고 오늘은 진짜 딴 거 신경 안 쓰고 오롯이 오늘의 나를 위해서만 살자’라고 해도
어느새 또 막 뭐 하고 있어요.
그래서 어차피 이렇게 될 걸 그냥 좀 더 ‘빡시게’ 살면 되지 않을까 생각하죠.
운동도 너무 하기 싫어도 운동하고, 멜로디 생각나면 바로 녹음하고,
갑자기 ‘가사가 쓰고 싶네’ 하면 지웠다 썼다 하고,
그러다 저기 앞에 영어 책이 보여요, 그럼 한번 쓰윽 읽어보고.
자잘하게 뭔가 많이 하려고 해요.
깊게는 안 들어가는데. 깊게 좀 들어갔으면 좋겠는데.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GQ 냉탕에 있단 말에는 동의해요?
JK 그만큼 정신없는 건 맞는 것 같아요.
냉탕 들어가 면 막 “으아아아” 이러잖아요. “으아”. 그런 느낌.
GQ 자화상을 그린다면 요즘 어떤 모습이에요?
JK 음···. 쪼개진, 금이 간, 육각형.
GQ 이유를 알 것 같지만. 정국의 언어로 말해준다면.
JK 항상 완벽하고 싶고, 항상 위로 올라가려고 하지만,
그만한 탤런트를 가지고 있다고도 생각은 하는데,
스스로 ‘나는 게을러’라는 생각도 하니까.
너무 모순되는 성향 두 가지를 갖고 있어요.
위로 올라가고 싶은데 그러면서 동시에 안 하려고 하는.
육각형이 가장 완벽한 모양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이제, 금이 가 있는 거죠.
완벽하지 않은 거죠. 완벽하고 싶은데 자꾸 금이 가는.
GQ 다 이룬 것 같다고 하잖아요. 방탄소년단을 보고,
정국을 보고. 그런데 정국 씨 내면에는 여전히 어떤 갈증과 고민이 있다는 게,
그게 원동력인가 싶기도 하고 그렇네요.
JK 저는 더 올라가고 싶어요.
그런데 또 딱히 걱정은 없어요.
인생이 늘 제가 바랐던 대로 돼왔던 건 절대 아니지만,
내가 많이 부족하다는 것도 알지만, 그래도 자신감은 있어요.
‘할 수 있다’ 막연한 자신감은 또 있어요.
그래서 걱정은 안 돼요.
GQ 정국 씨가 생각하는 ‘위’는 어디예요?
JK 나 스스로 정말 멋지다는 생각이 들 때.
GQ 금이 안 간 육각형인가?
JK 그렇죠.
나한테 만족감을 느낄 때가 정상이 아닐까 싶어요.
만약 제가 지금 모든 것에 만족해요.
그럼 저는 바라는 게 없겠죠.
더 올라가고 싶은 마음도 없을 거고.
그런 마음이 없을 때가 오면, 그때가 정상에 올라 간 게 아닐까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