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올해 마흔둘 된, 판 경력 15년차 아줌마예요.
먹고싶은게 너무 많음 으로 음슴체 갈게요.
그냥 언젠가 판에 함 내 얘기 써봐야지 하면서 써볼까 써볼까 하다가 오늘에서야 씀.
서른다섯살까지는 정말 연애 고자일 정도로 남자한번 잘 못만나보고
내 인생 이렇게 가는구나. 내 결혼식에 내 발로 가는날이 언제일까?
가 인생의 최대고민이었음.
어쩌다 서른여섯살에 이남자를 만나게 됨.
처음만난날 커피숍에서 저녁 8시에 만났는데..
난 내 커피 미리 사서 앉아있었고 그 다음에 이 남자가 들어옴.
내 성격이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데 첫만남에
누구한테 얻어먹는거 극히 싫어함.
남자는 본인 커피 사들고와서 다짜고짜 본인 소개부터 함.
이름은 뭐고 키는 얼마고 종교는 뭔데 또 직업은 이렇다...
그렇게 본인 소개를 시작하면서 대화를 이끌어감.
처음엔 이런 사람 처음봐서 또라이?인가 라는 생각도 들었음.
근데 말을 하다보니 너무너무 재미있고 잘 통하는 거임.
밤 12시엔가 그 커피숍에서 헤어지게 되었는데
그 남자 말이 "밥도 커피도 아무것도 못사서 미안하다.
뭐라도 사주고 싶었는데 다음번에는 본인이 사겠다"라고
하면서 자연히 애프터를 받게 됨. 나도 마음에 있으니까
얻어먹고 싶었음.
그 날부터 잠자는 시간 빼고 본인이 가능한 시간엔
무조건 카톡을 하기 시작함. 일하다가도 생각나서
하고 일끝나고 하고 밥먹다 하고.... 처음엔 '이사람 할일 없나"싶었음.
그러다 애프터한날 만나게 되었는데....
이미 내가 뭘 좋아하는지 사전조사 다 해놓고
어디갈지 준비까지 해서 그날은 진짜 너무 재미있게 놀았음.
그렇게 한달정도를 일주일에 두번씩 만나며 데이트만 함.
그러고 나서 여느 아침처럼 출근하면서 둘이 통화를 하는데
그날 내 인생의 고민들을 그 남자한테 털어놓음.
뭐 이런 저런 사정으로 내가 어렵다. 힘들다.. 이런 얘기들이었음.
그남자 갑자기 "오늘 점심 시간있으세요?"하면서 점심시간에 만나자고 함.
서로의 직장이 굉장히 가깝게 있던 관계로 점심시간에 만남.
맥도널드를 데리고 가더니 맥도널드 주차장에서 갑자기 고백함.
OO씨의 고민이나 사정을 들으니 함께 그 고민을 나누고 해결해 가고 싶었다며...
뜬금없었지만 이렇게 사랑이 시작됨.
데이트를 하면서 느낀 이 사람은
1. 먹는거 있을때 항상 나에게 좋은 것을 먼저 줌.
2. 물론 같은거 쉐어할때는 나에게 항상 더 많은 양을 양보함.
3. 남들과 있을때 사랑표현을 많이 하지는 않지만 둘이 있을때는 아낌없이 함.
4. 나에게 쓰는 돈은 아끼지 않음.
5. 나는 그 사람이 최대한 돈을 안쓸 수 있게 했고 그 사람이 쓰는 만큼 함께 돈을 씀
6. 내가 바다를 좋아한다고 한 말에 매주 바다에 데려가준다는 약속을 했고 그 약속을 지킴
7. 내 차가 고장나서 1개월정도 못쓰는 기간동안 새벽 5시에 일어나서 나를 회사에 데려다 추고 출근하고 본인 출근하고 퇴근 시켜줌.
8. 바쁜가운데도 매일만나려고 노력하고 최대한 함께 시간을 보내려고 함.
9. 3개월째 될때부터 나와의 미래를 얘기하고 결혼에 대한 본인 계획을 얘기 함.
10. 즉흥적으로 작은 이벤트들을 많이 함. (주말 아침 데이트하려고 만나면 3시간 거리에 있는 도시로 당일치기 여행 등)
11. 모든일에 긍정적으로 생각함
12. 무슨일이 생기든 나와 의논하고 함께 결정후 실행함.
이 사람에 대한 확신이 생기고.. 생각보다 일찍 결혼을 결심하게 됨.
조건으로 보면 우리 둘다 일하지만..
남편의 가족이 잘살다가 망한 케이스라 많이 어려웠음.
결혼할때도 내가 모은 돈으로 모든걸 하게 됐지만
사람하나 보고 사랑하니 계산하나 하지 않게 됨.
현재의 내 남편은 변한게 없음.
아직 결혼 5년밖에 안되서 그런걸 수도 있음.
내가 좋아하는 해산물은 항상 나에게 양보하고
매일 아침 출근전 나에게 밥을 해줌.
매일 아침 프레시한 커피를 내려줌. (거의 커피 전문가)
본인 옷은 본인이 다려 입음.
주말엔 요리당번이고 (나는 설거지)
와 우리 정말 어떻게 이렇게 결혼하고 이젠 애가 있냐? 하며 매일 상기시켜줌.
주말만 되면 애 데리고 여러 주변도시 여행함.
서프라이즈 이벤트 잘해줌. (진짜 자잘한거)
바다는 아직도 일주일에 한번씩 다님. 아니면 이주일에 한번 ^^
항상 내 의견에 귀기울여주고 존중해줌.
내가 무지 짠순이라 돈쓰는거 엄청 싫어하는데 본인 소비패턴 다 나에게 맞춰줌.
남들 앞에서 날 항상 칭찬해줌.
우리 가족, 부모님한테 나보다 더 잘함. (물론 나도 시부모님께 남편이 하는것보다 더 잘함)
사실은 아주 최근에 둘째 임신을 했다가...
엊그제 유산했다는 것을 알게되었음.
병원갔다오면서 울면서 남편에게 전화했는데 남편이 울지말라고. 내 건강이 최고라고
건강하기만하라고 함께 행복하게 살자고 말함.
집에와서 마음 추스리고 일을 하고 있는데 (나는 재택근무중)
갑자기 한시간 후에 현관문이 열리더니 남편이 들어옴.
내가 좋아하는 음식들 한가득 재료 사가지고 양손 가득 들고옴.
그리고선 안아주고 내가 우는 것 눈물 닦아주더니
뚝딱 뚝딱 랍스터와 게 요리를 건내줌.
오늘은 카톡으로 금토일 2박3일 여행가자며 호텔 예약하라함.
호텔 예약하고 기분 좋아서...
판에 글 쪄봄.
진짜.... 내가 무슨 복에 이런남자를 만났는지 36살에 연애고자였는데 잘 고른것 같음.
매일 매일 남편에게 더 잘해야지 더 잘해야지 하는데도 모자라는 것 같음.
나는 정말 누군가 결혼할 배우자를 만나게 되면 가장 중요한게
항상 일관적인 사람인지 확인하라고 함.
변하는 사람 본인 기분에 따라 사람 대하는 사람은 거르라고 조언함.
연애 초반과 연애 중반 후반이 다르다면 결혼 상대는 아니라고 생각함.
남편이 나한테 한말은.. 본인이 정말 잘할 수 있는
100%중에 나에게는 80%만 꾸준히 하고 싶다고 했음.
그 말이 처음엔 서운했는데.. 변하지 않고 항상 일관적으로
날 사랑하는 사람을 보면 이제 그 말이 이해 됨.
물론 이 판 안에 정말 멋진 배우자 만나서 잘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그냥
랍스타와 게로 감동한 김에 자랑해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