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북한산 꽃길

럽이 |2006.11.16 10:34
조회 18 |추천 0

북한산 꽃길

남유정(南宥汀)


승전 깃발 펄럭이는 능선
냉전이 끝난 경계마다
진달래 축포 쏘아 올릴 준비가 한창이었어요
고색창연한 성곽에는
난데없는 입맞춤
바람이 햇빛을 챙챙 감으며 잘 놀고요
마른 풀잎 사이로
양지꽃이 보드라운 몸을 내어밀고 있었지요
아직 눈까풀을 열지 못한 새순이
찔레꽃 가지마다 하품을 걸어놓곤 했어요
몸을 녹인 물이 진저리를 치면서도
그렇게 빨리 다시 흐르는 걸 보면
사랑은 실수란 걸 모두들 잊나 봐요
수액이 닿는 가지 끝마다 짜릿한
꽃 시절이 다시 오고 있다니요
잡아내려도 부풀어 오르는 치마통
바람이 따뜻한 손으로 이끌면 못 이기는 체
산등성이 훌쩍 함께 넘고 싶었다니까요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