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사회복지사의 일상 2편
이번에는 퇴근후에 끄적여봄
1. 프로메일러
할아버지 한분이 계셨음. 그 할아버지는 처음 오셨을때 아내분이 컴퓨터 한대만 주면 할아버지는 아무것도 안해도 된다고 하셔서 할아버지 전용 책상, 의자를 마련하여 처음에는 남는 노트북 한대를 드리고 나중에는 같은 건물 컴퓨터 매장에서 제일 싼 중고 컴퓨터 10만원대 하나 마련해드림.할아버지 진짜 거짓말 하나 안보태고 아침에 딱 오시자마자 컴퓨터앞에 앉아서 집에 가실때까지 컴퓨터앞에 앉아계심뭐하나 보면 하루종일 메일 읽고계심. 뭔 메일을 그리 받는지 모르겠음. 처음엔 펜팔이라도 있나보다 하고 별 신경안썼음.뭐할게 그리 많은지 모르겠음. 몸도 불편하셔서 손을 제대로 못움직이는 분이 컴퓨터앞에만 앉으면 손가락이 날아다님. 그분 컴퓨터 하는거 보다보면 저분이 아프다는게 진짠지 가짠지 모르겠음암튼 저번에 할아버지가 화장실 간 사이 뭐하시나 봤는데 뭔 메일을 보고 계셨음. 다음 메일이었는데 발신인이 다 똑같음. 제목도 이상야리꾸리함.
'밤에 벌떡벌떡 일어난다고?!?!' '유부녀가 이것먹고 잠자리가 바뀌었어요' '누드모델의 일상' '명란액젓 드셔보세요!!!' '야관문 할인합니다' '큰 가슴 처녀의 고민' '비아그라 절찬 세일' '바다에서 남편과 함께' '여자들이 등산을 가는 이유'
뭐 대충 이딴제목들임. 근데 솔직히 궁금하잖슴??? 저걸 읽고있는 님들도 뭔지 궁금할거아님?? 그래서 들어가봄ㅎㅎㅎ들어가봤더니 뭔 광고글이 그리 많은지....그리고 하나 들어가면 여러가지 이야기가 묶음으로 되어있음. 예를들어 누드모델의 일상 들어가보면 그 외에 다른 글과 사진들이 많음. 제목에 나온 내용은 그중에 하나임. 저번엔 왠 사자두마리가 짝짓기하는 방식이랑 사진도 있었고 모기가 피를 어떻게 빠는지 설명하는 글도 있었음. 근데 왜 제목이 저따구냐고?? 생각해보셈.... 님들이 만약 신체건강한 남자라면 모기가 피빠는법, 사자짝짓기 현장포착 뭐 이런거 보다는 '누드모델의 일상' 이게 더 궁금하지 않음??
아주 가아아아아아끔씩 누드모델들이 옷벗고 사진찍은거 있었는데(예쁘긴했음) 그거 보다가 요양보호사선생님한테 걸림ㅎㅎㅎㅎ 마우스 겁나 빠르게 내리면서 "와...이 할아버지 이런거 보고 있었네요" 하니까 선생님도 "맞제!! 샘아 저 할아버지 그런거 왜보는지 모르겠다 힘도 없으면서" 이러심 그렇게 넘어감.... 더보고 싶었는데...ㅠㅠㅠ가끔 할아버지 수업중이실때 한번씩 본적은 있음ㅎㅎㅎㅎㅎ컴퓨터 바이러스도 겁나많이 걸려서 윈도우 재설치만 수십번한거같음. 이상한 사이트 돌아다니면서 읽어보지도 않고 막 오만거 설치하고 확인누르고 동의누르다보니 컴퓨터가 완전 많이 느려짐..익스플로러 주소창 밑에 툴바 4줄까지 내려온거 본적있음?? 뭔 사이트인지도 모르겠음
근데 이 할아버지 비뇨기과 가서 비아그라 처방받아드심.....하체는 거의 마비수준이라 다리움직이는것도 힘든데.....왜인지는 모르겠는데 비아그라 처방받음....할아버지가 같이 비뇨기과 가자하면 비아그라 떨어졌다는거임. 갈때마다 마누라한텐 비밀로 해달라하심.
2. 환술사
치매증상중에 환청 환시가 있음 환청은 이상한 소리 들리는거고 환시는 헛것보는건데 환시가 있는 할머니 한분이 계심갑자기 혼자 허리 굽히고 바닥에서 막 뭘 줍고계심. 뭐 줍고 계시냐고 물어보면 고사리 줍고있다고 하심."우와~~ 이봐라 여기 고사리 밭이다!! 니도 어서 주워라!!! 너무많다 니도 좀 도와라!!" 라고 하시면 나도 옆에서"우와~~!! 진짜 많네예 할머니 여기 어떻게 찾았습니까?" 이러면서 같이 줍고있음 ㅋㅋ"몰라 지나가다 보니까 여기 고사리밭이네!!" 이러면서 막 뭘 옷안에 넣는것처럼 행동하심그러다가 옆에 계신 다른 치매할머니가 나한테"어휴 미친년옆에 있다가 같이미쳤나. 거기 뭐가 있다고 그난리치고있노?!"하면 나는"할머니도 여기 빨리 와서 같이 주웁시다. 여기 고사리 윽수로 많아예" 라고함. 그러면"어유... 나이도 젊은양반이 벌써부터 미쳐가지고 정신나갔나?" 이래 물어봄"아유 미안합니데이~" 이러면서 웃으면서 넘어감
한번은 이 할머니가 갑자기 "천천히가라!!! 넘어진다!!!!" 이러면서 엄청 크게 소리지르시는거임또 때마침 지나가던 내가 "할머니 누구한테 그라요??" 하니까손가락으로 허공 가리키면서"저기 얼라(어린아이)들 막 뛰댕긴다. 넘어질라칸다!! 천천히 다니라캐라!!" 나한테 이러심
솔직히 고사리줍는다거나 바다가 보인다거나 고양이가 돌아다닌다거나 옆에있는 할머니 머리에 나비가 앉았다고 그거 잡는다고 마빡에다가 손바닥 풀스윙날렸다가 욕하면서 싸운다거나 뭐 그런건 그러려니 하는데 사람이 보인다는거는 솔직히 좀 무섭잖슴갑자기 혼자 일어나더니 애가 넘어졌다고 일으켜세우는 듯한 행동을 보이심 그러면서 아프지?? 이러는데 솔직히 좀 소름돋아서 그자리 빨리 피함
3. 병원중독자
그놈의 병원.....어르신들은 병원안가면 죽는줄 앎콧물 조금 나온다고 병원가야한다하고 입술이 약간 텃다고 병원가자하고 팔이 가렵다고 병원가자하고 머리에 찬바람이 분다고 병원가자하고 가래가 나온다고 병원가자하고 머리가 가렵다고 병원가자하고 귀에서 삐 하는 소리 들린다고 병원가자하고
별 이상한 이유들로 병원가자함. 근데 우리가 생각하기에는 별거아닌거같다고 해도 어르신들은 몸이 약하기때문에 혹시모르니 병원 가봐야함. 우리 센터에 간호조무사 선생님이 계신데 그 선생님이 어르신들 병원에 모시고감. ㄹㅇ 우리 센터 주변 병원들은 그 선생님 얼굴 다 아심. 거짓말 아님병원 자주가는 어르신들은 병원 직원들이 얼굴이랑 이름을 알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얼굴한번 보고 알아서 접수 다하고 접수해놨으니 앉아서 기다리라고함. 하이패스 수준임의사분들도 진료할때 들어가면 혼자 허허 하고 헛웃음 지으면서 오늘은 또 무슨일이십니까? 하면 어르신이 어디가 아프고 어떻게 되고 증상 얘기하면 그냥 대충 아 그러시구나 하고 약 처방해주심사람많을땐 2시간 기다렸는데 진료는 1분도 안걸림...
4. 메디슨마스터
약만 수십가지 드시는 어르신이 있었음. 약만 한보따리 싸들고 가방 가득 들고다니시는 분임. 그 왜 게임하다보면 NPC 근처에 가면 자동으로 말풍선 뜨면서 혼자 말하는거 있잖슴. 딱 그거임맨날 그 어르신근처에 가면 npc마냥 왔나? 아이고 마 힘들어 죽겠다 하고 신세한탄하시면서 주머니에 넣어둔 약들 꺼내면서 이거는 무슨약 이거는 뭐할때 먹는 약 이거는 어디에 좋은 약 하면서 약 설명해줌....하도 많이 들어서 외움진짜 한번에 약을 열몇개씩 드심포션상점임항상 밥맛이 없다면서 밥을 안드시고 속이 메스껍고 막 속에서 거품같은게 올라온다고 함.당연하지 밥도 안먹고 약을 한번에 수십개씩 그리 많이 먹는데 속이 편할리가 있나약먹어서 몸이 좋아지는게 아니라 약을 거의 치사량근처까지 드시는듯함 약때문에 돌아가실거같은 분임근데 또 약이 없으면 불안해하셔서 우리가 안써본 방법이 없음대학병원가서 어르신 들어오라하면 내가 먼저 들어가서 상황설명하고 이거 심리적인거 같으니 몸이 좋아지고 있다고 약 더이상 안먹어도 되겠다고 말씀좀 해주세요 라고 한적도 있고 약을 숨겨본적도 있고 한두개씩 빼본적도 있음그래도 안됨 자기집 비밀번호 기억못해서 도어락에서 다시 열쇠로 바꿨는데 약이름이랑 갯수는 기가막히게 알고있음 비밀번호를 약먹는 시간으로 설정하면 평생 안까먹을거같은데....우리도 포기함
5. 콜렉터
1탄에 나온 도벽있는 할아버지 얘기좀 더하겠음얼마전엔 실내에 비치된 소화기가 없는거임. 어디갔나 겁나 찾다가 설마 저 할아버지가 가져갔나 하고 그 할아버지 옷 대충 훑어봤는데 소화기가 들어갔다기엔 도저히 믿을수없는 날씬함이었음. 근데 다음날 보호자분이 소화기를 주심. 어르신이 가져갔다고 함. 대체 어떻게 가져갔는지 모르겠음. 가져간 물건은 전부 옷속에 넣어가는데 소화기에서 펑 하면서 램프의 요정 지니가 나오는걸 바라는 건지 뭘 부화시키려는건지 모르겠지만 소중하게 품에 안고 보호자한테 보여주면서 나 잘했지? 하는 뿌듯한 미소와 함께 건네줬다고 하는데 보호자가 기가차서 말도안나왔다고 함. 눈에 보이는건 다 가져감그리고 벽에 투척용 소화기가 있었음. 그거 원래 케이스를 나사로 벽에 고정시키고 거기다가 투척용 소화기를 끼워뒀는데 그걸 힘으로 빼가지고 집에 들고감. 근데 그 주위에 사람이 많아서 그걸 할아버지 힘으로 빼고 있었으면 직원이나 어르신이나 누가 봤을건데 아무도 본 사람이 없음석호필마냥 하루에 힘을 조금씩 줘서 조금씩 빼냈나봄. 진짜 그 정성으로 조선시대 태어났으면 홍길동됐거나 현세에 환생한 홍길동이 틀림없음.수업용 뿅망치가 있었는데 그거 망치 손잡이랑 빨간색 때리는 부분이랑 전부 다 분리해서 가져감. 대단한 정성임 나중에 뭐 안빠지는거 있으면 부탁좀 해봐야겠음
6. 육아도우미
할머니 한분이 계심. 근데 자녀들이 다 부자임.여기다니는 어르신들 자녀중에 해운대 아파트 큰거 있잖슴 제니스나 시그니엘인가 뭐 그런거 사가지고 별장처럼 놀러갈때마다 머물다 오는분이나. 전세계 골프투어 다니는 분이나 의사에 뭐에 부자들 많은데 이 할머니 둘째아들이 거의 넘사였음.우리가 자주 가는 병원 건물이 있음.7층짜리 메디컬센터인데 우리 남직원들끼리는 생명의 탑이라고 부름.근데 그 건물주가 이 할머니 둘째아들임. 1층에 겁나 큰 안경점있고 2층부터 피시방에 동물병원 안과 이비인후과 등등 병원 모여있는 건물임 거기다 그 건물의 3배는 되보이는 주차타워도 있음내가 부동산이랑 건물 월세 시세 이런거 모르는데 병원이라 좀 많이 내지 않겠슴?? 거기다 그게 사거리 한복판이라 완전 배산임수 꿀명당 전략적요충지임. 시설도 잘되어있어서 아마 그 동네사람들은 아프면 다 거기가지않나싶음 대충 한 층에 월세 500만원만 잡아도 돈이 얼마임 ㄷㄷㄷ근데 그 건물주 어머니가 우리센터 다니심. 이분도 엄청 심함. 환술사와 콜렉터의 키메라임 두개 합쳐짐
배게가 자꾸 자기 손자라고 함.그 당시가 여름이라 침대에 좀 얇은 이불들을 놔뒀는데 우리손자 춥다면서 배게를 자꾸 이불에 감싸는거임 베개가 자기 손자라고 함.그 이불로 포대기를 만들어서 집에 가야한다고 집에 보내달라함. 그러면서 우리 사무실 손잡이를 자꾸 철컥이면서 문열어달라함.진짜 거짓말 1도 안보태고 센터 오자마자 우리 사무실 문앞으로 오셔서 밥먹는 시간 빼고 오후에 집 갈때까지 문열어달라고 손잡이 철컥이고 있었음.어느 날은 손잡이가 고장나서 철물점에서 손잡이 사서 하나 새로 달았음. 문 옆에 창문이 있는데 거기다가 낮게 불투명 스티커를 붙여놓아서 할머니 키로는 그 안이 절대 안보임. 직원들 키로는 다 보임근데 자꾸 누구한테 욕하면서 문열어라고 소리치는거 같아서 누구한테 소리치나하고 내 얼굴을 할머니 얼굴이랑 일직선에 갖다놓고 봤더니 내 얼굴밖에 안보임.뭐지? 하면서 옆에 할머니 보니까 자기 눈 똑바로 쳐다보면서 화내고 계심....그 불투명 스티커에 비친 자기자신 보면서 소리치고있던거였음여태까지 자기 자신한테 문열어달라고 화내고계시거나 아니면 뒤에 비치는 다른 어르신한테 화내고계셨던거였음그러니 열릴턱이 있나거의 거울에다가 가위바위보 하면서 왜 자꾸 비기지? 하는 수준인데직원들도 처음엔 일하는데 시끄럽고 어떻게 하지 했는데 며칠 지나다보니 아무도 신경 안씀 ㅋㅋ 그냥 자기들 할 일 함. 그냥 영화브금마냥 사무실에 울려퍼지는 노랫소리같음
사무실 문앞엔 할머니가 바리바리 싸들고온 이불이랑 베개가 한무더기임침대가 10개쯤 있는데 그 배게를 하나하나 이불로 정성스럽게 싸서 갖다놓음. 그게 다 자기 손자라고 함. 얼른 집에가서 애 돌봐야한다고 함.가끔은 진짜 너무 많이 쌓아놓아서 문이 안열려서 조금 열고 힘겹게 빠져나와서 들고 튈때도 있음. 그때는 반드시 뒤도돌아보지않고 튀어서 할머니 눈에 안띄는 곳까지 도달해야함안그러면 방금전까지 사무실 문앞에 주저앉아서 비트코인 -95%떡락한 빗갤러들마냥 대성통곡(나오지도 않는 눈물즙을 짜내며)을 하던 허리굽은 할머니께서 예수님이 잡아일으켜 세운 앉은뱅이마냥 갑자기 벌떡 일어나면서 다리는 5일쯤 굶은 치타다리 장착하고 지옥의 악마얼굴을 한 상태로 아오오니처럼 쫓아옴이 할머니가 허리가 굽어있어서 지팡이를 사용하시는데 그걸 들고 맴매하려고 함. 이불 원상복구하고있다가 왜 손대냐고 때리는거 맞아봤는데 개아픔 진짜
상상해보셈(노인비하의도는 절대 절대 네버x1000 없고 그냥 상황 그대로 묘사하는것임)
허리굽은 할머니가 얼굴만 딱 들고있을때 좀 멀리서 보면 몸통은 안보이고 다리위에 얼굴이랑 손만 달린거같음...그 상태로 손에는 지팡이들고 날 쳐죽일거같은 표정을 짓고 내 손자 내놔!!! 라고 소리치면서 개빨리 뛰어오면 아 이래서 허경영이 축지법을 배우라는 거구나 제가 선생님의 큰 뜻을 몰라뵈었습니다 하고 바로 깨달음 얻을 수 있음 (달리면서 흘러내린 이불밟고 넘어진건 안비밀)
그래서 생각한 대책이 어르신한테 일거리를 주는 거였음. 빨래를 개벼달라고 한다던가 주방에 재료손질할거있으면 그 할머니한테 맡긴다던가 하면 집중해서 그것만 하고 계심. 일 다하면 또 다른 일거리를 드림. 가벼운 일거리들임.
암튼 너무 길어지면 안읽을거같아서 이정도만 적고 시간나면 다음에 또 적겠음근데 내용이 좀 더러울수도 있음변기통에 머리감는다던가 틀니씻는다던가 물안내려간다고 손으로 똥집어넣다가 직원한테 걸린다거나아니면 콜렉터 할아버지 얘기 좀 더하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