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
크리스마스니깐 나도 첫사랑 얘기나 해볼랍니다.
아주 오래된 전설이에요...ㅋㅋ
때는 이맘때 죠. 아주 추운 12월...
저희땐 대학을 선지원하고 후시험을 볼때 였죠. 지금분들은 먼말인지 잘 모를지도...![]()
우리땐 자기가 원하는 대학 지원을 먼저하고 그학교가서
학력고사를 보는 그런때가 있었답니다.
제가 지원한 대학은 서울과 지방에 분교를 두고 있는 학교였는데
제 해당 학과는 서울근교 분교에서 시험을 치루기에
학력고사 당일 하루전에 지방으로 친한 친구아버님의 차를 타고 내려갔습니다.
친한친구도 같은대학 같은과를 지원했었죠. 학교에 있는 기숙사에서 친구와 저 둘이 벼락치기한다고
깝죽거리다 아침에 일찍 수험장으로 향했습니다. 각대학으로 흩어져서 시험을 보니 요즘처럼
후배들이 화이팅하라는 응원한마디 못 듣고 우리는 처량하게 기숙사부터 시험이 치뤄지는 강의실까지 투벅 투벅 걸어갔죠.
저랑 친구는 수험번호표를 보며 수험실을 찾는데 제친구랑은 수험실이 옆강의실 이더군요.
간단하게 친구랑 홧팅한번 외치고 제 수험실로 들어갔습니다. 수험실 문을 힘차게 열어 제꼈죠.
그순간 전 여학생이랑 눈이 마주쳤습니다.
중고등학교를 남자학교만 다닌 저로선 좀 놀랬습니다.
"어라? 여학생이랑 시험 같이 보는거야" ![]()
좀 의아해 하면서 전 제자리찾아가 앉았죠.
앉아서 맘을 좀 정리하고 있는데 친구가 커피를 뽑아와서 절 부르더군요.
강의실을 나와 친구가 주는 커피를 마시며 얘기를 하는데 친구가 대뜸 우리강의실에 여학생들 진짜 이쁜데
너네 강의실 여학생들은 인물이 없다 그러더군요.
네 제 친구는 시험보다 여자 이쁜게 먼저인가 보더군요.ㅎㅎㅎ![]()
그래? 그렇게만 말하고 다시 각자 수험실로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학력고사를 치뤄습니다. 지금 제 기억으론 모의고사 보다 어려웠던 거 갔습니다.
생각처럼 잘 보질 못해서 좀 찝찝해 하며 친구아버님 차 타고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그 담날은 면접날이였죠. 지금 생각하면 왜 그런 면접을 보는지 이해가 안가더군요.
여기 톡에 요즘 면접 얘기보고선 우리때랑 정말 많이 틀리구나 생각 했습니다.
우리때 면접은 정말 형식적이였어요. 간단한 신상정보만 묻고 말았던거 같아요.
무슨 범죄자 신원확인하는것도 아니고...![]()
아뭏든 면접날은 저혼자 강남 터미널에서 학교측에서 제공하는 학교버스를 타고 내려갔습니다.
면접대기장이라고 하는 소강당에 가니 넓직한 강당 중간 중간에 난로가 있고 아직 시간이 일러서인지
남학생 몇몇이 난로를 중심으로 삼삼오오 모여서 이런저런 얘기 나누고 있었죠.
그땐 머 핸폰도 없던 시절이라 친구가 언제올지도 잘 모르고 전 그냥 사람들하는 얘기나 들으면서 난로 쫴고 있었죠
아 따스해라 하면서....ㅎㅎㅎ 얼마후에 친구가 오고
친구랑 난로 쬐면서 시험이 어쩌고 저쩌고 얘기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문이 열리면서 누군가가 들어오는 거에요. 전 난로를 향하고 문을 등지고 서 있었습니다.
순간 난로가에 있던 남학생들이 시선은 한곳에 고정,눈한번 깜빡이지 않더군요.
몇몇은 입까지 벌어졌어요. 아직도 그때의 장면이 생생합니다.
제 친구도 여지없이 같은 표정으로 절 툭툭 치며 턱으로 문쪽을 가리키더 군요.
난 속으로 이것들이 왜이래? 하며 문쪽을 향하여 뒤를 돌아 보는 순간.....
아~ 이런게 천사구나 속으로 외쳤습니다.
Oh My GOD!!!!![]()
네, 한 여학생이 살며시 들어오는데 하얀색 코트에 하얀색 바지 얼굴 진짜 하옇고 어깨까지 내려오는 생머리,
눈동자는 까매서 동글 동글
입술은 살짝 빨간 정말이지 천사가 걸어 오더군요. ㅎㅎㅎ
남학생들은 헤벌레 저를 비롯해서 ㅎㅎㅎ 여학생들은 질투! 질투! 분위기가 그랬습니다.
면접시간이 가까워 오고 소강당이라고 해봐야 작은공간에 지원자들이 꽉 들어차고 학교 자원봉사자 선배들은
수험번호표 맞춰서 줄 맞추느라 분잡하고 분위기는 학교 조회시간 같아졌습니다. 시끌 벅적 왁짝 지글...
친구와 저는 수험번호표 대로 뒤쪽 구석으로 밀리면서도 최대한 그 여학생과 멀어지지 않으려고 잔머리 굴리면서
자원봉사자 눈치 보고 어영부영 줄 서는 척 했습니다. ㅋㅋㅋㅋ
지원학생들이 너무 많아서인지 뒤쪽은 수험번호표 되로 줄서는걸 포기하고 알아서 두줄로 서라고 합니다.
네 감사합니다. 선배님.. 전 속으로 생각하며 친구랑 옆에 그리고 친구뒤에 그 천사가 서있게 만들었습니다.
엑스트라 - 엑스트라
친 구 나
천 사 엑스트라
이런 식의 행렬이 된거지요, 제가 수학쪽에서 행렬에 좀 강합니다. ㅎㅎㅎㅎ
이렇게 되면 제가 친구랑 마주보고 얘기하면 제 시야에 그 천사가 들어 올 수 밖에 없죠.
그 천사는 혼자서 실기시험 문제집을 보고 있었습니다.
친구랑 얘기하면서 전 계속 그여자의 일거수 일투족을 관찰했습니다.
왜 그냥 보기만 해도 좋은거 있잖아요.ㅋㅋㅋ
아!! 자세히 보니 어제 제가 수험실에 들어갈때 문 열자 마자 눈 마주쳤던 여학생 이였습니다.
여자의 변신은 무죄인가요??
시험볼때는 머리를 뒤로 묶고 있었던 그녀....학력고사 당일의 모습과 너무나 틀리더군요.
그렇게 우리의 만남은 시작 되었었죠.
제가 지원한 학과는 연극영화과여서 실기시험이 또 있었습니다.
그 천사는 실기시험 문제집을 열심히 풀고 있었죠.
그때 제가 문제집을 잠깐 훔쳐 보는데 정답이라고 표시한게 오답인게 하나가 눈에 띄더군요.
전 혼자있음 완전 얌전한데 친구들하고 놀땐 또 완전 와일드합니다. 이중인격자???
아뭏든 제가 천사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저기요 그거 정답 잘 못 표시됐네요. 3번이 정답이 아니라 2번이 정답입니다."
천사 똥그란 눈으로 절 쳐다 보더군요. '아 이쁘다' 속으로 또 얘기합니다.
그때 친구왈 "이 친구 공부 진짜 잘하는데 이친구가 말하는거 맞다 그거 정답 3번 확실하다"
'고맙다 친구야!!!'![]()
이쁜천사 문제집을 저한테 건네 줍니다.
혹시 다른것도 틀린것이 있는지 봐달랍니다. 우와 이렇게 인연이 닿는건가??
그러면서 입찢어지는거 최대한 남들 안보이게 고개 숙여서 문제집을 흟었습니다.
다 확인한 저는 다른건 다 맞다고 하며 문제집을 천사에게 건네 줍니다.
최대한 멋진 미소를 보이려고 애쓰며...
그순간 뒷줄에 앉아 있던 여자가 갑자기 절 보며 ㅇㅇ고등학교 다니죠? 그러는 겁니다.
이건 또 무슨 황당한 시츄에이션? 그러면서 자기는 ㅁㅁ고등학교 다닌다고 하더군요.
네 우리학교 옆동네 여학교 학생이였습니다.
여긴 머 서울도 아니고 지방까지 왔고 고등학교때 여자친구 한번 사겨본 적도 없는
저에게 여학생이 아는척을 하다니 믿기지가 않더군요.
저희학교가 홍대쪽에 있는 학교였는데 홍대앞 분식집 자주 다녔습니다.
해피하우스...ㅎㅎㅎ 아시는 분 있으려나??
친한친구 집도 홍대근처고 홍대가 사실 저의 아지트 였지요.
오다 가다가 절 봤나 봅니다. 내가 그렇게 빨빨거리고 다녔나 생각도 들고
전 나름 학교 집 학교 집 범생이였는데 그런 생각도 하면서...ㅋㅋㅋ
우리의 대화에 또다른 여학생이 낍니다.
서로 홍대주변 아는척 하며 인사하고 그렇게 면접대기 시간을 지루하지 않게 보냈죠.
그 와중에도 천사 한마디 않하고 문제집만 응시하고 있네요.
'아 계속 같이 얘기하고 싶은데....'
저보다 수험번호가 빠른 친구가 먼저 면접 들어가고 그리고 천사가 면접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제 순서가 되서 면접보고 면접실 나오자 마자 학교 주변을 여기 저고 돌아다녔습니다만...
천사는 떠나고 말았죠. 안보이더군요. 아~~실망 실망!!!!
친구랑 둘이서 서운해 하면서 둘이 같이 버스타고 서울로 상경했습니다.
이제 남은건 실기시험... 실기시험은 제 친한친구와 날짜가 서로 틀렸습니다.
전 천사랑 같은 수험실에서 시험을 쳤기 때문에 천사를 실기시험날 볼수 있기를 기대하며
강남에서 또 학교 버스를 타고 갔니다.
실기시험 대기 장소 역시 강당...또 미리 일찍가서 강당에 천사가 있기를 바랍니다.
오 다행히 같은날 실기시험이였어요. 천사를 만나고 이제는 제가 먼저 아는 척을 합니다.
짧게 인사를 하고 있는데 아 이런 홍대에서 절 알아본 여학생도 같은날 시험 이군요.ㅡ.ㅡ;;
이렇게 셋이 모여서 실기시험 대기를 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저도 혼자고 천사는 실기시험에 살짝 긴장이 됐는지
별로 말을 안하는 군요. 머 사실 그전에도 말은 안 했지만..ㅋㅋ
오늘은 시험보고 사라지면 서로 대학 합격을 해야 만날 수 있기때문에 전 맘이 조급해 지기 시작합니다.
이제 실기시험이고 머고 머릿속에 아무생각도 없습니다.
어떻하면 천사의 연락처를 받을 수 있을까 그것만이 머릿속에 있었고요.
홍대녀도 옆에 있어서 신경이 쓰이고,
그날따라 친한친구 녀석도 없어서 전 다시 얌전모드로 혼자 고민만 하고 있었어요.ㅡ.ㅡ
그러다 다섯명씩 잘라서 실기시험 입장을 준비 시키더군요.
천사가 먼저 불려 나갔습니다.
아 이렇게 가는건가??
이제 후회도 하고 자신을 자책도 합니다. 바보 바보 말도 못하냐???
그렇게 제 순서가 되서 다섯명 불려 나갔습니다.
다섯명을 따로 모아서 다시 작은 강당앞에 의자에 앉아서 한명씩 들어갈 순서를 기다리고 하는군요.
그런데 제가 앉아서 기다려야 할 자리에 코트가 하나 놓여 있었습니다.
전 누가 놓고 시험장에 들어갔나 보다 하고 코트깔고 앉지 않게 살짝 엉덩이만 걸칩니다.
그렇게 기다리는데 뒷쪽에서 천사가 들어옵니다.
아 이게 운명이구나!!!!
그렇습니다. 그 코트는 천사의 코트 였어요. 코트를 놓고 시험보고 코트 찾으러 왔습니다.
전 이게 하늘이 내게 준 마지막 챤스다 싶어서 코트를 주면서 같이 쫒아 나갔습니다.
자원봉사자 선배 절 황당한 눈으로 쳐다 보더군요. ㅎㅎㅎ
그리고 얼렁 천사에게 한마디 합니다.
"저 금방 시험 끝나는데 조금만 기다려 줄래요?"
천사가 정말 천사 같은 미소를 띄면서 "네" 합니다.
와!! 찢어지는 기분으로 실기시험을 마치고 강당 밖으로 나가니까 천사가 서 있더군요.
그날이 실기 시험 마지막날 실기시험이 늦게 끝난 관계로 학교에서 준비한 학교버스 막차가 떠났답니다.
전 속으로 잘 됐다 싶더군요. 전 한달전쯤에 고등학교 선배중에 그대학에 다니는 선배가 학교 구경을 시켜줘서
어느 정도 지리를 알고 있었습니다. 천사는 어떻게 집에 가야할 지 고민하고 있더군요.
그래서 일단 서울 강남터미널까지 고속버스 타고 가자고 하고 고속버스를 타기위해 학교 밖으로 걸어갔습니다.
그때 홍대여학생을 또 만나게 됬습니다. 이번엔 같이온 친언니 소개도 해 줍니다.
그리고 홍대여학생이 자기 아버지가 차로 데리러 오기로 했는데 서울가는 거면 같이 가자고 합니다.
저런 순간 가슴이 철렁하더군요.
천사랑 같이 가야하는데 아직 연락처도 못 물어 봤는데...![]()
그런데 거절 할 수가 없더군요.
그렇게 해서 또 다른분들과 같이 자동차를 기다립니다. 이런 저런 얘길 하며 있는데
저기서 승용차가 오더군요. "아~ 아빠다."
홍대여학생 차를 부릅니다. 그런데 오 하늘이 날 돕는구나. 자가용 옆자리에 어머님이 앉아 계시더군요.
네 그럽습니다. 아버지, 어머니, 홍대녀, 홍대녀 언니 4명에 저와 천사 합이 6 승용차에 탈 수가 없지요.
그렇게 속으론 쾌재를 부르면서 못내 아쉬운척 괜찮으니까 가족끼리 올라 가라고 합니다.
제 스타일은 원래 천사도 태워 보내고 혼자 고속버스 타고 올라가는 스타일 이지만
천사를 절때 보내고 싶지가 않았습니다.ㅋㅋㅋ![]()
그렇게 다행히 다시 천사와 저 둘만 남게 됐습니다.
그렇게 해서 안성 시내로 들어가고 고속버스 표를 끊고 버스 시간이 남아서 터미널 앞에 만두집에 들어갔습니다.
사실 그전에 선배가 학교 구경 시켜준다면서 왔다가 그집 물만두가 맛있다고 사줘서 한번 갔던 집입니다.
전 물만두 좋아하지도 않고 맛도 별로 없던거 같지만 저도 천사에게 똑같이 이집 물만두 맛이 끝내준다고
뻥을 칬니다. ㅎㅎㅎㅎ
그렇게 천사에게 만두를 사주고 버스를 타려고 터미널 안으로 가는 천사가 잠깐만이라고 합니다.
그러더니 작은 구멍가게에 들어가서 먼가 하나를 사오더군요.
그러고는 저에게 건네줍니다.
아몬드 쵸코렛!!!!
저 감격의 눈물 흘립니다. ![]()
여자 친구 사귄적도 없고 발렌타인 데이니 빼빼로 데이니 그런거
저 딴나라 얘기로만 알고 살아온 저... 아몬드 쵸코렛 정말 그거 먹지않고 한동안 제 침대 머리맡에 두고
구경만 했습니다.ㅋㅋㅋ
그렇게 고속버스타고 터미널까지 오고 천사는 집이 역삼동이라고 합니다.
사실 전 고등학교때 학교 집 학교 집 그리고 학교가 홍대쪽이라 역삼동을 잘 모릅니다.
그렇지만 지하철 2호선 선릉역이라니깐 다시 전철을 타고 2호선 선릉역에서 저도 같이 내렸습니다.
왠지 집까지 바래다 줘야만 할거 같아서, 네 전 외국 소설만 잔뜩 읽어서 영국신사 매너를 배워더랬죠.ㅎㅎ![]()
그 당시만 해도 선릉역은 정말이지 한산했습니다. 역은 무지 큰데 사람은 정말 없더군요.
선릉역에서 주위에 사람도 없고 마지막으로 용기를 냈습니다.
"저 죄송하지만 전화번호 좀 알려주실 수 있으세요?"
천사가 대답합니다.
"저 죄송한데요 저희 집 무지 엄해서 남자가 집에 전화하면 안돼요."
안돼요. ..안돼요. 안돼요....
전 순간 아 이게 간접적으로 NO라고 하는 거 구나. 직감 했습니다.
제 표정이 급실망 표정이 됐죠. 그걸 천사가 모를리도 없고...
그래서인지 천사가 한마디 하더군요.
"그쪽 전화번호 알려주세요. 제가 전화 할게요."
전 순간 실낫같은 희망을 봤습니다.
머 그냥 하는 말이겠지만 여기서 내게 선택의 여지는 없다. 전화번호 알려주고 애태우며 기다 릴 수 밖에...
그리고 연습장을 꺼내서 정말 한페이지에 꽉차게 이름과 전화번호를 적어서 건네 줬습니다.
혹시 작은 종이에 주면 잃어버릴까봐..ㅋㅋㅋㅋ
제가 적은걸 보며 웃더군요.
'아 이쁘다!!!' ^___^
그리고는 헤어졌습니다. 아쉽기도 하지만 그래도 행복했었구요.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아몬드 쵸코렛을 보며 매일 천사 생각만 합니다. 크리스마스도 집에서 가족이랑 보내는 데도 아몬드 쵸코렛만
보면 마냥 행복했습니다. ^___^
가족들이 시험못봐서 미쳤다고 하더군요.ㅋㅋㅋ![]()
년말이 다가오고 천사에게는 연락이 없더군요. 그리고 합격자 발표 그당시 전화로도 확인 할 수 있었지만
왠지 직접 대학에 가서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시험을 잘 본 편이 아니라서 친구하고도 연락않고 혼자 대학에 가서 합격자 명단을 확인했지요.
합격자 명단에 제 이름이 없더군요. 공부를 열심히 안 했으니 당연한 결과다 담담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천사의 명단도 확인했습니다. 없더군요. 이상하게 조금 안도가 됐습니다.
붙을려면 같이 붙고 떨어지려면 같이 떨어지는게 좋다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한쪽만 붙으면 왠지 사귈 수 가 없을 거 같아서 연락도 못받았으면서 그렇게 김칫국 들이키고 있었습니다.
대학도 떨어지고 기분도 꿀꿀하고 신촌에서 친구들이 만나자고 해서 카페에서 친구들 얼굴보고 대학합격한 놈은
기분좋아하고 떨어진 난 꿀꿀해 하고 그렇게 친구들이랑 얘기하다가 오후에 집에 들어갔습니다.
집에 들어가니 어머님이 어떤 여자에게서 전화가 몇번 왔었다고 하더군요.
이런 순간 뒤통수를 맞은 느낌 왜 집에 일찍와서 전화 기다릴 생각을 못 했지?
여자에게서 전화 올일이 없는 전 당연히 천사가 전화했구나 직감했습니다.
그길로 친한친구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사실 친한친구는 고3때 우리학교에 전학을 왔지 그전엔 강남에서
초,중,고를 다녔었습니다. 그친구가 역삼동 지리를 잘 알아서 무조건 지금 바로 선릉역으로 오라고 하고
저도 무작정 선릉역으로 향 했습니다.
친구랑 선릉역에서 만나고, 년말이라 그런지 역이 좀 북적거리더군요. 역에서 기다리다가
혹시 이근처에서 사람들이 잘 가는곳이 어디냐 우리 역삼동 한번 흟자 하고 친구에게 물었습니다.
친구가 여기 내바닥이라고 하고 절 데리고 현재는 현대백화점이지만 그당시에는 그랜드 백화점이였던 곳으로
갔습니다. 그렇게 그 주변을 왔다갔다 하는데 이젠 친구가 지쳐 합니다.
그래서 우동집에 들어가서 우동 한그릇 먹으면서 혹시나 싶어 집에 전화해 봤습니다.
어머님께서 그러시더군요. 여학생한테 전화가 또 왔었다고, 아차 싶더군요...
어머님께 혹시 여학생한테 전화가 또 오면 나 선릉역에서 기다리니깐 선릉역으로 오라고 전해 달라고 하고 전활 끊고
그 길로 한걸음에
선릉역 까지 달려 갔습니다. 선릉역 계단을 내려가면서 친구는 화장실 간다고 갔습니다.
전 선릉역 여기 저기 살피다가 저 멀리서 빨간코트를 입은 천사를 발견합니다.
전화를 하려고 하는지 공중전화에 길게 늘어선 줄에 서있더군요.
저도 어찌할지 몰라 천사 뒤에 조용히 줄을 섰습니다.
천사가 어딘가 전화를 하려고 수화기를 들다고 내려 놓더군요. 그리고 뒤로 돌아섰습니다.
전 살며시 웃고 있었죠.
천사 날 보고 화들짝 놀라더군요. 멀 해도 이쁩니다.^__^
너무 너무 반가웠습니다. 서로 연락도 못한 상태로 무작정 역삼동 여기저기 헤메이다 만나니 얼마나 기뻤겠어요. 그리고 친구도 같이 왔다고 하니 갑자기 도망갔니다. -ㅇ-
전 얼릉 쫒아가서 잡았지요.
"아니 왜 그래요?"
자기 오늘 차림새가 누구 만날 차림새가 아니랍니다.ㅎㅎㅎ
아니 내가 보는건 괜찮고 친구한테 보이는건 안돼나? 순간 전 또 혼자 상상합니다.
'아하 나랑은 좀 편한 사이라 이거지! ㅎㅎㅎ'
우린 친구와 같이 주변에 카페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셋이서 서로 대학 떨어진걸 위로 했습니다.
제가 물었죠, 오늘 머 했었어요?
이쁜 천사 한강에 갔었다고 하더군요. 전 놀랬습니다. 아니 이 한겨울에 한강에 왜 갔나고 물었더니
그냥 웃기만 합니다. 한강을 걷는데 경찰아저씨가 오더니 얼렁 집에 가라고 하더랍니다.ㅎㅎㅎ
경찰아저씨도 걱정이 됩나 봅니다.
그렇게 얘기하다가 이제 우리 말 놓자고 제가 제안을 했습니다.
그때 약간 부담스러워 하더군요. 전 그러려니 하고 그냥 존댓말 모드로 갔습니다.
어느덧 시간은 9시 원래는 집 귀가 시간이 7시 까지라고 하더군요.
늦게 들어가면 무지 혼나는데 오늘은 기분이 기분인 만큼 조금 늦어도 괜찮답니다.
왠지 엄한 아버님이 더 믿음직 스럽더군요.
내가 아버지라도 이런 천사를 밤늦게 돌아다니게 할 순 없지. 암...또 혼자 상상합니다. ㅋㅋㅋ
헤어져야 할 시간이기에 전화번호를 물었지만 이번에도 알려줄 수 없답니다.
그래서 이번엔 제가 좀 밀어 붙였습니다.
그럼 이번에 아예 약속 시간을 정하자 그랬더니 알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1월 3일날 이대역에서 만나자고 했습니다. 그땐 이대에 이쁜 카페도 많고 지금의 홍대 분위기 였죠.
그렇게 약속 시간과 장소를 정하고 헤어졌습니다.
전 그렇게 기쁨과 슬픔속에 한해를 마무리하고 희망찬 새해에 1월 3일을 손 꼽아 기다렸습니다.
천사를 만날 수 있었으니까요...ㅎㅎㅎ
약속 당일 친구와 둘이 이대역에 먼저 가 있었습니다. 여자를 기다리게 하면 안되겠기에ㅎㅎㅎ
그러고 문제의 약속시간 천사가 보이질 않습니다 '좀 늦는군..'
십분 이십분 한시간 기다려도 오질 않습니다.
이제 조금씩 걱정이 되더군요. 무슨일이 있나? 답답하기도 하고...
두시간....친구가 조금씩 짜증을 내기 시작합니다.
세시간 이젠 포기해야만 하나 봅니다.
핸드폰이 없던 시절은 참 사람 만나기가 힘들었어요.
그땐 어떻게 약속하고 연락하고 그랬는지 지금 생각하면 정말 믿기지가 않네요.
세시간을 넘게 기다리고 춥고 배도 고프고 저도 갑자기 배가 아파오고 이젠 철수해야겠다 쉽더군요.
아쉬운 맘에 계속 뒤돌아보며 집으로 왔습니다.
그리고 몇일 후 1월 7일 집에서 뒹굴뒹굴 하고 있는데 집으로 전화가 옵니다.
전활 받았는데 저 멀리서 들려오는 천사의 목소리 "여보세요..."
천사가 3일날은 미안하다며 오늘 시간 되면 만나자고 합니다.
너무 너무 기뼜죠. 알았다고 하고 얼렁 샤워하고 약속장소로 나갔습니다.
우리 만났던날 저녁에 늦게 들어갔다가 집에서 혼나고 외출금지령을 받았답니다. 그래서 3일날 못 나왔다고 하더군
요
7일날도 동생 생일이라서 생일 선물 사러 간다고 핑계를 대고 저한테 연락을 한거 였습니다.
귀여운 천사...^^
손에는 작은 선물 포장을 들고 있더군요. 처음엔 동생 생일 선물이라고 하더니 어느 순간에 저한테 주더군요.
저 주려고 샀다고 합니다.
아 감격 ㅜ.ㅜ 너무 행복했습니다.
아 고등학교 끝나자 마자 나한테도 이성친구가 생기는 구나 그것도 너무 너무 아름다운 이상형의 여자!!!!
선물을 풀어보려고 하니 안된다고 합니다. 집에 가서 혼자 풀어보라고 하더군요.
전 말을 잘 듣는 학생입니다. 알았다고 하고 이런 저런 얘기하고 재수할건지 어쩔건지 그런 얘기들을 나누었습니다.
이젠 다시한번 좀 강하게 친구처럼 말 놓자고 제의 했습니다. 아무말도 안하길래 전 편하게 말을 놓았죠.
천사도 그냥 말을 놓고 편하게 얘길 하더군요.
전 같이 공부했으면 좋겠다. 우리땐 연극영화과가 후기에 없었습니다. 한가지 옵션은 전문대 서울예전 하나..
전 사실 거의 재수 결심을 굳힌 상태였고 같이 재수하자고 제의했습니다. 그냥 듣고만 있더군요.
그리고 다시 선릉역 까지 바래다 주고 집으로 돌아가려고 개찰구로 걸어가는데 저기서 여자의 뛰어오는
발자국 소리가 들립니다. 남자도 직감이라는게 있더군요. 왠지 천사일거 같았습니다.
전 뒤돌아 보지 않았습니다. 왠지 내가 듣기 싫은 얘기를 할거 같더군요. 그냥 표를넣고 들어가려는 순간...
절 부르더군요. 그땐 할 수 없이 뒤돌아서서 대답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절 가만히 바라 보고만 있더군요. 그래 내가 말하기 쉽게 해주자.
"나한테 무슨 할말 있어?" 가만히 있더군요.
전 다시 주변에 카페를 찾아서 들어 갔습니다. 그리고 서로 서먹한 분위기.
무슨말을 해야 할지. 고민 고민.... 대학 떨어진게 그때처럼 후회가 된적이 없었습니다.
나라도 대학 붙었다면 좀더 둘의 관계가 발전할 수 있었을텐데 그런 생각 저런 생각...
그러다 나도 모르게 한마디 합니다.
"나 농담반 진담 반 인데 우리 결혼하자?"
천사 놀래더군요. 그리곤 천사가 말합니다.
"우리 아무것도 없자너" 제 생각하곤 전혀 다른 의외의 답변이였습니다.
머릿속에 있는 소설책이랑 영화들 모든 데이터를 검색합니다.
우리 아무것도 없자너, 우리 아무것도 없자너....
이게 분명 노라는 표현은 아닌데, 그 순간 전 또 혼자 상상의 날개를 펼칩니다.
아 날 싫어하지는 않는구나. 그래 그럼 이렇게 하자.
제가 제의를 합니다. 우리 1년후에 여기서 만나자. 아니 이 카페는 망해서 없어질 수 도 있으니깐...
선릉역에서 정확히 1년후 1월 7일 2시에 만나자고 제안을 했습니다.
그렇겠다고 하더군요. 그리곤 마지막이라며 악수를 했습니다. 처음으로 만지는 손....ㅎㅎㅎ
그렇게 헤어지고 집에와서 선물을 풀어 보았습니다. 다이어리더군요.
왜 나한테 다이어리를 준거야? 전 그 다이어리에 천사의 생각만 하면서 일년을 기록했습니다.
하루 하루 천사를 찬양하는 시, 짧은 추억들, 서로의 공통점들을 생각나는데로 기록하며....
한달 두달 시간이 너무 힘들었습니다. 너무 보고 싶더군요. 정말 찾아가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집 주소도 모르고 전화번호도 모르고...
그렇게 힘들게 1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역사적인 1월 7일. 선릉역 오후 2시 주변을 서성이는데 천사는 보이질 않더군요.
오랜 시간을 혼자 기다리면서 이런 생각 저런 생각을 합니다.
오늘이 동생 생일이라서 잊을 일은 없을텐데 무슨일이 있나???
아뭏든 그렇게 천사와의 짧지만 행복한 기억들..........
못만나서 였을가요 아직도 맘 한구석에 남아 있는 아쉬움 그리고 그리움....
이렇게 겨울이 오면 그천사의 소식이 너무도 궁금합니다.
그후로 어찌해서 알게 된 한가지 사실 그녀는 당시에 재수생이였습니다.
그리고 재수생이였지만 무슨 사연이 있었던지 나이가 저보다 2살이 많더군요.
그래서 제가 말을 놓자고 했을때 좀 어려워 했던 거지요. 요즘이야 연하남 사귀는게 유행이지
그당시엔 연하남 사귀는 경우가 극히 드물었거든요....
재수생일 수 있다는걸 미쳐 생각못한 제 자신이 한없이 미웠습니다. ![]()
진경 너 나같이 멋진놈 버리고 갔으면 정말 정말 잘 살아야 한다.
올해 크리스마스는 너의 행복을 기원할게....
정말 정말 행복하게 살고 있는 너의 소식을 듣고 싶다.
행복하게 살고 있지???
솔로 여러분들도 메리 크리스마스....
나도 캐빈이랑 같이 집을 지켜야 겠다...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