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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거에 희망을 못 느끼겠어요

쓰니 |2022.04.01 00:23
조회 15,088 |추천 42
25살 대학을 졸업한지는 얼마 안된 여자입니다.
서울끝자락 대학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했지만 실습을 하면서 제 길이 아니라고 느껴서 어릴때부터 잘했고 하고 싶었던 영어통번역을 복수전공했습니다.
유망주라고 대학원 권유도 많이 받았지만, 넷째인 막내동생이 미성년자기도 하고 통번역대학원은 학비도 비싸거니와 대학원에 대한 부모님의 몰이해때문에 고사했습니다.
부모님은 사소한 곳에서는 저를 장애인 취급하면서 (저는 선천적이고 가벼운/섬세한 작업이 힘들고 보행장애가 조금 있는 뇌성마비를 가졌습니다.), 소위 말하는 번듯한 직장에는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하십니다.
대학 새내기 시절부터 '9급 공무원을 해라, 다만 휴학은 용납할 수 없다. 방학때만 공부해도 합격한다. 인터넷 강의권을 끊어줘도 네가 공부를 할 것 같지 않으니 돈을 안 주겠다.'라는 말만 되풀이했습니다.
유학 경험이 있고 특목고생이라 영어는 곧잘 했기 때문에 졸업반부터 1년 정도 지인을 통해 과외를 했지만 그것마저도 돈이 적다며 좋은 취급을 해주지 않았습니다.
집안일은 '칠칠치 못하다', '네가 못하는지 확인해야 해서 일이 두 배다' 라는 등의 이유로 손을 못대게 하면서 정작 손이 부족할 때는 '키워준 값도 못하는 x'이라는 소릴 합니다.
엄마는 어릴 때부터 저한테 손찌검을 했었고 자매들이 커서도 저는 상대적으로 저항을 못 하기 때문에 20살까지 맞고 살았습니다.
물론 지금은 손을 많이 대지는 않지만 보통 '살갑게 대하지 않는다' 는 이유로 '되바라진 x' '사회성 떨어지는x'이라는 소리를 아무렇지도 않게 합니다.
아빠도 서른되면 나가란 소리만 자꾸 되풀이하십니다.
생활비는 주시지만 이것도 곧 끊겠다는 소리를 공공연히 하고 다니십니다.
최근 과외하며 모아두었던 돈과 몰래 복지관에서 진행하던 현금지원 프로그램으로 책과 인강패스를 사서 공부하고 있지만, 막상 제가 공부를 하니 힘빠지는 소리 (장애인 너같은 애들이 천지삐까리인데 네가 합격하겠냐)를 하십니다...
예전에는 합격해서 일 핑계로 연을 끊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버텼는데 실연을 당하고 나서는 그것조차도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화장실에 들어갈 때마다 안좋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는 뭘 바라보고 살아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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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월만에 들어와서 근황 전합니다. 23년 합격 목표로 잡고 9급 일행 공부하고 있어요. 작년 시험 점수(국가직: 95 90 50 45 30/지방직: 90 95 70 40 35)를 얘기했더니 부모님도 가능성을 보신 모양입니다. 물론 많은 분들이 충고하신 대로 2년 안에 구직해서 부모님과는 멀어질 생각이고 통번역대학원은 야간석사나 휴직 후 이수를 고려해보려고 합니다. 댓글로 응원해주시고 야단쳐주시고 충고해주신 모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열심히 살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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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근황 전합니다. 23년도 9급 국가직 공무원 최종 합격 후 지금 신규 공무원 부처 선택 기다리고 있어요! 임용 핑계를 대서라도 독립할 예정입니다. 다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추천수42
반대수4
베플ㅇㅇ|2022.04.02 09:34
일단 그 집에서 나와요. 그런 부모와는 같이 살면 안 되고 또 자주 봐도 안 됩니다. 저같으면 정면으로 맹렬하게 싸우거나 아예 인연 끊습니다. 쓰니의 부모님들은 명백한 학대행위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베플ㅇㅇ|2022.04.02 09:42
일단 무슨직업이라도 가져서 고시원이라도 나와살아보면 한 1년 지나면 얼마나 마음이 편해지는지 느낄수있을것임. 심리적으로 가해하는 가족들은 그 피해자가 오랜시간 길들여져서 심각성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음. 반드시 일단 분리되어야함.
베플ㅇㅇ|2022.04.02 10:32
내인생에 남주는 없어요 쓰니님인생 주인공은 쓰니님 본인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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