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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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레는 1911년에 17세인 wally 란 소녀를 만나 비엔나에서…”
초록색 칠판 앞을 오가는 하얀 백발 곱슬머리 교수님의 졸린 목소리가 들려왔다.
강의실 안에 수업을 듣는 학생 반이 졸고 있었다.
그 중 유독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단발머리 여학생 뒤로 멍하니 턱을 괴고 칠판을 응시하는 수연이 있다.
수업이 머리에 안 들어온지는 한참 됬다. 안 그래도 지루한 수업이 더 지루하게 느껴지는 수연이었다.
‘일주일 정도 지났나’
성 준과의 일이 있고난 후 7일 정도가 지나 있었다.
수연은 핸드폰을 열어 성 준과의 카톡 창을 들어가 보았다.
그날 밤을 함께보낸후 아침에 수연을 집 앞까지 데려다주고 보낸 톡이 마지막이었다.
잘 들어갔냐는 흔한 인사.
그 인사에 보낸 수연의 답장이 마지막이었다.
3월 16일. 벌써 일주일 전에 한 연락을 마지막으로 그에게선 연락이 없었다.
‘그렇다고 내가 먼저 할 수도 없잖아’
안 그래도 흐릿했던 칠판과 교수님이 더욱 흐릿해졌다.
‘원래 남자는 한 번하고 나면 쉬워진다는데 그래서 연락이 없는건가’
수연은 두 손에 얼굴을 팍 하고 파묻었다. 손이 책상과 부딪히는 소리가 커서 앞자리에 졸고 있던 여학생이 깜짝 노랐다.
그 날의 기억은 수연에 기쁘고 환상적이지 않았다.
어떻게 지나갔느지 뭘 했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았다.
성 준이 좋아서했지만 모든 게 처음인 수연은 어색하고 낯설었다.
보고싶은 모습을 볼 수 있었지만, 벗은 그의 모습을.
파도처럼 무겁게 덮쳐오는 그와 함께한 밤의 기억은 상상했던 것 처럼 달콤하고 환상 적이기 보다 낯설고 어떻게 시작했는지 느낄새 없었다.
그리고, 뭐가 뭔지도 모른채 끝이 나있었다.
기억에 남는건 그의 잠든 얼굴이 아이 같이 순수해 보였다는 것 정도.
강의실에 수연은 머릿속이 너무 복잡해 생각을 도저히 정리할 수가 없었다.
‘어디까지가 일어난 일이고 뭐가 뭔지 이게 무슨 감정인지 아무것도 모르겠어’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수업이 끝나가 시간을 벌써 11시5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이만 수업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다음 주 까지 낸 과제 제출하세요”
우르르 나가는 아이들 틈에서 수연의 핸드폰이 울린다. 지국의 번호였다.
<다음 화에 계속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