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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남자와 손 잡고 걸어오는 여자친구와 마주쳤습니다.

알수없음 |2022.05.15 12:46
조회 84,084 |추천 117
어젯 밤. 다른 남자와 멀리서부터 스킨십을 하고, 애교를 부리며 손을 잡은 채 걸어오는 여자친구와 정면으로 마주쳤습니다. 이제 전 여자친구네요.


먼저 지난 주말. 직장 상사와의 라운딩에서 몸을 못 가눌 정도로 만취를 하고 돌아 온 적이 있습니다. 상사와의 스토리도 할많하않입니다.
남자와의 라운딩도 싫고 술을 마셔도 자제하지 않는 모습이 싫다했더니, 술이 취한 상태에서 사실 다음 주도 거래처와 남녀 2대 2로 라운딩이라고 하더라구요. 제가 아는 여자인 친구와 가는 줄 알았는데 말이죠.


친구가 대부도에서 2대 2 라운딩 후에 술 마시고 자고 오자고 했다는 걸 자기가 거절을 했다고 합니다. 제가 이때 많이 화가 났는데, 제가 생각하는 상식 선의 행동이 아니었으니까요. 추가로, 다음 주는 제 생일인데 또 이 친구와 미리 잡은 예약 탓에 '어쩔 수 없이' 제주도로 라운딩을 갑니다.


화요일부터 다툼이 있었습니다. 주말 라운딩 멤버끼리 먼저 얼굴을 보고 친해져야 한다는 여자친구. 내가 싫어하는 자리를 굳이 그렇게까지 사전 만남까지 해야하냐, 너의 친구마저 믿음이 안간다 했지만, 너가 골프를 치지 않아서 그렇다. 라운딩 후에는 술 마시는 게 당연한거고, 거래처지 남자가 아니다고 하더군요. 대신 화요일은 밥만 먹든지 간단하게 마시고 들어 가겠다며.


결과는 역시 만취입니다. 밤 열두시가 다 되어 저는 여의도로 만취한 여자친구를 데리러 갔고, 나머지 남2 여1은 취한 사람을 길에 세워두고 노래방에 갔더군요. 남자들은 결혼할 사람이, 여1은 남자친구가 있습니다. 여1은 남자친구한테 거짓말을 하고 술취한 채로 남자들과 노래방을 갔다가 다음 날 바로 들통납니다.


저희는 극적으로 화해를 하고, 금요일에 호텔에서 함께 시간을 보냈습니다. 거래처, 직장 상사와의 불미스러운 일들을 간접적으로 경험해 와서 제가 예민 했다고 사과를 했구요. 어쨌든 좋은 시간을 보내고, 여자친구는 집으로 돌아가 라운딩 갈 준비를 했습니다.


라운딩 전 후로 연락이 잘 되지 않았지만 스포츠고, 거래처라고 하니 또 이해했습니다. 끝나고 연락이 와서는 서울로 돌아와 밥을 먹겠다고. 밤에 라운딩 뒷풀이 술자리에서 저를 부르기로 하구요. 제가 자리에 가려는 이유는 단지 걱정돼서 였습니다. 보기 싫은 사람들과의 술자리가 내키지 않지만, 여자친구가 걱정되기도 하고, 남녀 사이 술 마시고 일어날 돌이키지 못할 사고를 막고자 했습니다.


대략적인 위치를 알고 있었기에 근처에 좀 일찍 가 있었습니다. 로즈데이라 장미 다발을 샀는데, 꽃집이 문을 일찍 닫기에 그 참에 조금 일찍 나오기도 했구요.
성의 없는 대답 후에 연락이 없는 여자친구. 술을 마시면 어디를 갔는지 뭐를 먹었는지 사진을 보내곤 했는데, 연락없이 밤 12시가 되어가니 또 슬슬 불안하더라구요.


저 멀리서 한 무리가 걸어 나옵니다. 남자4 여자2이니 또 제가 아는 것과 다르네요. 앞 무리에서 고개를 숙이고 지나가는데 "쟤네 괜찮아?","몰라 ㅇㅇ(여자친구이름)가 앵기는 거야" 라는 제가 아는 여자인 친구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평소 나한테 하던 말투와 행동을 하며 남자와 걸어오는 사람. 어깨 동무를 하다가 손을 잡았다가 앞에 제가 길을 막고 서 있어도 관심이 없어 보였습니다. 1m 남짓 거리가 되니, 이제야 알아 보더군요. 제 손엔 로즈데이라고 꽃과 식물, 포장, 리본까지 하나하나 골라 만든 꽃다발이 있는데요.


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단 한 명만이 어떤 말로도 지금 위로가 안되겠지만, 이대로 헤어지지는 말라고 할 뿐. 나머지는 모두 자리 옮겨서 한 잔 더 하자고 아우성입니다. 똑같은 사람들인거죠.


취해서 아니면 뭐가 잘못인지 몰라서 당당한 사람에게 그 자리에서 이별을 고하고 돌아왔습니다. 멘탈이 나가 10킬로가 넘는 길을 무작정 걸어서요. 여자친구가 무릎을 꿇고 펑펑 울었으면 달라졌을까요? 늘 잘나고 당당한 사람이기에 끝까지 사람들 앞에선 사과조차 하지 않더군요.
글을 올리는 순간에도 골프장 다녀온 사진들을 연달아 인스타에 올리며 수많은 해시태그를 다는 서른 후반의 모습에서 제가 안타까워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는 걸 느끼네요.


이런 글을 쓰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냐 싶었지만, 만취 후 아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할 사람을 위해 이런식으로나마 그 날의 상황을 전합니다. 오랜 기간동안 그리워했고, 사귀게 된 모든 순간과 시간들이 아깝고 괴롭습니다.

추천수117
반대수27
베플ㅇㅇ|2022.05.15 23:50
조상신이 도왔다고 하는 상황이네요 바로 차단 박으시고 그동안 찍었던 사진이나 주고받은 선물 몽땅 버리시면 더 좋습니다 괜히 가지고 있어봤자 미련 생겨서 정신이 혼미해지거든요
베플00|2022.05.16 18:43
직업이 뭔데 그렇게 라운딩~라운딩할까?? 것도 30대후반에..너무 더럽다. 울고불고 할게 아니라 축하받아야할 상황임. 쓰레기는 쓰레기일뿐... 골프잘치는 풀뱀 스타일의 쓰레기한테 거짓말로 놀아나다가 진짜 그야말로 조상덕에 바람피고 헤프게구는거 딱 걸려서 놓여난거임. 참 다행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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