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고등학교 3학년 여고생입니다. 이런 곳에 글 써보긴 처음이지만 방금 어머니와 다투다가 다른 제삼자 얘기 들어보라고... 니 말 맞다 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는지 보자고 네이버에 올려보라면서 저랑 대화를 단절해 버리셔서, 지나가다 봤던 썰들이 떠올라 의견을 묻기엔 네이버보다는 판이 나을 것 같아 여기에 글 한 번 써 봅니다.
카테고리와 맞지 않는 글 죄송합니다 ... 현실적인 조언 듣고 싶어서 올리게 되었어요
그리고 이렇게 쓰는 게 맞는지 모르겠어서... 쓰다 보니 글이 많이 길어져서 맨 마지막 문단에 요약 한 번 해놓았어요!!!
전 고삼입니다. 남들과 같은 고삼이 아니라, 공부하지 않는 고삼입니다.
처음부터 이렇진 않았습니다. 유치원을 졸업하고 나서부터 학원을 다녔고 어머니도 제가 중학생 때까지 학원 선생님 일을 하셨기에, 학교가 끝나면 밤까지 거의 그 종합학원에 살다시피 하며 영어 수학 국어는 기본이고 방학에는 미술과 음악 그리고 역사, 초등학교 때는 더해 사회와 과학까지 배웠습니다.
부모님께서 맞벌이셔서, 2살 차이 동생과 할머니와 함께 집에 머물며 한글까지 독학으로 뗐을 정도로 공부를 좋아했었습니다.
성적은 중상위권을 쭉 유지했었습니다. 이 종합학원 외에 또다른 역사 학원, 수학 과외, 논술 학원, 방과후에는 한문 그리고 바둑 학원 말고는 다른 학원을 다녀본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 정도로 잡혀 살아왔습니다.
중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제가 남들과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영어 학원을 예시로 들면, 항상 그 학원의 제일 월등한 반에서 뛰어난 친구들과 수업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중학생이 된 이후로 점점 따라가기가 벅차졌습니다.
항상 꾸중을 들었고, 이로 인해 눈물 흘리지 않은 날이 없었습니다.
같은 반 친구들조차 여러 질문들에 대답하지 못해 이젠 당연하다시피 매로 손바닥을 맞을 때 안쓰러워하며 입모양으로 정답을 알려주기도 했었습니다.
학원에서만 맞았다면 다행입니다.
집에서도 매를 맞을 때가 빈번했습니다. 이는 제가 초등학생이었을 때부터 변함없었습니다.
항상 엎드려 뻗쳐 자세에서 청소기의 철 막대 부분으로 엉덩이를, 조금이라도 피하면 머리까지 포함해 온 몸을 구타당했습니다.
유혈사태가 일어난 적은 거의 없지만 충분히 수치스럽고 아팠던 기억들이 많습니다.
아직도 아버지를 무서워하고, 얼마 전까지는 아버지로 인해 남자 공포증까지 생겼었는데, 현재는 많이 호전되었습니다.
장난이어도 때리는 시늉처럼 손을 위로 들면 공포심에 떨었습니다.
지금까지 소꿉친구인 초등학교 동창 몇 명의 말을 들으면, 그때 네가 너무 안타까웠다고 아직도 그러는지 묻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그 정도로 초등학생 당시 저는 몰랐지만, 다른 친구들 눈에는 불쌍하게 보였다고 합니다.
맞는 걸 당연시 여겼는데 이게 이상하다 느껴진 건 중학교에서 새 친구들을 사귀면서부터였구요.
우리 가족이 다르다는 것을 안 뒤로부터 다투고 혼나는 일이 더 잦아졌습니다.
공부 뿐만이 아니라 모든 면에서, 집에 왔는데 핸드폰을 제출하지 않았다거나 먼저 밥을 먹었다는 이유들로 혼났습니다.
심한 우울증에 걸렸고, 자해는 기본에 어설픈 자살시도까지 몇 번 해 보았습니다.
학교 상담실도 찾아가 보았지만, 상담 선생님의 지켜보는 앞에서 부모님께 전화해 말하라는 섣부른 대처로 저는 더 안으로 숨어들게 되었고,
당시 가장 친했던 친구에게 고민을 털어놓고 자해 흔적도 알렸지만 징그럽다는 이야기를 들은 이후로
누구에게도 알리지 못했고 털어놓지 못한 채로 살아왔습니다.
중 2, 제 성적이 중위권이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흡연도 해 보고, 자신을 괴롭히는 일들을 멈추지 못했습니다.
부모님께선 제 손목의 자국을 보고 아셨지만 아무런 말도 없으셨습니다.
한 두 번 크게 혼내고, 아무리 힘들다고 이야기해도 평소 태도가 달라지는 일은 없었습니다.
이때가 사람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고, 제 인생의 목표가 집을 나가는 것으로 바뀌던 때였습니다.
고등학교에 입학하며, 중학교 후반기에 위와 같은 이유들로 포기했었으니까 다시 열심히 하면 상위권이 되겠지, 좋은 대학에 가고 좋은 직업을 얻을 수 있겠지라는 생각으로
여러 학교 행사들에도 참여하고 대회에 나가 2등이라는 우수한 성적도 거두고, 학급 반장도 되고 동아리 면접도 통과하고, 스터디 플래너도 쓰는 둥 박차를 가했습니다.
나름 열심히 노력했다 생각했는데 성적은 여전히 중위권이었습니다.
떨어졌으면 더 떨어졌지 오르진 못했습니다.
부모님은 노력한 게 맞냐며 저를 타박하였고, 전 노력이 뭔지, 열심히가 뭔지조차 모르게 되었습니다.
다음 시험은 잘 봐야지, 하면서 또다시 부딪혀도 이미 한계였던 것 같습니다.
성적이 오르기는 커녕 더 떨어졌었습니다.
더 이상 떨어질 곳은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또 떨어졌고, 제 의욕도 사라져 갔습니다.
정신은 힘든데 노력한 만큼의 결과도 나오지 않았기에, 넌 그렇게 공부했으면서 성적은 이게 뭐냐는 친구들의 비아냥거림에 그러게... ㅋㅋㅋㅋ 하고 숙연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대로 고등학교 2학년이 되며 올해는 꼭 조용히 공부에만 매진하며 성적을 올려야지 결심했었습니다.
마음대로 되는 일 하나 없다고, 고 2 때 성적 또한 계속 중위권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이때부터 덧나게 둔 상처들의 고름이 터지면서, 나는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느냐, 남들 다 하는 것도 하지 못하고 평생 누군가의 말만 곧이 들으며 살아 왔는데 결과가 이 모양이면,
나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느냐 같은 의문이 자꾸만 터져 나왔습니다.
점점 의욕을 잃어갔고, 부모님과 다투는 횟수도 늘었습니다.
없던 정신병마저 생기는 것 같았고, 점점 제가 미쳐가는 게 느껴졌습니다.
학원을 그만두게 해 달라며 부모님과 싸우다 일이 터졌습니다.
아무리 외쳐도 수용되지 않는 상황에 너무 화가 나 저도 모르게 손목을 미친듯이 긁었고, 손목이 까지고 부르터 피가 났습니다.
이 일 덕분에 겨우 학원 하나를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토록 원했던 운동을 다니게 되었습니다.
중학교 때도 세 네 번, 다니게 해달라 빌었지만 무시당하고 분명 허락했었지만 말을 바꾸며 결국 한 번도 다니지 못했던 운동을 작년 후반기에 처음 다니게 되었습니다.
처음 맛본 운동의 경험은 짜릿했습니다.
운동 가는 시간만 기다려졌고, 비록 마치자마자 자전거를 타고 5분만에 걸어서 30분이 걸리는 학원까지의 거리를 전속력으로 달려갔어야 했지만 너무 행복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도복을 빨래하는 순간마저도 행복했고, 주말에는 몸이 근질거려 참을 수 없었습니다.
운동이라는 새로운 꿈이 생겼습니다.
성적 스트레스는 여전해서 이후에 몰래 정신병원에 한 번 상담을 다녀왔지만, 들켜서 조금 혼났지만,
운동을 시작한 것 하나만으로 제 정신 상태가 매우 호전되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성적은 중위권에서 중하위권으로 바뀐 지 오래였고, 가장 친한 친구의 꿈을 따라 나도 군대에 가고 싶다는 새로운 꿈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부모님은 심하게 화를 내셨고, 니가 될 것 같냐, 아무나 가냐 등으로 반대하시다가 끈질긴 저를 결국엔 알아서 하라며 저를 내팽겨치셨고 저는 좋았습니다. 아무도 간섭하지 않는 게.
드디어 내가 원하는 무언가를 자의적으로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생각에 기뻤습니다.
다른 운동도 하나 더 시작하며 단증이라는 것도 따 보고, 실력도 높아지며 점점 운동이 좋아졌습니다.
바로 군대로 가기를 원했지만 대학은 가라는 부모님의 말씀에, 거부한다면 지금 다니는 운동조차 다 그만두게 할 것 같아 울며 겨자 먹기로 알겠다고 끄덕였던 것을 기억합니다.
지금도 그렇구요.
대학 진학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차마 무서워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담임 선생님께는 상담 때 본문의 모든 내용을 두 시간 동안 말하며 대학에 대한 저의 생각도 말씀드렸고, 납득시키는 것에 성공하여 따로 저를 크게 반대하진 않으셨습니다.
부모님께 이 글을 보여드리면 자신들이 언제 이렇게 심하게 굴었냐 하실 게 눈에 선한데... 솔직히 객관적으로 많이 줄였고 과장 하나 없습니다.
제 머리가 돌이고 여기까지인 것을 깨닫고 수긍하니 삶이 편해지더라구요.
매일같이 받던 성적 스트레스도 사라지고 스트레스성 위염은 언제 있었냐는 듯 깔끔하게 나았고, 흡연도 그렇게 많이 했던 게 아니라 가끔 심하게 맞았을 때 새벽에 몰래 집 빠져나와서 피우던 정도였는데 이것도 끊었고, 그냥... 우울증도 깔끔하게 없어졌습니다.
좋아하는 운동만 하며 하는 삶이 너무 좋았습니다.
아무리 스트레스 받고 운동하는 그 순간 한계에 달해 힘들어도, 집에 와 쓰러지듯 잠들고 일어나면 개운하고 어제 있던 화나는 일은 다 까먹게 되고...
받아들이니까 편해졌는데 부모님은 아직도 받아들이질 못하십니다.
하여튼, 부모님께는 말 없이 깔끔하게 공부를 손 놓고 군대를 목표로 운동을 했었습니다.
지금은 한 종목의 운동에 푹 빠져서, 이쪽 길로 가고 싶고 올해에 대회까지 나가는 게 목표입니다.
지금까지 한 운동들보다 이 종목에 가장 소질이 있다는 것을 인정받았고, 새벽까지 운동하는 것을 허락받아 항상 남아서 근력이나 유산소 같은 특훈을 하며 몸도 키우고 있습니다.
솔직히 운동은 대학이나 학과 졸업 여부보다는 대회에서의 경력이 더 중요하다고 다들 말하고, 저 또한 그렇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 남들보다 늦게 시작해 아무것도 없는 상태로 운동에만 매진하겠다 하면, 당연히 반대하실 게 뻔하고 저도 그런 건 원치 않기 때문에 대학을 병행하며 운동을 계속 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대학을 진학하게 되면 조별과제나 여러 시험들로 인해 특훈은 물론이고 체육관을 올 시간조차 줄어들고, 제 성적으로는 지잡대, 이름 없는 학과에 진학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런 학과를 몇 년이나 꾸역꾸역 다니며 졸업한다 해도, 다른 곳에 취업할 수도 없을 뿐더러 그 쪽으로 가기 또한 원치 않습니다.
운동 또한 경력을 쌓는다 해도 체육관을 열려면 돈이 많이 필요하고, 요즘 경쟁도 세고... 사범으로 들어가기도 쉽지 않은 걸 압니다.
그렇지만 제가 가장 하고 싶은 일이고, 굳이 그 종목의 운동 쪽으로 가지 못해도 좋은 기회가 생겨 아는 분께 소개받아 헬스 트레이너 쪽으로의 일을 알아볼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그전에 독립이 제일 먼저라고 생각해서, 어떻게든 돈을 벌어 자립하고 싶은데 시간적으로도 그렇고 대학에 가게 되면 알바 하나 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고 들었습니다.
그렇게 이번에 새로 정한 목표는, 원하는 종목 쪽의 운동을 계속 다니면서 고등학교 졸업 후 공장에 들어가서 돈을 버는 것입니다.
이 얘길 했더니, 너 공순이로 살고 싶냐고 공장은 너나 여자를 받아 주냐며, 공장은 머리 안 써도 될 것 같냐면서 어머니는 반대하셨습니다.
공장이라고 하니 보통 편견이 클 거라 생각하는데, 단순 검수 검열과 같은 노동이고 대기업 하청이라 믿을 수 없는 곳도 아닙니다.
여기 본청 회사를 다니려고 지역을 넘어오는 경우도 많으며 이곳 주민들 ¼ 정도는 이 공장, 회사 관련 직종에서 일한다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을 만큼 이름 있는 회사입니다.
방금 알바몬에서 막 찾아본 정보로는 시급 18만원, 월 400이 과언이 아닙니다.
여기서 반년만 일하면 자립해서 이 지역에서 자취할 수 있고, 한 달 생활비도 넉넉하며 운동 다닐 시간도 보장되어 있습니다.
니 친구들은 대학 가서 캠퍼스 라이프 즐기고 공부하면서 하하호호 할 시간에 너는 목장갑 끼고 공장에서 아저씨들이랑 일 하고 싶냐고, 현실적인 생각을 좀 하라는 어머니의 말씀에 많이 울컥했습니다.
이제 와서 다시 공부하면 될 것 같냐고, 나는 여기까지라고 아무리 말해도 들어주질 않네요... 아버지께는 또 크게 꾸중 들을까 싶어 아직 말하지 못했습니다. 다른 제삼자들의 객관적인 의견도 어머니 말대로 듣고 싶어서요.
솔직히 다른 사람들도 반대할까 봐, 막연히 대학 가라고 욕할까 봐 무섭지만 제 인생과 목표, 그리고 가장 중요한 부모님을 설득하기 위해선 다수의 의견을 들어봐야 할 것 같아서 조심스럽게 글 올려 봅니다.
이만하면 제 목표에 가장 맞고 현실적인 좋은 딜 아닌가요?
요약해서 올립니다.
19년 인생 동안 부모님 말만 따르고 하라는 대로 공부하며 살아왔는데 제 머리의 한계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독립하고 싶다는 목표 하나만을 바라보고 살아왔는데 운동이라는 저에게 맞는 좋은 꿈을 찾게 되었고, 대회 출전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가지고 이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부모님은 그래도 대학은 가야 한다며 저를 혼내시고, 이제와 대학을 준비하기엔 너무 늦었을 뿐더러 지잡대, 이름 없는 학과에 진학할 것이 뻔합니다.
또한 대학에 진학하면 따로 알바로 자금을 모을 시간도 없고 몇 년을 허비해 졸업장을 딴다 해도 이쪽 길로 취업이 가능하다는 보장도 없으며 원하지도 않습니다.
반면 운동은 졸업장이 따로 필요 없고 보통 경력을 보며, 실패한다 하더라도 좋은 은사가 계셔 헬스 쪽으로 저를 연결시켜주실 수 있다고 하십니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운동만 하기엔 저도 그리 뻔뻔하지 않고 돈을 모아야 하니까,
알바와 똑같은 노동을 하지만 받는 돈이 확연히 다른 공장에 계약직으로 취직해서 일하며 빠른 시일 내에 자립하고 운동도 병행하며 원하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부모님을 설득시키고 하루빨리 편하게 살고 싶습니다. 원하는 운동 마음껏 하며 대회도 나가고 경력 쌓으면서 살고 싶어요. 현실적인 조언 부탁드려요.
원래 이렇게까지 길게 쓸 생각은 없었는데 앞뒤 정황이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설명하기가 어려워서... 저의 인생사와 겪은 일들, 그리고 지금의 목표을 이렇게 나열해 봤습니다. 길기도 매우 길고 한시가 급한 상황이라 제대로 검수하지 않고 올려 문장도 매끄럽지 않을 것 같은데... 이런 장황한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편하게 의견 주시면 좋겠습니다. 좋은 밤 되세요...
+) 전문 선수가 된다는 것이 아닙니다!! 자세한 목표는 아직 없지만 따지자면 관련해서 사범 일을 하거나 돈 모아서 나중에 체육관 차리는 것이 목표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