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결혼한지 이제 1년 갓 넘은 신혼입니다.
어제 남편과 대화하다 약간의 언쟁이 발생해서 제가 이상한 사람인가 싶어서요.
우선 간략하게 신상이 공개되지 않는 선에서 조건을 말씀 드리면, 아래와 같습니다.
- 여자: 20대 후반 / IT기업 재직 연봉 5,000 / 결혼 시 본인 명의 자동차 구매 (4,000만원 중반대 신차) / 결혼 시 모은 돈 3,500 / 결혼 시 부모님 지원 8,000
- 남자: 30대 초반 / 중소기업 재직 연봉 3,500 (공부를 오래 하다 늦게 취업) / 결혼 시 모은 돈 거의 없음 (2~300) / 결혼 시 부모님 지원 없음 (세탁기 하나 사주심)
여기서부터 글이 길어질 예정이라, 읽기 귀찮으신 분들은 하단의 [대화 내용] 부터 봐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여자 쪽의 경우에는 집안이 아주 잘 살지는 않지만, 적당히 여유는 있는 편입니다.
부모님이 퇴직 후 국민연금만 월 300 이상 수령하고 계시고, 국민연금 외에도 연금저축 등을 미리 준비해놓으셨습니다.
현재 거주하고 있는 40평대 아파트 외에도 부동산이 조금 더 있으시고, 연금저축까지 포함하면 월 500 이상 고정적으로 수령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경제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지만 아버지께서 술을 지나치게 좋아하시고, 대화할 때 완전체 기질을 지니고 있어 저나 어머니가 아버지와 소통 시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대화하다 답답해서 결국 언성이 높아지는 경우가 많음)
대신 저나 어머니가 아버지의 성향을 너무 잘 알기 때문에, 혹시나 잦은 만남이 저와 남편 사이에 불화의 씨앗이 될까 우려하여 결혼 전부터 사위도리는 기대하지 않는다고 하셨고,
현재 어버이날이나 생신 때는 간단한 통화, 명절 때는 한 끼 식사 정도로만 부부 동반으로 만남을 갖고 있으며 (결혼 이후 1년여간 딱 두 번 봄) 그 외에는 제가 혼자 자주 찾아뵙고 챙기고 있습니다.
특별한 날 외에는 별도로 용돈은 드리고 있지 않으며, 외식이라도 하게 되면 부모님이 다 계산하시는 편입니다.
남자 쪽의 경우에는 집안 살림에 여유는 없지만, 화목하고 사이가 좋습니다.
부모님이 두 분 다 계속 경제활동을 하고 계시고, 노후대비는 전혀 되어 계시지 않기 때문에 현재 수입은 매 달 생활비로 쓰고 계신 상황입니다.
두 분 다 사대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일을 하시고 별도의 보험이나 적금은 없으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결혼 시 선물로 사주신 세탁기도 할부로 구매)
다행히 자가로 20평대 아파트는 갖고 계시나, 경제활동을 하실 수 있는 연세가 10년이 채 남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두 분 다 몸 쓰는 일을 하고 계심)
대신 가정 분위기는 화목하여 꼭 명절이나 어버이날이 아니어도 종종 찾아뵙고 있으며, 시댁 어른들도 좋으신 분이라 며느리를 많이 예뻐해주십니다.
대신 외식을 하게 되면 거의 부부가 결제하는 편이며, 남편이 매 달 소액으로 용돈도 따로 드리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추가로 부부는 연애를 약 5년 가량 하였고, 아내가 연애기간 중 남편의 시험 준비를 약 3년간 뒷바라지 하다 최종 불합격 후 취업하는 과정까지 지켜본 뒤에 결혼한 케이스입니다.
관련하여 이번에 제가 남편 없이 따로 친정 가족과 모임을 갖고 왔을 때, 아버지의 말과 행동 실수로 제가 상처를 받은 일이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의지할 수 있는게 남편 뿐이다보니 자연스럽게 하소연을 하게 되었는데, 남편이 "너네 집 보다 우리 집이 낫다" 라는 식의 발언을 하여 언쟁이 시작되었습니다.
[대화 내용]
남편: (갑자기) 나는 장인어른이랑 낚시도 다니고 약주도 즐기는 사이가 되고 싶었다. 근데 나는 장인어른의 술 문제로 그 로망을 이루지 못하지 않았나.
아내: 우리 아빠도 당신이랑 낚시하고 약주 즐기고 싶어하신다. 다만 내가 아빠의 술버릇(취해서 했던 말 또 하기, 횡설수설 등)과 성격을 알기 때문에 당신이 스트레스 받을까봐 애초에 만남을 차단한거다. 내 딴에는 당신을 배려한 것인데 왜 말을 그렇게 하나?
남편: 당신 집안을 보다 보면 차라리 가난해도 화목한 집안이 훨씬 좋은 것 같다. 경제력은 둘이 열심히 벌어서 극복할 수 있지 않나. 물론 당신도 장인어른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거 안쓰럽긴 한데, 결혼생활에 매우 치명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아마 나 아니었으면 당신은 결혼 어려웠을거다 (?)
아내: 그래도 결혼 이후에 나랑 어머니랑 방패막을 쳐서 당신이 굳이 스트레스 받는 일 없게 만들었고, 결혼 때도 부모 된 도리로 비용 지원 충분히 해주셨다.
그리고 나중에 술 문제가 악화되어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해지거나 요양원을 들어가신다고 해도 자식한테 손 안벌리시기로 합의했다. 돈도 안들어가고 심지어 당신은 자주 뵙지도 않는데 뭐가 그렇게 불만이냐.
오히려 당신 부모님은 몇 년 안에 경제활동도 힘드실거고 그럼 어쩔 수 없이 자식한테 손 벌리실텐데 나는 그게 더 장기적으로 스트레스다.
남편: 우리 부모님도 손 안벌리실거다.
아내: 노후대비가 전혀 안되어계신데 어떻게 손을 안벌리나?
남편: 지금 집을 팔아서 지방에라도 가시지 않을까?
아내: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귀촌도 여유가 있어야 하시는거고, 갑자기 연고 없는 지역으로 가서 어떻게 적응하시나?
남편: 그럼 우리 부모님이 나중에 도움이 필요하게 되면 모른 척 하겠다는 소리인가? 자식된 도리로 그정도도 못 도와주나?
아내: 지금 우리도 전세 살고 있고 지금 수입으로는 서울에 집 절대 못산다. 나중에 시댁에 생활비 지원까지 필요한 상황이라면 우리는 현재 자녀계획도 세울 수 없다. 그런 상황에서 당신이 우리 집이 더 기울었다는 식으로 말하는거 용납 못하겠다.
남편: 돈이야 앞으로 벌면 되는데 사람은 못고쳐쓰지 않나? 나도 지금은 세후 월 200대지만 점점 급여가 오를거다.
아내: (더 이상 대화하고 싶지 않아서 입을 닫음)
현재 이렇게 대화가 마무리 된 상황이고, 둘 다 각자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최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받기 위해 나눈 대화 내용을 그대로 적었으니, 댓글 남겨 주시면 해당 내용을 바탕으로 다시 한 번 남편과 대화를 나눠보고자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