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해서 주말마다 와서 자라고 하는데 분가 허락하고 주말에만 자게 하니 어메리칸 스타일이란다.
시댁인 그 집은 일년 사시사철 날파리가 날아다닐 정도로 더럽고시어머니는 세상 깨끗하다며 물티슈를 빨아 말리면서 헹주로 쓰고냉장고는 열면 뭔가가 떨어지고 냉동고에는 10년 넘은 견과류가 들어있을 정도였다. 아이 먹으라고 꺼내준 요플레나 요구르트는 유통기한이 지나 있기 일쑤여서 애들이 글씨를 알고부터는 꼭 유통기한을 확인하고 먹었다. 거기서 먹은 기한 지난 유제품으로 배앓이를 헀던 경험이 있었던 탓이다. 이불에는 곰팡이 내가 나서 자고 나면 그 냄새가 며칠을 내게 붙어있었고 화장실도 시아버지가 물 아낀다는 명목하게 사용한 물을 자꾸 세면대에 담아놔서 비위상한걸 참아야만 쓸 수 있었다. 바퀴벌레는 일상이었고 심할때는 개미가 머리 위로 기어다녔다.
한번은 참다못해 시댁이 비었을때 일당 아줌마를 하루 불러서 냉장고 청소고 집청소고 정말 몸이 부서져라 했는데, 아줌마도 서울에 이런 집은 처음이라며 혀를 내둘렀고, 집에서 제일 큰 쓰레기 봉투로 두개를 가득 채워 버렸다.그런데 집에 도착한 시어머니는 칭찬은 커녕 이렇게 다 버리면 누가 못치우냐며 뒷 말을 했다.그리고 몇개월 지나지 않아 그 집은 다시 원상태로 돌아갔다. -------------------------------그렇게 싫은걸 남편이 그래야 한다고 해서 그 말이 맞나보다 하고 꾸역꾸역 살다 살다..그렇게 고분고분한 내가 우스웠던지 하지 말아야 할 막장 행동까지 해서 정말 끝이다 작정하게 만든 뒤연락 끊고 멀리하니 붙잡고 말하더라구요.
우리 행복한 시절로 돌아가자. 라고...
근데 아무리 돌아봐도..그들에게는 행복한 시절이었나본데..저는 참고 견디고 의무였고 도리였고 행복하지는 않았더라구요. 남편하고 연애하듯 살고 싶어 결혼한거지 시부모님 모시고 시키는 대로 따라다니고 봉양하려고 결혼한 건 아니었으니까요.
남자분들 여기서 시댁 욕하는 아내들 많이 욕하지만요..관계는 그렇게 찍어누른다고 유지되는게 아닙니다..사랑받고 존경받으려면 그런 어른 노릇을 먼저 해야죠...
제가 행복하기 위해서 남편을 놓습니다. 제가 행복하기 위해서 이제 그들 행복의 희생양 노릇은 그만합니다. 아이들도 속상해는 하지만 이제 제법 커서 이해는 해주네요.
행복한 어른. 행복한 엄마로 인고의 세월을 견디는 피해자의 노예같은 모습이 아니라 당당하게 자기 인생 개척해 나가는 어른의 본보기가 되어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