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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외도 (길어도 제발 읽어주세요..)

1234 |2022.08.17 01:18
조회 18,970 |추천 25
안녕하세요. 취업 준비중인 24살 여자입니다.현재 삶이 너무 팍팍하고 끝도 없이 우울해지지만 주변에 마땅히 털어놓을 곳이 없어 판에 글 올려봅니다.

저희 가정은 아빠는 말이 없고 무뚝뚝한 편에 가끔 답답한 면이 있으시지만 애정표현을 하지 않아도 자녀에 대한 사랑이 느껴지시는 분이고 그에 비해 엄마는 항상 저희에게 격려해주시고 표현을 아끼지 않고 하고싶은 것은 다 하게 지지해주는 든든한 분이라고 생각하며 자라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경제적으로 부유하진 않지만 다른 가정에 비해 화목한 가정이라고 생각하면서 살았어요. 그래서인지 엄마의 외도는 저에게 더 큰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어렸을 적에 엄마는 저와 저의 남동생을 데리고 어떤 아저씨와 넷이서 자주 놀러 다녔었는데 그때는 그냥 어려서 엄마랑 친한 남자인 친구라고 단순하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어느날 우연치않게 엄마의 핸드폰을 보게되었는데 단순히 친구사이가 아니라는 사실을 그때 깨달았어요.

그 분과 사랑해 라며 연인들이 할 것 같은 애정표현이 담긴 문자들을 보는 순간 어린 나이에 너무 큰 충격을 받았던 것 같아요. 그때가 아마 10여년 전 초등학교 6학년 때의 일이었는데 아직도 그 장면이 생생히 기억나고 그 어린 나이에 외도라는 사실을 그 문자를 보며 확신했어요. 어린 마음에 아빠가 불쌍해서 말하고 싶었지만 아빠에게 말함으로써 이 가정이 깨지는 것, 제가 버려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어요.

엄마가 늦게 들어오는 날이면 항상 이불을 뒤집어쓰고 울면서 엄마를 기다렸어요. 엄마가 몰래 방에 들어가 통화를 하는 것 같으면 엿 듣기도 하고 엄마가 하는 행동 하나 하나를 신경썼던 것 같아요. 이런 행동이 너무 힘들어서 금방이라도 아빠에게 말하고 싶었지만 매번 눈물을 삼키며 참았고 어쩔 때는 내가 뭘 잘못해서 엄마가 저런 건가 이런 자책도 했었어요.

그때부터 인 것 같아요. 그렇게 외향적이고 남의 눈치 안 보고 털털하던 제가 어느 순간부터 소극적으로 변하고 주변 사람의 눈치를 보고 친구들과 남자친구에게 애정을 갈구하며 힘들게 했던 것 같아요.

중학교 시절을 지나 고등학생이 되어서 잘못된 연애관과 결혼관을 가지고 남자친구가 없는 텀을 견디지 못하며 그때 만났던 애들한테 집착과 항상 다른 여자한테 눈 돌릴 거 같은 불안감을 가지면서 연애 했던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당시 만났던 애들한테 너무 미안해요. 현재는 이 모든 잘못된 점을 깨닫고 2년 넘게 연애를 안 하고 있어요.


엄마의 외도 사실을 알게 된 후로 저는 가정에 대한 유대감이 거의 없어요. 아빠도 고지식하시고 말이 없으신 탓에 하루에 대화를 나눠도 세마디면 많이 나누는 편인 것 같아요. 엄마와 친구같이 지내는 친구들을 보면 부러웠고 이런 생각은 진짜 하면 안 되는데 차라리 아빠가 바람을 폈다면 엄마와는 사이가 좋았을텐데 라는 나쁜 생각도 한 적있어요.

그렇게 스무살 초반까지 집도 늦게 들어가고 집에 있는 시간을 줄이며 엄마한테 무언의 반항의 시기를 가지다 요즘에 취업을 준비하면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져 가정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비록 엄마와 아빠는 서로 필요한 말만 하시며 아예 사랑이 없는 마치 비즈니스 관계처럼 지내지만 여전히 저와 저의 동생을 위해 열심히 경제활동을 하시고 지원해주시는 모습을 보면서 저희를 사랑해주는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되었어요.

요즘 들어 드는 생각이 엄마도 저희를 생각하지 않았더라면 그냥 아빠와 이혼하고 자기의 행복을 찾아서 떠났을 것 같아요. 엄마가 매우 잘못된 행동을 했다는 것은 변함없지만 아직까지도 저를 바라보는 눈빛,말투,행동 모든 게 따뜻해서 더 마음이 아픕니다.

엄마 외도 이후로 서서히 닫힌 제 마음 때문에 집에서 한 번도 마음놓고 웃어본 적, 가족들과 웃으면서 대화를 나눈 적이 없는 거 같아요. 엄마가 저와 조금이라도 대화를 시도하려고 하면 항상 단답으로 틱틱 대면서 대답하는 게 끝입니다. 거실보다 조용히 제 방에서 시간을 갖는 게 더 편해요. 특히나 가족끼리 식사하는 자리면 숨이 막힐 거 같아요.

엄마가 저한테 왜이렇게 말이 짧냐고 물어봐도 함께 사는 이상 말할 수가 없어요. 제가 차갑게 행동해서 서운하게 생각하시는 거 같아요. 어쩔 때는 마음과 다르게 딱딱한 행동들이 자연스럽게 먼저 나가요. 이게 습관이 되어버렸네요.

아무한테도 말 못하고 오랫동안 마음 속에 담아 놓은 이야기라 말이 두서없이 길어졌습니다. 결론은 올해 안으로 타지로 취업을 하게 될 거 같은데 자취를 시작하기 전에 엄마에게만 이 이야기를 털어놓아도 될까요? 여전히 가정이 갈라지는 것은 원치 않습니다..

엄마가 저를 사랑하는 마음에 대한 보답을 매번 차갑게만 표현했던 게 한 편으로는 죄책감이 들고 또 한 편으로는 아직까지도 그 아저씨와 관계를 끊지 못 하고 외도를 하고있는 엄마가 너무 미워서 숨도 못 쉬게 우는 날이 많아졌어요.

밖에서는 싹싹하고 밝은 척을 하는 나인데 집에만 오면 입을 닫고 가족의 눈을 쳐다보지 못하는 저의 이중적인 모습에 답답하고 소름이 끼쳐요. 아빠한테는 불쌍해서 도저히 말씀 못 드릴 것 같아요.

부부사이와 별개로 부모와 자녀사이가 지금보다는 진전 되길 바라는데 이 말을 꺼내면 엄마와 사이가 더 어색해지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또 엄마가 나이도 있고 지병도 있으셔서 이야기를 듣고 제가 큰 상처받았다는 사실에 충격받으셔서 행여나 쓰러지시지 않을까도 걱정입니다.

말이 너무 길어졌는데 지금까지 긴 말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이렇게 적기만 했는데도 마음이 한결 나아지는 기분이네요. 기댈 곳이 필요했나봐요. 많은 조언 부탁드립니다..
추천수25
반대수7
베플dal|2022.08.17 14:59
님도 성인이 되었으니 차분히 엄마와 한 번 이야기 해 보세요.딸의 그동안 태도가 엄마가 섭섭할 수도 있을텐데..오히려 대화를 함으로써 딸을 이해할 수 있겠네요. 물론 엄마가 딸이 알고 있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을 수 있지만 이미 님도 성인이니 엄마도 본인의 마음을 털어놓을 수도 있을겁니다
베플남자ㅇㅅㅇ|2022.08.18 11:00
ㅋㅋㅋ 역겹긴하다 아빠가 외도하면 인간 말종에 사람취급 안하고 얼굴볼 생각 말라더니 엄마가 바람피니깐 대화해보래ㅋㅋㅋ __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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