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30대 후반의 남자입니다.
처음 쓰는 글이지만 마지막일지도 모를 글입니다.
처음 커뮤니티의 힘을 빌려 하소연이 될 수도 누군가가 날 알아봐 줬으면 하는 호소의 글이 될 수도 있겠네요.
이혼가정에서 살았습니다.
계모 밑에서 잠시 4~14세까지 살았고, 친부와 계모 사이에는 태어난 배가 다른 동생 2명이 있고, 친모는 21세가 되어 처음 만났으나 재가하여 그쪽의 씨가 다른 동생이 2명 있더군요.
뭐 나이가 들고 자식을 낳아보니 환경 중요하다는 걸 참으로 절실히 느낍니다.
그때 그 찐했던 사춘기의 방황에 소년원도 들어갔고,
안타깝지만 집보다 소년원이 편했을 정도로 불우한 삶을 산 사람입니다. 하지만 절 낳았으나 책임지지 못한 그 부모에 대한 원망보다는 더 잘 살아야지, 난 그렇게 살지 말아야지 하는 원동력을 갖고 악착같이 살았습니다.
소년원에서 중, 고등학교 검정고시로 졸업하고, 이제 와서 생각하면 참 젊은 패기였네요.
배운 게 없으니 노가다며 온갖 잡일 죽어라 하루도 안 쉬고 .. 내가 쉬면 오늘을 굶어야 하니깐요.
그렇게 악착같이 전쟁을 하며 살았고, 그렇게 20대를 보내오고 30대에 접어들며 운이 좋았던 건지 사업이 너무나 잘 되었습니다.
오로지 근면 성실로 살다 보니 이런 날도 있구나 하면서 제2의 인생이 시작되더군요.
10대와 20대의 초년의 삶은 그야말로 끔찍했습니다.
먹을 수가 없고 잘 곳이 없고 받아주는 곳이 없으니 (계모가 아빠와 싸우면 그 피해가 나에게 옴, 집에서 함께 사는 걸 싫어함) 쉼터 전전하다가 간 소년원이 오히려 얼마나 배가 따스웠는지모릅니다.
40도 안된 인생이지만 제 초년은 제 의지와 상관없이 그런 치열한삶을 살았습니다.
그렇게 30대를 들어서고 35살이 되어 지금의 와이프를 만나 결혼을 했습니다.아주 좋은 여자입니다.
그의 부모님은 더 할 나위 없이 성품이 온화하시고 저와는 달리 고위공직자이신 아버님 밑에서 부모와 자식 간의 누구나 잔잔히 겪을 수 있는 그런 갈등 외엔 풍파 없이 자란 여인입니다.지금도 마찬가지로 전 부모님 없이, 그리고 특히나 엄마 없이 살아와서 그런지 모성애가 그리웠나 봅니다.
지금도 저에게 와이프는 결혼생활의 동반자, 내 아이의 엄마이기도 하면서 저에겐 엄마 같은 존재이기도 합니다. 결혼을 하면서 연락이 뜨문뜨문, 몇 년씩 끊겼다가 다시 연락을 하던 엄마와도 연락을 하게 되었고,,
지금은 다시 연락을 끊었습니다.
너만 잘 살면 된다 하던 사람이 며느리가 생기고 자식이 구실을 하고 사니 그냥 배가 아픈 건지 어찌 자식에게 열등의식을 갖고 말에 가시를 달고 뱉는지. 그래도 엄마니까 보고 싶지만 너무나 슬프게도 지속될 수 없는 관계임을 알기에 그리고 그와의 관계가 이어지면 제 가정에도 불화가 생기진 않을까 하는 마음도 들고 그렇게 끊어냈습니다.
전 제 부모와는 다르고 싶어서 처음부터 지금까지 가정의 모든 일에 해야만 하니까 하는 거보다 하고 싶어서 모든 것에 참여합니다. 육아를 비롯한 가정의 모든 것들을요. 힘들죠.육아. 함께하다보니 그 힘듦을 엄마들의 고충을 너무나 잘 압니다. 남자지만 저도, 나가서 일하는게 더 편해요.너무 잘 알아요. 나 자신의 밑바닥을 보는 게 육아라던가요. 와이프는 더 힘들겠죠 전반적인 힘든 일들은 엄마의 몫이니깐요.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 잔잔히 싸움이 시작됩니다. 어느 집이나 그렇잖아요? 뭐 안 싸우고 어찌 살겠어요. 싸우다 보면 격한 말도 오가고 상대의 약점을 물고 뜯는 게 사람인걸요.
참 어렵고 부부사이는 알다가도 모르겠어요.
와이프는 지금은 그런 말을 안 하려 노력하지만 다툼이 시작되고 제가 무슨 말만 하면 자격지심이라고 합니다.
다른 환경에서 살아서. 이해를 못 하는 거다.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일들에 예민하다.
누군가에게는 아무렇지 않게 던져지는 말들이겠지만, 근데 제게 그런 말들은 아주 날카로운 공격입니다.
제 기준에서의 큰 싸움은 한 3~4번이 됩니다만,
잘못 여하를 떠나서요..
와이프는 제게 그럽니다. 남자가 여자가 뭐라 하거나 던지는 말에 아 그런가 보다 튕겨내고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리질 못하냐고 자격지심에 똘똘 뭉쳐져있다고..
제가 그런 너그러운 남자가 못되어 그런 건지..
말을 항상 왜 그대로 흡수하냐 이거죠.
토씨를 달면 싸움이 커지는 겁니다.
그게 잘못이라면 잘못이겠죠.
너그럽지 못한 거. 이게 환경의 영향인 건지. 자괴감도 들고 괴롭습니다. 그러다가 처음 육탄전 수준의 싸움이 오갔던 적이 있습니다만, 그 _점은 서로가 과격했지만 끝은 와이프의 입에서 나온 ,,,근본 없는 놈, 역시 너네 엄마랑 너가 뭐가달라. 뭐 이런 말들... 그날이 아직도 잊히지가 않아요. 이 말을 하면 미안하다 했잖아. 그만하자는 말로 돌아오고요. 화장실에 들어가서 죽을까 말까 몇 번을 고민했나 몰라요. 목에 끈을 감았다 놨다.... 그렇게 다음날 울면서 미안하다고 하네요.. 그렇게 큰 싸움이 지나고...한 번씩 잔잔하게 싸우면 역시 비슷한 사람과 살라는 옛 어른들의 말이 틀린 게 하나 없더라던가..
엄마가 아무리 미워도 .. 문득 생각해 보면 그렇잖아요 그래도 슬프겠더라고요. 왜인지 모르겠으나 알아봐 주길 바란 건지.. 나도 엄마 죽으면 슬플 거 같아라고 했더니 그래도 내가 더 슬프지 않을까.. 자기는 부모님과 살았고 오빠는 그게 아니잖아 어떻게 슬픔의 결이 같아? 이걸로 몇 달 전 또 크게 싸웠네요. 본인은 그냥 1차원적으로 함께 산 세월이 있으니 내가 더 슬프고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오빤 덜하지 않을까? 란 것을 표현한다고 한 것이라는데,,
나쁜의도가 아닌것은 저도 잘 아는데. .마음이 그게안되네요. 근데 이건 이 사람이 제가 아니니까 이해가 될까요?받아들이는 전 그게 아니더라고요... 이날도 술 먹은 상황에서 기분 나쁘다를 던지니 눈을 크게 치켜뜨고 어쩌라고 그래서 뭐 ... 애가 있는데요.. 와이프는 그냥 상대가 반박하는 걸 싫어라 합니다. 물론 이렇게 얘기하면 와이프 나쁜 사람 만드는 거겠죠? 저의 대화 방식도 잘못되었어요.
웃지 않고 미온적인 게 짜증을 많이 내며 말하는 습관,,, 가는 말이 곱지 않으니 뭐 그럴 수도 있겠어요. 아니면 그렇게 ...남자 하기 나름이니 그런 제게 맞춰졌다거나....이날도 지나고 다음날 미안하다고 하네요......
그리고 엊그제...아는 분이 서울로 손님으로 왔고 함께 한자리에서 그분의 남자친구가 저와 비슷해요 환경이나 여러 상황들이... 그런 얘기들이 갑자기 주제가 되어 서로가 오간 거죠..근데 전 그 상황에 엄마 얘기가 오가고 이런 게 싫더라고요... 그만해 한마디와 표정관리가 안 되더군요.. 그랬더니 입이 툭 튀어나와서 뭐가 그렇게 기분 나쁘냐로 시작해서 그런 말 한마디도 못하냐에서 오빠랑 나랑은 환경이 어차피 틀린 걸 어떻게 이해를 바라냐 등..전 이해를 바란 적 없습니다.그날 그런얘기를 한적도 없구요.
내가 이렇게 살아와서 난 이래 이런 적도 없어요.늘 느끼지만 와이프 의식 저변에는 그냥 내 신랑은 이런 사람이라는 게 깔려있는 것 같아요. 그날 그 순간들을 녹취를 했습니다... 뭐 증거를 남기고자? 확인시켜주고자? 이게 아니라 그냥 내 대화의 방식이 문제가 있진 않을까 ... 싶어 녹취했어요 그 순간순간 상처 주는 말을 하는 그 순간만을 녹음했는데 31분이네요...전 이해를 바란 적이 없습니다. 안 해줘도 되고요.그리고 우린 서로 환경이 다르니까..라는 말을 하거나 그걸 내세운 적도 없어요그냥 특정 상황이 오면 저런 말을 해요.
그 손님은 이제 3차례 보는 따지면 아직은 친해지는 과정이라 무조건 편하다고 할수만은없는 사이의 지인 앞에서 역시 그래서 어른들이 같은 환경의 사람을 만나라는 말이 이건가 봐요라는 말을 서슴없이 하더라고요...어제가 같이 산 세월 중에 가장 큰 마음의 상처고 고통입니다... 현재 제가 원해서 부부 상담도 받기 시작했어요..상담사의 말로는 전 그 환경에서 온 결핍과 잘못된 대화방식의 문제가 있고 와이프는 통제, 갈등 자체가 싫은 사람, 그러니 싸움시 시작되면 그만해 , 하지마고 그 뒤끝이 길게가는 부부는 아니지만 한번도 제대로 된 대화로 싸움의 마무리가 된 적이 없죠.
그게 전 억압처럼 느껴져요. 오빤 이래, 이래서 이래, 저래,,말 한마디 뱉으면 열배로 돌아옵니다. 근데 그 마지막은 항상 오빠가 이래서로 끝이 나요. 사람은 같을 수 없으니 받아들이는 입장의 차이가 있겠죠. 그치만 정상적인 부부의 모습은 아니예요 우리가. 어제 그 싸움에도 ,, 싸움이 아니예요 제겐.
온갖 상처의 말들을 일방적 배설한거죠.
마지막은 비난입니다 늘..
무슨 부부 상담이야 됐다 됐어 사람은 안 변해.. 이혼하자 이혼해 하더군요. 정말 전 어제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만해 , 애가 그만하라잖아 그만해! 이 몇 마디.. 애가 옆에서 울어요 엄마 그만해 화내지 마 그래도... 술이 들어가서 그런지 들리지 않나봅니다.감정제어가 안되나보더라고요. 와이프는...
전 그런 환경에서 살아서 애가 듣고 보는 그 고통을 잘 압니다. 아무리 화가 나도 애가 먼저 보여요. 제가 쉬쉬해도 통제가 안 되더군요.. 그 지인앞에서 저마저 큰 소리 낼 순 없잖아요. 그렇게 두 시간 더 이어지는 술자리를 끝내고 집에 들어왔습니다.
와이프와 애는 뻗어서 잠들고.......전 한잠을 못 자고 밤을 꼴딱 새우고,, 새벽 내내 정말 엉엉 눈물이 나더군요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건가....아침에 나가는 절 붙잡고 대화를 시도합니다. . 본인의 본심은 그게 아니니까 알아달라네요....
무심코 던진 그 돌에 개구리는 맞아죽는다고.....제 표현의 한계더라고요 ㅎㅎ참 웃프네요..근데 전 그래요... 내 나이 이제 곧 40이고 앞으로 산다면 지금 산 결혼생활의 8배는 더 40년을 살아야 할 건데,,, 더한 풍파와 시련들도 많을 거고 얼마나 많은 고초들이 있을까요..그런 순간에 또 이런 저의 과거의 상처들이 제 약점이 되어 공격을 당하지 않을까 겁이 나요.물론 와이프는 제가 상처받고 힘 들으라고 이랬겠나요? 아니겠죠..누구나 그렇듯 상처 주는 말로 서로를 .. 그 순간을 못 참고 베어내는 것뿐이겠죠.
와이프는 좋은 사람이고 제게 과분한 사람인 걸 압니다.
근데 힘이 듭니다.
이런 상황이 올 때마다 가슴속 깊은 곳에서 차오르는 부모에 대한 증오와 원망이 더 증폭이 되고 심장이 두근대고 어지럽습니다. 공황 증세인 것도 압니다.
근데 본질적인 게 해결되지 않는데 약을 먹고 싶지도 않고,,
그냥 하고 있는 심리 상담...
이게 제 마지막 발버둥 같습니다..
이 외엔 너무나 사이가 좋아요..
캠핑을 서로 좋아해서 매주 한 번도 안 빼놓고 캠핑도 다니고 여행 즐기고 집안일, 양육 서로 네 거 내 거 없이 서로 잘하고요.
경제적 어려움도 없습니다.
시댁도 없습니다. 보통의 부부의 일반적인 싸움의 원인요소가
우린 없어요.
그냥 제 지난 환경이 의미없는 이 과거가 문제일 뿐입니다.
잘못된 모든 원인은 저의 환경으로 끝나는거죠..
내가 이러면 ,, 오빤 이렇게 살아서 그래 이렇게 되는 거죠........
그리고 뭐 제가 많이 부족하죠.
그런 가정에 살았으니 표현도 못 하고, 맘과 다르게 표정과 말은 다르게 하고 있고,, 뭐 그런 남자를 일일이 해석하며 살려면 와이프도 많이 힘들죠 맞아요. 그럴 거예요 저도 쉬운 사람 아닌거 알아요.
그런 세상에 살았으면 얼마나 저도 억세게 살았을까요..
와이프가 웃으며 하는 말이 나니까 오빠랑 산다는 그 말이 맞아요..고마운건 고마운겁니다. 그렇지만 마음이 너무 힘들어요 너무나 많이... 죽고도 싶어요.. 근데 애가 자꾸 보여요..그래서 그게 더 슬프고 힘들어요.나처럼 사는 건 아닐까 너무 끔찍해요.
내가 그렇게 죽어버리면 내 새끼는 또 나처럼 살게 되잖아요.. 그냥 그거밖에 안 보여요.. 되돌릴 수 있다면 되돌리고 싶어요...이혼이요 ?? 별거 아니라고 하죠.. 자식 없으면 별거 아니예요.그런데 그런 가정에 살아보니 별거 아닌 게 아니에요. 평생의 상처와 풀어지지 않는 이 응어리가 또다시 내 약점이 되어 공격을 당하고 찢깁니다.
물론 그렇지않은 사람들도 많겠지만,, 별게 아닌 게 아니에요.이런 상황도,,, 이런 말들을 유연하게 흘려내지 못하고 흡수해버리는 제 자신이 너무 븅신 같습니다.........너무 두서가 없네요. 막 쓰다 보니 띄어쓰기도 잘 못하고 ..그냥 하소연이면서 조언을 얻고 싶었나 봅니다...
전 제 지난 과거를 비관하거나 과거에 사로잡혀 빠져나오지 못하는 사람은 아닙니다만,,,,여자분들, 남자분들도요..... 상처가 있는 사람을 만날 땐,, 무조건 보듬어줘야 할 필요는 없어요 그건 너무 지나친 희생이니깐요.. 그렇지만,, 그래도 어떤 상황이 와도 그의 약점을 내가 평생 안고 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은 해보고 만나보세요. 정작 그 상대는 아닌데 본인들이 자꾸 그 생각에 사로잡힐 수 있거든요.....얘가 이렇게 살았기 때문에 이런 생각을 하는걸거야....라며..이 익명의 공간에서의 제 감정배설,호소로 맘 한구석이 누그러드는거보면 속이 많이 시끄럽긴한가보네요..
두서없는 읊조림.. 미안합니다. 고맙습니다.